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교전 격화하면서 영공 감독은 소홀

말레이시아 여객기, 비행금지 노선에서 1천 피트 높여 운행했지만 참변

우크라이나 당국이 동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반정부 독립 세력에 대한 무력 진압을 격화시켜 왔지만 정작 영공 감독은 소홀하게 관리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가디언>은 유럽항행안전기구가 “말레이시아 여객기는 330 비행 고도(약 10,000미터/33,000피트)에서 운항하던 중 레이더에서 사라졌다”며 “이 항로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폐쇄했었지만 항공기가 운항했던 이 고도는 열려 있었다”고 보도했다. 유럽항행안전기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비행을 상공 32,000피트까지 금지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는 금지 고도에서 1,000피트를 더 높게 날았지만 요격을 피하지 못했다. 정교한 대공무기는 33,000피트 상공의 물체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항행안전기구은 말레이시아여객기가 격추됐던 순항고도의 영공에 대한 비행 금지는 실시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도 “이용 가능한 현재 정보에 기초하면, 이 항공사에게는 비행이 제한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논평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각국에 제공해야 하는 비행 안전 정보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항공사들은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추락한 이 지역 상공에서의 비행과 관련해 운행 제한 통보를 받지 않았다.

지난달 14일 항공 감독기구인 영국 민간항공국(CAA)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당국 간 항공 교통 관제 지시에 대한 잠재적인 갈등을 이유로 항공사들에게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서부의 일부 상공을 피해가라고 충고한 바 있다. 그러나 항공사들은 우크라이나의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회피 운항을 명령받지 않았다.

우크라 항공정보, 미사일 공격이나 전투기 위협 정보 없어

<가디언>은 “이러한 CAA의 고지 내용은 지난 6월 미국 당국의 고지문과 매우 흡사하다”며 “항공정보의 무엇도 지상으로부터의 미사일 공격이나 전투기에 대한 위협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국 CAA는 지난밤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당국은 그들의 영공을 비행하는 데 대한 책임이 있으며 영국 또는 다른 국가가 이 지역의 영공을 제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애초 장거리 비행 전 항공기 비행사들은 항공관제센터로부터 경로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는다. 항공관제센터는 이륙 후에도 안전 등을 이유로 비행 경로를 조정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30,000피트 아래로 내려갔을 경우 우크라이나 관제센터는 항로 조정을 지시할 수 있다. 국제 항공사들은 자사의 비행계획을 해당 공해를 소관하는 나라의 항공관제 당국에 6개월마다 제출한다.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영공에서의 비행은 전면 금지됐다. 영국, 독일과 프랑스의 항공사들은 애초 우크라이나 영공을 피해 운항해왔다. 그러나 추락한 말레이시아 여객기는 이 비행노선을 유지했다.

한 비행사는 항공사들이 위험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영공을 비행하는 이유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거대하다”며 “영공이 폐쇄된다면 연료비 추가 부담으로 인해 큰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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