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곤 LG정유 노조위원장 인터뷰

"공장은 자본이 주인이 아닌, 조합원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이 되어야 한다"

18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LG정유 노동자들의 서울 산개 투쟁이 3일차를 맞고 있다. 전체 조합원 1100명 중 서울로 상경한 900여 명의 조합원들은 현재 각 조별로 흩어져 산개와 집결을 반복하며 힘겨운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21일 새벽, 파업을 이끌고 있는 김정곤 노조위원장을 경희대학교에서 만났다. 직권중재와 공권력 투입 그리고 검찰의 지도부에 대한 영장 청구 등 어려운 상황에서 산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김정곤 위원장은 무척 피곤해 보였다. "힘들지 않냐"라고 묻자, "조합원들이 굳건히 함께 하고 있어 괜찮다"라고 한다. "인터뷰라 생각지 말고, 솔직히 대답해 달라"고 하자 "아이들은 조금 보고 싶다"했다.


공장을 떠나 산개 투쟁을 결정한 배경은?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 여수 사업장이 100만 평 규모의 화학정유 공장이라서 조합원들이 상시적으로 유해물질과 폭발 등의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게다가 회사의 공장 가동 중지로 더욱 불안정한 상태에서 공장 내에서 공권력과 충돌이 발생할 시 조합원들의 안전을 전혀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회사가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직권중재와 공권력에만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밖에서 투쟁할 수밖에 없다. 또한 보수언론의 공세 속에 서울에서 우리들의 요구를 직접 알려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

정유사업장 최초의 전면 파업을 전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던 노동자들의 투쟁 역량이 회사의 비상식적 노무관리로 인해 더욱 상승한 측면이 있다. 그간 우리는 노조의 사회적 역할과 노동자의 자주성과 연대성을 계속 강조해왔다.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 등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을 스스로 인식해 왔고, 회사가 노동자들의 권리와 자존심을 결코 침해할 수 없다는 자기인식을 조합원들이 공유하고 있다. 또한 이점은 조합원 가족들도 동의하고, 그들이 우리를 엄호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당당히 이 투쟁을 전개해갈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산개 투쟁 방침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하루하루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산개 투쟁을 유지할 방침이다. 현재 공장에는 파업대오가 돌아갈 것을 대비해 경찰이 상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와의 교섭을 재개할 수는 없다. 현지에서 조합원 가족들과 지역 내 3천여 동지들이 공권력 투입을 항의하는 투쟁을 진행 중이다. 사용자 대표가 사태해결을 위해 성실한 태도로 임하지 않는다면 장기파업으로 갈 수밖에 없다.

언론의 공세에 대해서

예상은 했지만 자본은 생각했던 것 보다 더욱 악랄하고 교활한 것 같다. 자본은 언론을 동원하여 노조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투쟁은 단순히 임금 몇 푼 더 받는 게 아니라 정규직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의 노동자성을 확보하고,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다. 오히려 조합원들 스스로도 이 투쟁을 통해서 세상의 모순에 대해 스스로 깨쳐가고, 노조의 사회 공헌과 활동의 범위를 키워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산개 투쟁 중에 서울에서 조합원들을 만난 소감은?

조별로 흩어져 여수를 출발해 이 시간(21일 0시)에도 도착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보면, "이것이 우리 조합원이구나, 우리 동지구나"하는 절실함과 벅찬 감동이 느껴진다. 이런 점이 투쟁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벅찬 감동이자 승리를 향한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투쟁을 통해서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제기하고, 투쟁 안에서 우리는 노동자임을 그리고 서로의 동지임을 확인하는 것 같다.

투쟁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공장은 자본이 주인이 아닌, 조합원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하겠다.

LG정유노조, 서울에서 산개투쟁 전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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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개투쟁 , LG정유 , 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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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량토끼

    더운 여름 엄청나게 고생하며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의 소식이 무척이나 하나하나 소중한 것 같습니다. 지축에 있는 궤도조합원 동지들도 고생이 많지만, LG정유 동지들의 투쟁도 많이 알려질 필요가 절실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사를 통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에, 그리고 기사 두번째 문단에 "새백"이라고 오타가 있네요.^^;

  • 미디어참세상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미디어참세상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격려해 주세요^^

  • 권희중

    꼭 승리하시길 빕니다.
    건강 조심하시구요.
    투쟁!!!

  • 아마빌레

    파업투쟁 승리! 투쟁!

  • 금속노동자

    무더운 여름에 노동자의 승리위해 투쟁하는 동지의 지지를 보냅니다

  • 금속노동자

    무더운 여름날씨에 투쟁하시는 동지들 승리하길 지지 합니다

  • 여수건설노조원

    상경투쟁

    꼭승리하세요

    우리도7월27일

    상경투쟁할려고합니다

    꼭승리투쟁하길지지합니다

  • neverending

    여수에서 가대위와 함께 정유투쟁에 참여 하고 있습니다.
    곧, 실천단도 결성될것입니다.
    정유동지들!! 흔들림 없는 가열찬 투쟁 전개하여 주십시오.
    질긴자가 승리한다!!
    끝까지 투쟁하자!!

  • tokki99

    저는 서울 도시철도노조 조합원입니다.
    우리는 정부의 직권중재에 맞서 가열차게 투쟁했지만 패배하였습니다. LG정유동지들은 반드시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무더운 날씨에 몸들 건강하십시요. 그리고 반드시 LG정유 노동조합만이라도 자본과 정권에 맞서 주5일제 투쟁에서 완승하시길 바랍니다.
    제 고향이 여수라 더욱 애착이 갑니다.
    궤도연대가 주5일제 투쟁에 패하지 않았다면 동지들의 투쟁에 힘을 실어줄 수 있었을땐데 죄송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