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LG정유 노조 핵심요구 빼고 중재안 제시

"노조의 요구를 전면 부정한 회사 측에 편향된 결정"
LG정유 지도부 명동성당 거점 농성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23일 파업 6일차를 맞고 있는 LG정유 노사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했다.

중노위는 이번 중재안에서 노사간 핵심 쟁점인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지역사회발전기금 조성'에 대해 "중재재정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며 사측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해 노조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중노위 중재안에 대해 24일 LG정유 노조는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지역발전기금 출연 요구에 대해 교섭대상이 아니라는 중노위의 중재안은 회사 측에 편향된 결정"이라며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정당한 요구를 전면적으로 부정한 중노위의 결정에 대해 분노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직권중재회부, 공권력 투입, 구속영장 남발이라는 노동조합 무력화 및 노동자 탄압은 안정적 노사관계를 불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하고 "회사 측의 교섭 당사자인 허동수 회장이 직접 노사 자율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현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 측이 교섭에 나선다면, 언제든 교섭에 임할 것"임을 강조했다.

LG정유 노조는 중노위 중재안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행정소송 기한인 8월8일까지 노사간 성실한 자율교섭을 적극 모색하여 현 상황을 해결하고자 한다"며 "회사 측이 성실한 자율교섭을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회사 측에 있다"고 밝혔다.

중재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주 40시간 제, 임금 기본급 4.5%인상, 교대근무자의 경우 주당 40시간 초과 2시간 근무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선택에 따라 휴가 부여 또는 통상임금 50% 가산 지급, 주간근무자의 경우 토요일은 유급휴무일, 월차유급휴가 폐지, 생리휴가는 무급, 연차유급휴가는 개정된 근기법 적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LG정유 노조 조합원 800 여명은 현재 전국으로 흩어져 산개 투쟁을 전개 중이며, 23일 체포 영장이 발부된 LG정유 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 5명은 현재 명동성당에 머물고 있다. 지도부 한 간부는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 "예상했던 일"이라며 "산개 중인 조합원들과 함께 이곳에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투쟁의지를 밝혔다.

23일 오후 6시 경부터 명동성당 주변에는 경찰 2개 중대 병력이 배치되었으며, 7시 경 중부경찰서 정보과 관계자 2명이 지도부를 방문해 10여 분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정보과 관계자는 "들어올 때는 쉽게 들어왔겠지만, 나갈 때는 쉽게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잘 알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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