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여수 현지 공장을 나와 서울에서의 산개투쟁을 선택한 것은 공권력 투입에 따른 지도부 연행 압박, 회사의 일방적인 공장 가동중단으로 초래된 위험한 현장상황, 언론의 여론 공세에 대한 선전전 제기의 필요성을 고려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여진다.
노조는 전면파업 이후에도 공장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6개 공정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을 파견해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측은 19일 일방적으로 전체 공장의 가동을 중단시켰다. 화학정유 공장의 특성상 전체 가동 중단은 2-3개월 정도의 기간을 두고 진행해야 안전하다. 그러나, 사측은 19일 오후 1시부터 5시간 만에 전체 공장을 가동 중단시켰고, 이로 인해 20일 오전 폭발사고가 발생한 상태다.
이에 대해 유영구 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화섬연맹) 교선실장은 "회사가 무리하게 공장을 가동 중단 시킬 때 공장 내에는 노동자 1000여 명이 있었다"며 "노동자들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비난했다. 또한 사측이 조합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무리하게 공장을 가동중단 한 이유에 대해 "공권력 투입의 빌미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잘라 말했다. 이 점은 경찰이 공권력 투입을 예고하며 기자들에게 "노조의 파업을 탄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석유생산시설 안전 확보를 위해 투입한다"며 공권력 투입의 배경을 설명했던 것에서도 확인된다.
전면파업 돌입 이후 하루도 채 안된 19일 14시부터 공장 주변에 경찰 5개 중대 병력이 배치되기 시작했으며, 이날 밤 경찰은 "공장에 3000명의 병력을 투입하겠다"고 예고하였다. 유 교선실장은 "중노위에서 직권중재 회부가 결정되었지만, 중재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공권력이 투입되는 경우는 없다"고 지적하고, "연맹차원에서도 이렇게 빨리 공권력이 투입될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LG정유 노조의 한 조합원은 "지들(회사) 스스로 공장을 가동중단 시켜놓고, 어떻게 그 책임을 노조에 떠 넘길수 있냐?"며 성토했다. 그는 또 "급작스럽게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공권력이 투입되어 대처할 겨를도 없이 공장을 빠져나왔고, 서울로 상경하라는 지침만 듣고 조별로 흩어진 후 상경했다"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중에 경찰차가 뒤에서 에스코트해주어 고맙게 생각한다"며 농담 섞인 어조로 경찰의 추적이 있었음을 말해주었다.
현재 LG정유 노조는 3대 핵심 요구사안으로 고용인원 확대를 통한 주 5일제 실시, 비정규직 차별철폐, 지역발전기금 확보를 제시하고 있으나, 사측은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지역발전기금은 교섭대상이 될 수 없고, 주 5일제 실시는 개정 노동법 안에서만 협상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한편, LG정유 사측은 20일 조합원들에게 21일 오전 8시까지 현장으로 복귀하라는 업무복귀 명령을 현지 조합원 가족들에게 전달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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