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 노조탄압 자료 은폐하고 있다"

노동부 특별조사 앞두고 노조탄압자료 은폐 의혹 용기없는 관리자의 독백, "노무관련 파일은 이미 삭제되었고 어떠한 관련 메모도 없애서 증거를 인멸하라 지시"

*두산중공업 노동자광장에 새겨진 바닥글씨[사진출처:분신대책위]

노동부의 특별조사를 앞두고 두산중공업 측이 노조탄압 자료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2월 3일 분신대책위는 "노동부의 '특별조사'와 두산중공업의 불법 노조탄압 관련 자료 은폐에 관한 대책위의 입장 기자회견"을 갖고 "대책위가 접수한 제보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저질러 온 불법행위 사례와 함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관련 자료를 은폐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며 "노동부는 두산중공업 현장이 악랄한 노무관리로 인해 진실을 말하기 어려운 조건임을 감안하고 조사기간 중에 제보를 한 조합원들의 신변을 보장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강도 높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신대책위는 또한 "회사쪽은 이미 증거가 드러난 '조합원 관리리스트'가 사실 무근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연일 보도자료를 내며 '단순한 회의내용이다, 출처불명의 자료다'라는 등 여전히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숨기기에 급급하다"며 "노조활동에 열심인 조합원들에게 잔업·특근을 하지 못하게 하며 불이익을 준 두산중공업의 행태로 보아서, 회사쪽의 불법사실을 증언하는 조합원·관리자들에게도 불이익이 돌아갈 것도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1일에는 두산중공업 관리자라고 밝힌 사람이 "아마 노동부에서 특별조사가 나오더라도 별 기대할 것이 없을 것이다"며 "개인 컴퓨터에 저장된 노무관련 파일은 이미 삭제되었고 어떠한 관련 메모도 없애서 증거를 인멸하라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분신대책위 조사팀은 두산중공업의 불법적 노무관리 증거들을 입수하고 있으며, 대책위에 제보한 관리자, 조합원 등의 신변을 보장하고 제보로 인해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노동부 특별조사에서 입수한 자료들을 밝힐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측은 대책위의 자료은폐 주장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산중공업 중문에는 50여명 가량의 용역깡패가 배치되어 출입하는 사람, 차량 등을 통제하고 있으며 3일에는 방송차량 진입을 막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용기없는 관리자의 독백 [두산중공업 지회 게시판 발췌]

작성자 : 설날 등록일 : 2003.02.01 이메일 : 없음 조회수 : 101

오늘 설날, 이 한 마디를 올리기 위해 나는 말없이 기다려왔다.
용기없는 관리자에게는 입이 있다한들 말할 수 있는 입이 아니요
생각하는 머리가 있다한들 느낀 그대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중이 아닌 두중에 몸담은 이래의 슬픈 현실인 것이다.
저 '악날한 두산'식 노무관리는 비단 노조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자로부터도 말할 수 있는 입을 빼앗았고 행동할 자유를 박탈해갔다.
단지 우리에게 남은 건 거수기 역할, 박수부대의 역할만 있다.
내가 지금 여기에 글을 올릴 수 있는 것도 네트워크를 이용하지 않으므로 그릇된 아부로 두산에 충성하려는 간신들이 아이피를 추적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동료의 주검 앞에 제대로 조의도 표하지 못하고 눈치를 봐야하는 비인간적인 회사가 여기말고 또 어디 있겠는가?
회사의 종업원이 죽었는데도 인간적인 조문조차 하지 못하는 사장, 회장이 있는 회사가 또 어디 있겠는가?
적어도 한중시절, 박운서 사장이었다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고인 앞에서 흐느끼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고 배달호씨는 노조에서 주장하는 열사가 아닐지는 몰라도 적어도 두산의 억압에 의해 억누를 길 없는 분노로 막다른 골목에서 자신이 최후로 택할 수 밖에 없었던 불가항력적인 죽음이었다.
두산식 노무관리를 경험치 못한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아마 노동부에서 특별조사가 나오더라도 별 기대할 것이 없을 것이다. 개인 컴퓨터에 저장된 노무관련 파일은 이미 삭제되었고 어떠한 관련 메모도 없애서 증거를 인멸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모르긴 해도 용기있게 그동안 두산이 행해온 노조와해 공작을 증언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과거 한중 노조는 여러모로 경남 지역의 선도적 입장에서 소위 투쟁을 해왔으나 그런 노조마저도 두산 인수 이래로 힘을 잃어 버렸으니 우리같은 눈치밥의 관리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이미 노조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오던 직반장들도 두산의 경영진에 붙어 아부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박용성의 두산은 정말로 무서운 곳이다.
획일화를 중시한 초기 공산주의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배달호씨의 말대로 출근을 해도 재미가 없다.
내가 이런 심정일진대 현장의 근로자들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중공업은 끈끈한 팀워크가 기초되어 하나의 제품과 플란트를 생산해 나가는 곳인데 그걸 무시하고 경영이랍시고 하는 것이 이 회사의 장래가 그대로 보이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들의 회사인데..... 잘되어야 할텐데.... 도대체 누가 우리 직장을 이렇게까지 암담하게 만들었는가?
우리들 자신인가, 아니면 두산의 박용성 회장인가?
명백한 것은 두산으로 민영화 한 이후 제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다. 단결력도, 인간미도, 애사심도 그리고 성취도. 그저 한중시절에 이룩했던 저력으로 지금까지 두산은 두산의 이름으로 생색을 내온 것이다.
수주 영업 매출 이익...어느 것 하나 뾰족함이 없는 가운데 그저 감시하고 다그치는 사람만 있지 자신들이 땀흘리고 앞장서는 사람이 경영자중에는 없다.
인재의 보고라 불리던 이 회사에 지금 인재가 남아있는가?
두산이후 1200 명 해고 때부터 인재는 사라지고 그저 장사꾼만 남았다.

지금 사내에서 고 배달호씨와 함께 하시는 분들 고생이 많습니다.
비록 용기가 없어 내가 이렇게 숨어 글을 올리지만
부장 이하 대다수 관리자들은 마음속으로 당신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으며 두산하에서 죽어버린 두중노조를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올려지는 노조를 공격하는 글에 대해 너무 과민반응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들은 회사내에서 징집당하여 조직적으로 여론을 흐리도록 선발된 특정 부서의 사람들입니다.
그야말로 생계 때문에 어쩔수 없이 그런다고 보면 됩니다.
나를 포함하여 모두들 용기없는 자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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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호 , 두산중공업 , 가압류 , 한국중공업 ,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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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개

    개인적으로 "두산" 엿먹일 방법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