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도조선소 크레인에 걸린 현수막 [출처: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지난 19일 “김진숙이 새벽 출근 투쟁을 시작한 지 151일째가 됐다. 투병 중임에도 35년간 단 한 순간도 놓지 않고 품어 왔던 복직의 꿈을 놓을 수가 없었다. 많은 사람의 걱정과 우려 속에서도 생의 마지막 투쟁처럼 열과 성의를 다 쏟았다. 건강한 사람도 힘든 과정이었다. 결국 얼마 전 투병 중이던 암이 재발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금속노조는 지난 9월부터 그의 복직 문제 해결을 위해 7차례 교섭을 요청했지만, 한진중공업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병모 한진중공업 대표이사가 김진숙 해고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회사는 노조가 수차례 보낸 공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에 금속노조는 지난 16일 영도조선소 정문 앞 철야농성과 18일 영도조선소 본관 로비 농성에 들어갔다.
지부는 보도자료에서 “한진중공업은 그동안 이런 무대응과 무대화가 얼마나 사태를 악화시켜왔는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금속노조의 수차례에 걸친 대화 요구에 일체 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 사태를 해결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농성에 돌입한 이유를 밝혔다.
▲ 영도조선소 본관 로비 농성 [출처: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
지난 18일에는 ‘작업복의 꿈, 복직의 희망, 해고 없는 세상, 김진숙과 함께하는 금속노조 결의대회’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1천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모였으며, 문철상 부산양산지부 지부장과 심진호 한진중공업지회 지회장은 영도조선소 본관 로비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150여 일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새벽마다 영도조선소에서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면서 회사와 대화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제 더는 기다릴 수 없다. 한진중공업이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35년간 나의 동지들은 늘 천막이나 길거리나 감옥이나 고공에 매달려 있거나 영안실 냉동고에 누워 있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노동자들은 19세기처럼 긴 시간을 일하다 죽는다. 물건을 나르다 죽고 기계에 끼어 죽고 족장이 무너져 추락사한다. 사람이 용광로에 빠져 죽고 사지가 절단된 채 죽는 나라에서 병든 건 아무 일도 아닌지 몰라.”
“민주노조를 함께 꿈꿨던 동지가 국가권력에 살해되고 크레인에서 죽어 내려오는 나라에선 살아있는 게 오히려 미안하고 내내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주현 씨, 주현 씨는 그렇게 살지 마. 투쟁도 좋지만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따뜻한 데서 자고, 영화도 보고, 좋은 음악도 들으면서 살아. 좋은 사람 만나서 사랑도 하고. 아파서 중요한 투쟁 앞에 할 일을 못 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주현 씨는 건강하게 싸워라. 서진(이엔지) 투쟁에 함께 연대하지 못해서 미안해. 같은 꿈을 꾸는 동지야. 꼭 복직하길 바라”
-현대건설기계 사내하청 서진이엔지 변주현 해고노동자의 편지에 대한 김진숙 씨 답글 중.
▲ 영도조선소 정문 앞 천막 철야농성 [출처: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