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4년 찬조금 및 보충수업비 유용과 내신성적 조작 등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던 ‘상문고 사태’ 당시 교장이었던 상춘식 씨의 부인 이우자(56, 당시 이사장) 씨가 지난 7월 5일 상문고 이사장으로 재취임함에 따라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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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7월 5일 이후 상문고 1, 2학년생들은 14일 현재까지 수업 거부를 벌이고 있으며, 교사와 학부모들도 서울지방법원 앞 등에서 연일 가두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한 상문고 재학생과 졸업생, 학부모, 교사, 전교조 서울지부 노조원 등 수천 명은 15일(토) 오후 2시에는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비리재단 복귀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94년 비리재단 이사진 복귀로 ‘제2 상문고 사태’ 불거져

‘상문고 사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 94년 3월, 당시 교장이었던 상춘식 씨가 학부모로부터 거둬들인 찬조금과 보충수업비 17억여 원을 유용하고, 내신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상씨는 이 사건으로 같은 해 3월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재단 이사장인 이우자 씨와 함께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 후 상문고에는 4차례 임시 관선이사가 파견됐고, 외형상 정상화되는 듯 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상씨가 횡령한 학교 공금 17억원을 갚자, 4차 관선이사회(이사장 이장호)는 같은 해 12월 27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이우자 씨를 비롯해 상씨의 누나 상진숙 씨, 이씨의 주치의인 정남식, 상씨 군대 상관인 최정수 씨, 상씨의 고교 동창생 김철규 씨와 박용선 씨, 상씨 종중(宗中) 인사 1명 등 친인척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개정된 사립학교법을 근거로 이우자 씨 등 새로운 이사 6명을 같은 해 12월 31일 상문고 이사진으로 인정했다.

시교육청이 이같은 결정을 내리자, 상문고 교사와 학생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지난 1월 6일부터 상문고 교사들은 서울시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가 급기야 1월 17일에는 시교육청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교사들과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시교육청은 한 달 뒤인 지난 2월 11일 이우자 씨 등의 이사진 취임 승인을 철회한 뒤, 당시 청담고 교장이었던 이태재(61) 씨 등 7명을 임시 관선이사로 파견했다.

그러자 이우자 씨 등 전 이사진 6명은 지난 3월 5일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임원 승인 취소처분 등에 대한 효력정지 신청’과 ‘임원취임 승인 취소 등 처분에 관한 행정소송’ 등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행정 12부(재판장 김영태 부장판사)는 지난 6월 29일 1심 재판 판결문에서 “피고(서울시교육감)는 원고들(이우자 씨 등 전 이사진)을 반대하는 세력과 협의해 정상적인 학교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을 밟아 나감으로써 학내 분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도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곧바로 불법 농성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한 교사들에게 굴복, 이사 취임 승인을 철회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또한 김 부장판사는 “교사들이 불법적인 실력 행사로 재단 이사진을 바꿀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며 서울시 교육청에 의해 취임 승인이 철회된 이우자 씨 등 민선이사 6명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소송에서 원고쪽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에서 패소한 서울시교육청도 항소, 항고 준비중

이우자 씨 등의 이사진 복귀가 결정되자, 상문고 1, 2학년생들은 지난 7월 5일 오전 9시20분부터 14일 현재까지 수업을 거부하며 매일 교내 운동장과 거리 등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또한 상문고 학부모 600여 명도 지난 13일 오전 10시 서초동 법원 앞에서 ‘학교 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대회’를 갖고 ‘옛 재단 이사들의 자진사퇴’, ‘사립학교법 개정’ 등을 촉구했다.

상문고 학생회장 김영도(18) 군은 “비리 재단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으며 등교거부, 등록금 납입 거부, 전교생 가두시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싸우겠다”며 “어쨌든 하루빨리 정상화돼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상문고 한상일 교사는 “수업에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안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옛 재단 복귀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교육청 이권영(45) 학교법인계장은 “상문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며 “재판에서 패소했던 임시 이사 직무집행금지 가처분 소송은 지난 5일 항고를 낸 상태이고, 임원승인 취소처분 무효 확인소송 패소에 대해서도 항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계장은 “이우자 씨쪽에서는 앞으로 학교 법인을 잘 운영할 테니 믿고 맡겨 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양쪽의 의견 차이가 너무 나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 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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