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라지의 전설’이 깃든 영월 동강댐 건설에 대한 대중적 반대운동은 한국사회에서 그 동안 ‘당연하고 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던 댐 건설 정책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외국에서도 댐 건설 반대운동은 오래 전부터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주요 댐 업계의 연합체인 ‘국제 대형댐위원회’에 따르면, 세계의 강은 4만5000여개의 대형댐에 가로막혀 있고, 이 가운데 5000개가 1950년 이후 세워진 것이다. 또 세계 육지의 0.75%가 댐 건설로 수몰됐고, 이 때문에 최대 1억명이 삶터에서 밀려났다. ‘현대화의 상징’이자 ‘진보의 표상’으로 불리던 댐을 어떻게 볼 것인가.
환경운동연합 주최로 11월29~30일 서울 종로구 올림피아호텔에서 ‘댐건설:문제점과 21세기 대안’을 주제로 열린 ‘국제 환경NGO 댐 심포지엄’에선 외국의 다양한 댐건설 반대운동 사례가 발표됐다.
인도 ‘나르마다강 보전운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난디니 오자는 세계 댐 건설 반대운동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나르마다강(길이 1312km) 사다르 사로바르댐 건설 반대 운동을 자세히 전했다. 나르마다강 보전운동은 질긴 싸움으로 93년 세계은행의 5000만 달러짜리 댐 건설 차관을 취소시켰고 95년에는 인도 대법원의 댐 건설 중지 명령을 이끌어냈다. 주민들의 문제제기는 애초 이주와 재정착 문제로 시작됐다. 그러나 이내 댐 건설 자체에 대한 반대운동으로 번졌다. 댐 건설에 따른 삶터와 생태계의 파괴에 맞닥뜨린 주민들이 ‘우리고장에서는 우리의 법칙으로’를 외치며 시위와 농성, 대안적 에너지 확보 노력 등으로 정부의 대형댐 건설에 맞선 것이다. 나르마다강 보전운동과 인도정부의 싸움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유럽 강 네트워크’의 로베르토 에플 사무총장은 유럽과 프랑스의 댐 해체 운동을 소개했다. 그는 “지역주민과 환경운동단체의 오랜 노력으로 댐 건설이 홍수와 생태계 파괴, 수질 저하를 일으킨다는 점이 널리 확산됐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선 80년대 말 루와르강 유역의 대형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된 뒤 불붙은 반대운동의 결과, 94년 프랑스 정부가 대형댐 건설을 취소하고 이에 더해 낡은 댐 3곳을 해체하는 ‘루와르강 대자연 계획’을 발표한 사례도 소개했다. 96년 댐 해체가 “무사히 끝나”자 “뜸하던 청어와 칠성장어가 늘었고, 사라졌던 연어가 다시 나타났다”. 프랑스에선 2000년 4월까지 물고기의 회유를 방해하는 강의 모든 장애물을 해체하거나 물고기 회유용 사다리를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미국 ‘국제 강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잔 웡은 “세계 민물어종의 5분의 1이 멸종위기에 있거나 멸종됐다”며 “댐은 민물어류 멸종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의 긍정적 변화는 70년대 5400여개에 이르던 댐 건설이 90년대 들어 2000여개로 준 사실”이라며 “이는 댐 건설 반대운동의 힘이 커진 탓”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30일 `댐건설 문제점과 21세기 대안을 위한 서울선언’을 채택해 각국 정부의 물정책과 댐 건설 정책이 “생태파괴적이고 공급측면에만 치우쳐 있다”며, 물의 효율적 이용을 통한 수요관리와 생태친화적인 대안 에너지 개발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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