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80년대부터의 일이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 여성 공직선거 출마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속속 결성됐다.
미국 ‘에밀리즈 리스트'(EMILY’S LIST)는 연방이나 주 차원의 선거에 나서는 민주당 여성 후보를 발굴·지원하는 조직으로 85년 창립됐다. ‘EMILY’는 ‘Early Money Is Like Yeast’의 머릿글자를 딴 것으로, 초기 자금이 빵을 구울 때 쓰는 이스트(누룩)처럼 소중하다는 뜻이다. 즉 여성 후보가 출마할 때 가장 애를 먹는 자금 문제를 해결해주자는 것이다.
이 단체는 창립 당시 낙태 문제와 관련해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도록 낙태를 찬성하는 민주당 여성 후보를 후원하는 조직으로 시작했다. 카터 대통령의 비서 출신인 말콤을 비롯한 25명의 여성이 말콤의 집 지하실에 모여 조직 결성을 알리는 편지를 전국에 부친 것이 첫 출발이었다. 창립 당시는 공화당 집권기로 민주당이 약세여서 선거자금을 모으기 어려웠는데, 스탭들이 발이 부르트도록 전국을 여행하며 지인들을 일일이 설득해 회원으로 규합했다.
86년에 이 단체는 상원의원에 출마한 2명의 여성 후보를 위해 1155명으로부터 35만달러를 모금했다. 이에 힙입어 바버라 미컬스키라는 민주당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이 탄생했다. 그뒤 조직이 날로 신장해 96년 선거 때는 4만5천명의 회원이 650만달러를 모금했고, 31개주에서 여성 투표참여 캠페인을 폈다. 선거캠페인의 일환으로 보낸 편지는 750만통, 전화가 50만통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이 단체의 지원으로 당선된 여성 하원의원은 49명, 상원의원 7명, 주지사 3명이다.
이 단체는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의 프로필을 서신으로 보내고 그 명부에서 자신의 뜻에 맞는(낙태, 환경, 여성, 사회복지 등 정책에서) 후보 2명에게 100달러 이상의 자금을 기부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민주당과의 관계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예산 전액을 회비 수입으로 충당한다.
이에 자극받아 공화당 여성후보를 지원하자는 조직인 WISH(Women In Senate and House)가 생겼으나 에밀리즈 리스트처럼 활성화하지는 못하고 있다.
영국에는 ‘300인 클럽'(Woman Three Hundred)이라는 여성 정치운동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정원 600명인 하원에 여성 의원이 300명이 될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단체로, 우리나라의 여성할당제연대와 비슷하게 여론 조성 활동을 주로 한다. 현재 영국 하원의 여성 의원은 119명이다.
일본에서는 올해 6월9일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을 목표로 하는 여성을 지원하는 모금 네트워크로 ‘윈윈'(WIN WIN-Women in World, International Network)이 발족했다. 이 그룹은 여성 후보 중에서 지원할 여성을 뽑아 1계좌당 1만엔(10만원)씩 모은 자금을 기부하겠다는 것으로, 현재 421명의 회원을 모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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