아프리카 북동부 지역 기근 엄습과 원조 보류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 4/19 바바라 슬로터

에티오피아와 수단, 에리트리아, 지부티, 소말리아 등을 포함하는 아프리카 북동부의 뿔모양 지역 약 천 6백만의 사람들이 기근에 직면에 있다. 삼 년의 가뭄을 겪은 에티오피아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사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8백만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남동부의 오가덴 평원에서는 백 삼십만 명이 위급한 상태이며, 60만 명 정도가 기아 위험에 처해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소나 양, 염소, 낙타 등의 목축을 통해 생계에 필요한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올해 들어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고 있으며, 90에서 95%의 가축들이 죽어 나갔다. 심지어는 가장 잘 견딘다는 낙타마저 더 이상 젖을 생산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곧 죽음을 당할 처지이다. 평원 전역에 죽은 가축의 시체가 널려 있으며, 목동들은 그나마 남아있는 수척한 가축들마저 도살해야할 처지이다.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의지처로 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남은 가축들의 씨를 말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을들은 버려지고 있다. 굶주림에 시달려 허약해지긴 했지만 주민들은 식량과 물을 찾아 수백 마일의 고단한 길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삼개월에 걸쳐 수만 명의 사람들이 오가덴 지역의 가장 큰 도시인 고드로 이주했다.

3월초 2주 동안 지역내 한 급식 센터는 500명에 이르는 다섯 살 이하 어린이들을 수용했다. 저녁이 되면 어머니들은 자식들을 도시 외곽에 설치된 임시 수용소로 데려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제대로 된 피난처는 존재하지 않으며, 먹을 물도, 의약품도 없다. 저수차로 도착한 물이 하루 1리터씩 배급되고 있지만 지독한 열사의 상황에서는 도대체 어림도 없는 양이다. 많은 사람들은 비위생적인 물을 먹을 수밖에 없으며, 신장염이나 설사, 폐렴, 홍역, 결핵, 기타 호흡기계통 전염병 등의 창궐이 우려되고 있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죽어가는 것을 어쩔 도리없이 지켜볼 뿐이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여러 달 동안 기근이 임박했음을 경고해왔다. 지난 11월 첫 주의보를 발령했으며, 1월에는 재난을 피하기 위해 올해에만 약 천 이백만 톤의 식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긴급히 식량이 배급되지 않으면 거의 백만 명 가량이 사망했던 1984년과 같은 정도의 위기가 닥칠 것이다. 당시의 기근 후 에티오피아 정부는 조기 경보 체제를 만들고 응급 대처용으로 35만 톤의 특별 식량 비축고를 마련했다. 지난 해 정부는 구호 식량 수급자를 2백만에서 7백만으로 급격히 늘려야 했으며, 덕분에 식량 비축고는 바닥이 나고 말았다. 가능한 한 빨리 공급분을 채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서방측의 서면 약속이 있은 후 비축되어 있던 수천 톤의 식량이 배급되었던 것이다.

1999년 서방은 그 해 약속했던 식량의 절반도 못되는 양만을 전달했다. 약속했던 총 46만 3천 톤 중 22만 톤만이 전달되었던 것이다. 유럽연합은 14만 5천 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7만 8천 톤만이 전달되었다. 현재는 전달을 약속한 지 1년이나 지난 상황이다. 따라서 에티오피아의 식량 비축은 3만 톤으로 감소했다. 이것은 위급시 겨우 2주 버티는데 충분한 양일 뿐이다. 구호기관인 옥스팸의 지역 담당자인 오트만 마무드는 공급분이 곧 도착하지 않는다면 파멸적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들은 식량 비축고를 가득 채워 주었어야 했다.” 마무드의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지난 월요일 BBC 특파원 리처드 리스터는 “투데이 프로그램”에서 아디스아바바의 비상 창고 스무 개 중에서 네 개만이 곡물을 저장하고 있으며, 그나마 4분의 1 정도만 차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달간 정부는 식량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절대적 최소량의 70% 정도만을 배급할 수 있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유럽개발계획의 관계자인 마이클 커티스는 유럽연합이 약속했던 구호 식량을 전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전략적 비축고가 거의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것을 진짜 비상시에 쓰기 위한 일종의 “비상금”이라고 냉소적으로 표현하고는 “창고에 앉아 있느니” 그 식량을 배급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그 지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 차원에서 식량을 구입했으며 그렇게 매해 초 비축고를 다시 채웠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올해 에티오피아 정부가 10만 톤의 식량을 사들이기 위한 자체 계획에 착수했으며, 유럽연합에는 그렇게 하지 말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지역 차원에서 너무 많은 곡물이 구매될 경우, 시장을 왜곡할 수 있으며, 가격을 앙등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커티스는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항구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해외로부터 구호 식량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며 분노에 찬 주장을 늘어 놓았다. 하지만 이것은 에티오피아가 사용하고 있는 항구인 지부티에도 구호 식량 하물이 전혀 부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4월 9일 월요일 [옵저버]지는 영국 정부가 에티오피아에 대한 장기 원조를 절반으로 줄였다는 사실을 담은 기사를 1면에 실었다. “대규모적인 재난이 에티오피아를 위협하고 있다는 최근의 징후에도 불구하고 국제개발 장관 클레어 쇼트는 에티오피아에 대한 3개년 원조 계획을 3천 9백만 파운드에서 천 9백만 파운드로 줄였다.” 계속해서 이 신문은 쇼트가 모잠비크에 약속한 원조에 배정된 예산을 2천 4백만 파운드 삭감하려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쇼트는 이 나라가 “현금이 풍부”하며, 장기간의 원조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이 나라 정부가 “너무 허약하다”고 말했다.

에리트리아와의 전쟁

쇼트는 삭감에 대한 정당화를 시도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비가 전혀 오지 않았다는 것이 에티오피아가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근본적 원인이다. 하지만 에리트리아와의 계속된 분쟁이 구제 시도에 대한 대응에 방해가 되고 있으며, 필요한 자원들이 분쟁을 지속하는데 동원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바다와 접해 있지 않은 국가로서, 지난 2년 동안 에리트리아와 국경 분쟁을 겪고 있다. 에리트리아는 30년에 걸친 투쟁 끝에 독립을 달성했으며, 이 투쟁에서 에리트리아민족해방전선은 소련의 지원을 받는 에티오피아의 멩기스투 하일 마리암 군부 독재 정권에 대한 반대라는 이유로 레이건 행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멩기스투 정권은 1991년 무너졌으며, 에리트리아는 1993년 독립을 쟁취했다. 그리고 이 두 나라는 모두 미국의 고객 국가가 되었다.

전쟁의 표면적인 이유는 160 평방 마일에 이르는 산악 지역을 둘러싼 분쟁이다. 하지만 이것은 보다 깊은 적대감 속의 한 측면일 뿐이다. 에리트리아의 지배 엘리트들은 좀 더 큰 자신의 이웃으로부터 더 많은 독립을 추구해 왔으며, 세계적 대기업들과의 연계를 강화시키기 위해 해안 지역에 대한 지배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제국주의 열강은 아프리카 북동부의 뿔모양 지역을 전략적 가치가 있는 곳으로 보고 있다. 홍해와 페르시아만의 유전지대로 그리고 아덴만과 인도양으로 연결되는 해로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1997년 에리트리아는 자국 화폐를 만들고 에티오피아 화폐의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에티오피아에 자신의 항만 시설을 이용하는 대가로 높은 사용료를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에티오피아는 관세 부과를 통해 대응했다.

전쟁은 대중이 이미 직면해 있는 참혹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약 50만 명이 군대에 투입되었고, 자원들이 낭비되고 있다. 수만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물론이다. 지난 달 세계식량계획은 약 21만 2천 명의 에리트리아 사람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790만 톤 구호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기구는 에리트리아 350만 인구의 4분의 1인 85만 정도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전쟁 난민이라고 추산한다. 마을 사람들이 받는 유일한 도움은 정부 기관으로부터 받는 한 달에 33파운드의 곡물이다.

만약 에리트리아 항구인 아삽과 마싸와 항구를 이용할 수 있다면 이 지역에 대한 원조는 분명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멜레스 세나위 총리는 에리트리아의 항구 사용 제안을 거부했다.

이런 사실들이 이 지역의 비극에 대한 서구 정부들과 IMF, 세계은행 등의 책임을 경감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1991년 이래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 경제는 자유화되었으며, 국영 기업들은 민영화되었고, 두 나라는 IMF의 요구에 따라 국제 시장에 개방되었다. 두 나라 모두 세계최빈국에 포함되며, 일인당 실제 국내총생산은 에리트리아가 미화 960달러, 에티오피아는 427달러에 불과하다. 에티오피아의 일인당 연소득은 100달러 정도이며, 에리트리아는 200달러에 못 미친다. 현재의 가뭄이 있기 전에 이미 에티오피아의 국민 일인당 하루 칼로리 소비량은 겨우 1,600 정도였으며, 깨끗한 음용수를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인구의 25% 미만이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엄청난 외채 상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금요일 발행된 보고서에서 옥스팸은 빈곤이 에티오피아의 기근의 기저에 놓인 원인이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비슷한 기근들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1996년 에티오피아의 외채는 100억 달러-수출 총액의 열 배 이상이다-를 넘어섰으며, 보건과 교육보다 외채 상환에 훨씬 더 많은 돈이 투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의 통계는 에티오피아에 대한 국제적 원조가 1991년 10억 달러 이상에서 1997년에는 6억 달러로 감소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외채 상환 비용은 1995년과 1996년 두 배 이상이 되었으며, 연간 수출액의 40% 이상을 점하고 있다. 외채 상환이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80년 이래 거의 세 배가 되었다.

에티오피아는 중채무빈국 구제계획에 따른 외채 탕감 적용을 받을 첫 수혜국들에 포함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IMF는 에티오피아가 “궤도를 벗어나 있다”고 판정하며 이것을 거부했다. 즉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이래 세계은행 역시 이 지역에 대한 원조를 삭감했다. 그들은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가 “서로 싸우기보다는 빈곤과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 두 나라에 대한 그 어떤 새로운 프로젝트도 발주하기를 거절했다.

국제적 원조는 점점 더 제국주의 열강의 대외 정책상의 공공연한 도구가 되고 있다. 나이로비의 유엔개발계획 의장인 프랭크 라이언스는 이 사실을 보다 분명히 했다. 최근 그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원조의 성격은 변화되어야 한다. 통치 방식에 문제를 갖고 있는 나라들에서 특히 그렇다.” 서구의 불만을 초래하는 그런 체제는 원조를 거부당할 것이며, 반면 서구의 바램에 굴복하는 국가는 특별한 관심을 받게 된다. 제국주의 열강은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의 전쟁을 그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다른 전쟁들에는 또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 11월 29일 빌 클린턴 대통령은 수단인민해방군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 식량 원조를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수단인민해방군은 석유 생산에 대한 통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유혈 분쟁에 개입되어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의 정책에 중요한 변화가 온 것임을 나타내며, 식량 원조가 군사적 목적을 위해 직접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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