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호/특집] 미국에서의 인종과 계급 : 부시, 영속적인 전쟁을 선포하다

미국에서의 인종과 계급 : 부시, 영속적인 전쟁을 선포하다

[주간녹색좌파] 2001/9/17 마릭 미아

샌프랜시스코 - 9월 11일, 나의 직장인 유나이티드에어라인에 출근하기 전 항상 그래 왔듯이, 새벽 5시30분에 일어났다.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서 아침을 먹고 있었는데, 뉴욕에 있는 세계무역센터 두 건물 중 하나의 옆쪽에 큰 구멍이 뚫린 것으로 보고 너무 놀랐다. 이 역사적인 건물이 불에 타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18분 후 다른 세계무역센터 건물을 향해 돌진하는 기체가 넓은 보잉767기의 꼬리를 보고 더 놀랐다. 유나이티트에어라인 항공기임이 분명했다. 비디오로 몇 번 더 되돌아 본 후, 그 비행기는 '우리 비행기' 중 하나임이 확실해졌다.
그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맨하탄 끝부분에 자리잡은 세계무역센터는 어느 민간 여객기의 항로에도 분명히 있지않을텐데. 바로 직후 이것은 계획적인 행동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즉, 그들은 미국인들에게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유형의 일상적 폭력(예를 들어, 이스라엘의 점령 하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으로부터 보호될 수 없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곧이어 세 번째 민간 여객기, 아메리칸에어라인 소속 항공기가 이 나라에서 보안이 가장 잘 되고 있는 건물이라 하는 펜타곤을 향해 질주했다. 네 번째 유나이티드 여객기는 추측하건데 승객들이 납치범들과 싸워 목표물에 명중하지 못한 채 워싱턴에 도착하기 전 숲 속에 추락해버렸다.
4대의 민간 여객기가 19명의 테러리스트(FBI에 의하면)에 의해 납치됐고 이들은 여객기를 무기로 삼아 4대에 탄 승객(266명)과 5,000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죽였다.

지배자들, 전쟁연합을 형성하다

비극 직후 며칠 동안, 미국 정부는 세계 전역에서 자신의 적들과의 장기전을 향한 준비에 착수하고 있었다. 미국의 적은 오사마 빈 라덴 및 기타 혐의자들
외에도 또 여럿이 있다. "지금은 모든 세대에 혜택을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우리는 연합해서 테러리즘을 채찍질해야 하고, 체포해서 구금시켜 놓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말했다.
1991년 미국 주도 연합군의 대 이라크 공습을 설계한 국무장관 콜린 파웰은, 빈 라덴에 대한 모든 증거물이 워싱턴의 연맹국과 세계에 제시되면 "우리는 그 집단, 그 네트워크, 그들에게 은신처와 지원을 제공한 자들을 쫓아가 그 네트워크를 파괴해버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캠페인은 짧을 수 없다고 했다. 이것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수단과 심지어 파키스탄 등을 포함하는 여러 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미군의 장기전을 의미한다.
"사람을 붙잡아 책임을 묻는 것이 핵심은 아니다"라고 국방부 차관 폴 D. 월포비츠가 말한다. "테러리스트들의 은신처, 이들을 비호하고 있는 체계와 테러리즘을 후원하는 국가를 끝장내는 것이어야 한다"(필자 강조).
펜타곤의 다른 고위급 전문가들은 "테러리즘을 후원하는 국가를 끝장내는 것"은 부시 정권의 "대 테러 전쟁"에 협력하기를 거부하는 정권을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 테러 전쟁"은 인류에 대한 위협이다. 영속적인 전쟁은 전세계적으로 영속적인 불안정과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다.

시민의 자유권에 대한 위협

양당의 지지 속에서 의회는 CIA와 FBI를 미국 헌법의 통제로부터 풀어주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는 현재 불법인 "잠재적 테러리스트"의 체포와 폭행 그리고 정치적 암살(이스라엘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목표 살인")을 허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9월 14일, 의회는 9.11 테러 공격에 대한 대응을 위해 부시에게 "필요하고 적절한 모든 권한"을 부여해줬다. 상원에서의 투표결과는 98대 0, 하원에서는 420대 1이었다. 의회는 400억 달러의 긴급 재정을 마련
하기로 결의했고, 50,000명의 예비병력을 소집할 수 있는 권한을 펜타곤에 부여해줬다.
많은 자유주의자들은 "테러리스트"로부터 "우리 방식의 삶을 수호"하기 위해 이러한 움직임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세력이 되었다. 이번 사건이 1941년 일본 해군의 진주만 공습에 비유되면서 기본적인 민주주의의 권리는 "평화 시기"만을 위한 사치로 묘사되고 있다. 나는 어느 한 텔레비전 논평자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에 의해 저질러진 일본계 미국인들의 억류에 대해 비판하길 거부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정부에게 모든 선택이 열려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 저명한 우익 목사 제리 팔웰은 심지어 세계무역센터 공격을 둘러싼 환경을 조성한 데에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수천개 지부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거대 시민 단체-옮긴이)와 모든 자유주의자들에게 책임이 있다고까지 말했다!
한편, 정치적 광신자와 우익들은 아랍인, 이슬람교도와 아랍계로 보이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 끔찍한 비행기 추락 사건 이후, 아랍과 이슬람에 반대하는 여러 폭력 범죄들이 일어났다.
부시 대통령과 기타 정치인들은 테러 공격의 책임을 아랍인과 이슬람교도 모두에게 돌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위한 충분한 조치들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인종차별적 폭력의 가해자 중 체포된 사람은 없거나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언론 '전문가들'과 라디오 토크쇼들은 아랍인과 이슬람교도들에게 계속 화살에 돌리고 있다.
이와 동시에 수백만 명의 일반 미국 노동자들은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보여주고 있다. 철야 기도, 헌혈, 돈과 자원봉사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국적 연대와 분노는 모든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애국주의와 인종차별주의

끔찍한 테러 행위의 피해자 및 생존자들과 연대하려는 일반 노동자계급 미국인들의 선한 의도는 펜타곤, 의회와 백악관의 지배 엘리트들에 의해 다른 계획을 추진하는 데에 이용당하고 있다. 여기에는 시민권 제한, 군비 지출 확대, 부유층을 위한 추가 면세 조치, 그리고 워싱턴의 다음 전쟁에 노동자들을 동원하기 위한 준비가 포함된다.
항공사들은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찾아내기 위해 보다 인종차별적인 신원 확인을 하도록 압력을 받고 있다. 단기적으로 항공 여행이 4-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항공사 노동자들은 대규모 정리해고를 직면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대적인 애국주의의 표현은 엄연한 사실이다. 수십만 명의 일반 시민들이 국기를 구입했다. 빨간색, 하얀색과 파란색의 옷을 입고 집과 건물에서 커다란 국기를 달아놓고 있다. 어느 설문조사에 의하면, 부시에 대한 지지도가 90% 이상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모든 것은 미국의 오만함과 권력에 타격을 주겠다고 믿은 테러리스트들의 잘못된 행위로 가능해졌다. 사실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사람들은 아랍인과 이슬람교도들도 포함된 죽은 피해자와 가족들뿐만 아니라 이제 또 다른 피해와 인종차별을 견뎌내야하는 아랍 및 이슬람계 미국인들이기도 하다.

몇 가지 사례를 들자면:
- 9월 11일, 나의 직장인 유나이티드의 샌프랜시스코 항공기 보수 센터에서는 오랜 동안 여기에서 근무해온 사람이 피지에서 온 이슬람교도인 한 동료 기술자를 폭행했다. 바로 직후 유나이티드에어라인 측은 자신에게 유리하게도 이러한 증오는 용납될 수 없다라는 쪽지를 내놨다.
- 샌프랜시스코 베이 지역. 이슬람 사원의 문 앞에 돼지 피가 뿌려졌다. 시크 터번(Sikh turban)을 쓴 아랍과 비아랍계 사람들이 공격당했다. 동네에 경찰들이 배치되었다.
- 시카고와 인근 지역. 모레인밸리대학에서 두 명의 이슬람교 여학생들이 폭행 당했다. 어느 한 남성은 모로코 출신의 주유소 직원을 마체테(중남미에서 주로 쓰이는 벌채용 칼-옮긴이)의 무딘 쪽으로 공격했다. 아랍계미국인 마을 회관에는 소이탄이 던져졌다.
- 뉴올린즈. 아랍계 및 이슬람교도 학생들에 대한 공격 때문에 제퍼슨 지역의 공립학교 모두 폐쇄됐다.
- 뉴욕 헌팅턴. 한 술취한 남성이 파키스탄 여성을 차로 치려고 했으며, 그리고 나서 가게에 따라 들어가 "내 나라를 파괴했다"라는 이유로 그녀를 죽이려고 위협했다. 이와 동시에, 다른 미국인들이 이와 같은 광란을 규탄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사례들도 많다. 이슬람교의 이맘(이슬람 성직자-옮긴이)들은 부시도 참가한 9월 14일 워싱턴에서의 전국 기도회를 포함해 여러 곳에서 연설을 했다.

유나이티드에서 나는 9.11 사건, 팔레스타인과 미국 외교 정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했다. 나는 1991년 걸프 전쟁이나 결국 백인 테러리스트 티모시 맥베인의 소행으로 밝혀진 1995년 오클라호마 폭탄 테러 이후 이와 같은 위협을 본 적이 없다.

그 다음은

워싱턴의 세계화 정책과 전세계적 침략행위 반대론자들의 향후 과제는 9.11 비극으로 더욱 곤란스러워졌다. 하지만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줬듯이, 미국의 중동지역 정책의 본질과 테러 지원의 뿌리에 대한 사실이 대중에게 드러나면 날수록 누구 그리고 어느 국가가 "선과 악"인지에 대한 논쟁은 역전될 것이다.
미국 주도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모든 악을 오사마 빈 라덴으로 보는 사람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이미 다른 테러리즘 범죄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미국으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은 바 있다. (그의 체포 또는 살해에는 500만 달러 현상금이 걸려있다.)
테러리즘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는 데의 복잡한 문제들을 언급하면서 [뉴욕타임즈]는 9월 14일 논설에서 "적절치 못하게 시작 또는 집행된 정책들은 쉽게 역효과를 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뉴저지 티넥의 다룰 이슬람 사원 원장인 와히드 칼리드는 반미주의의 뿌리와 워싱턴의 문제를 가장 통쾌하게 요약해줬다. 9월 11일에 행해진 "혐오스럽고 악랄한 행위"를 비난한 뒤 칼리드는 "사람들은 벽 쪽으로 밀쳐지고
자기 존엄성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극단을 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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