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정부세력, 2대 도시 모술 등 점령 확대

정부, 의회에 비상사태 선포 요청...야권, 총리 권한 집중 우려

이라크 정부가 제2대 도시 모술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

10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ISIS) 전투원들이 닷새 동안의 치열한 교전 끝에 모술을 점령했다. 모술 주지사는 10일 오전(현지시간) 정부 철수 입장을 밝혔다. 국제이주기구(IOM)는 모술에서 이미 40만 명 이상이 벗어났다고 밝혔다. ISIS는 공항, 주정부 청사와 방송사 2개에 대한 통제권을 넘겨받았다. 또 3개의 감옥을 습격해 약 3,000명의 수감자를 석방시켰다고 ISIS와 관계된 트위터에서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3,000명 이상의 ISIS 전투병력이 모술 지방에서 활동 중이다.

[출처: 알자지라 화면캡처]

ISIS는 또, 인근 키르쿠크와 살라헤딘 일부도 장악했다. 키르쿠크의 한 경찰 간부는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가 키르쿠크 서부와 남부에 위치한 여러 지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이라크에서 가장 풍부한 산유지이다. 이외에도 이들은 지난 1월 이후부터 이라크 서부 알안바르 지역을 통제해왔다.

ISIS는 아랍세계를 이슬람주의 신성제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수니파 근본주의 세력에 속한다. 이들은 시리아에서도 알아사드 정권에 맞서 활동 중이다. 때문에 시리아 내전도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알자지라>는 시리아 전투요원을 인용해 “ISIS 전투요원이 시리아에서 이라크로 진입하는 3개 횡단지점 중 1개를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바그다드에 위치한 의회에 비상사태 선포를 요청하고 국영방송을 통해 이라크인들에게 “테러리스트에게 맞서자”고 호소했다. 총리는 또, “우리는 모술을 테러의 깃발 아래 두지 않을 것”이라며 “테러와 싸우고 있는 이라크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자원군을 모집하고 장비와 군비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야권은 비상사태가 선포될 경우 이 조치가 총리에게 전면적인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 중부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396km 떨어진 모술은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대표적인 산유지이며 인구 290만명(2010년)으로 바그다드에 이어 2번째로 큰 도시이기도 하다.

이라크 다른 지역에서도 폭력은 계속되고 있다. 10일 바그다드에서 북부 지역인 바쿠바에서는 한 장례식에서 폭탄이 터져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외에도 바그다드에서는 다른 3명이 폭탄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라크 지도. 북부지역에 모술과 키르쿠크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 구글지도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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