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헷수작을 갈라칠 쇳소리를 내시라
고개를 들면
목을 치고
허리를 펴면
엉치를 짓모으고
무릎을 펴면
아, 그때 그 안간힘으로
눈을 들면
무지무지 정갱일 꺾어
침묵까지 숨 넘어갈 때
바로 그 샛노랗던 그때
꽉꽉 막힌 네 둘레
어디에선가 들려오던
가냘픈 쇳소리가 있었나니
"배시떼기를 땅에
까는 한이 있어도
앞만 보고 다시 가라"
그렇게 웅쿠르던
역사의 쇳소리
그렇다 벗이여
뜻은 꺾여도
피눈물은 구비치나니 벗이여
이제 무슨 소리를 낼 건가
암, 쇳소리를 내야 한다네
오늘의 이 어지러운
헷수작들을 갈라칠
아, 쇳소리
백기완 / 통일문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