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인이다

사회복지 노동조합 정립회관지부 민주화 투쟁

정립회관 노동조합과 정립회관 공대위가 '운영의 민주화와 이완수 관장 퇴진'을 주장하며 시작한 점거농성이 100일을 넘어섰다.(노힘 기관지 60·61호 62쪽 참조) 이미 네 차례의 폭력침탈과 투쟁의 장기화로 지친 모습을 보일 만도 한데, 농성단은 연대하는 동지들과 함께 8시 30분 아침조회를 시작으로 침탈에 대비한 철야농성까지 정립회관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 다시 폭력침탈

지난 9월 8일 새벽 2시 50분 경 폭력배를 동원한 사측 직원과 곰두리 봉사회가 정립회관 농성장을 네 번째로 침탈했다. 농성단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로 특별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1층 로비로 끌려 내러왔고, 괴한들은 쇠파이프와 빠루 등을 사용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한다는 명목으로 비장애인들의 상의를 강제로 벗기고 무릎을 꿇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광나루지구대 소속 경찰들은 그저 구경만 할 뿐 이였다.

이후 폭력침탈에 동원된 사람들의 아침식사를 정립회관 공금으로 결재한 것이 밝혀졌으며, 사측 직원이 마스크를 한 폭력배들을 안내하는 모습을 목격한 증인도 나타났다. 이는 이완수 관장를 비롯한 사측이 조직적으로 농성장을 폭력침탈 한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곰두리 봉사회는 정립회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폭력을 휘두른 것은 노동조합원과 농성에 참가한 사람들이며, 오히려 장애인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지나가던 개도 웃을 소리를 하고 있다.

"꼴도 보기 싫다"

농성단이 폭력침탈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완수 관장이 직접 중증장애인에게 폭력을 가하기도 했고, 막아서던 경찰이 하이바로 내려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또한 함께 생활하던 사측 직원들이 직접 폭력행위에 가담하면서 시설을 이용하던 장애인들의 충격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5년 전부터 시설 내 노들야학을 다니고 있는 이규식 동지는 여러 차례 폭력행위에 앞장선 정립회관 김동호 사무국장을 보고 "그 사람이 우리 장애인에게 자립을 가르쳐준 사람이었는데, 이젠 보기도 싫고 남을 가르칠 만큼 많이 배운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아요. 그 사람이 이후에 어디 가서 강의를 한다고 해도 우습게 보일 것 같아요"라며, 그 기만적인 행태에 분을 삭히지 못했다.

문제의식조차 없는 껍데기 이사회

현 SBS 서울방송 윤세영 회장 등 변호사, 교수, 의사 등으로 구성된 이사들은 정립회관 민주화 투쟁에 눈 가리고, 귀 막고, 입을 닫아버렸다. 지금까지 진행된 세 차례의 교섭에 나선 이사들도 민주화에 대한 고민과 구체적인 교섭안도 없이, 농성단 해산만을 염불처럼 외고 있을 뿐이다. 김재원 정립회관 지부장은 그 이유를 "이사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설을 마치 자신의 소유인양 여기거나, 개인의 사회적 명예와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등 실질적인 시설의 발전을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민주적이고 공개적인 운영을 하지 못하는 것"이며, "이사회가 현장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이완수 관장과 그 일당들을 통해서만 현장의 얘기를 들으니,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민주화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를 가지고 있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이사회는 중단된 수영장 건설과 기타 행정적 업무 공백을 이유로 관장과 사무국장을 교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 두 사람이 교체된다고 해서 업무공백이 생긴다는 것은 말도 안되며, 수영장 공사는 이미 지난 4월에 중단된 것으로, 오히려 그 책임을 이완수 관장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돈만 전달해 줄뿐이다"

정립회관 민주화 투쟁은 단순히 한 시설의 문제가 아니다. 김재원 지부장은 "사회복지시설의 비리와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인 운영은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권고와 지침만으로는 아무런 강제를 하지 못하며, 그나마도 지극히 기본적인 행정부분만을 관리하며, 다른 모든 권한을 법인에게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시설은 공공시설인데, 그 공공성을 책임있게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 사회복지시설의 문제를 꼬집었다.

실제로 광진구청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관리 권한을 위임받은 상태이지만 어떠한 해결의 노력도 보이지 않은 채 '우리는 그냥 정부와 서울시에서 주는 돈을 지급할 뿐'이라며 방관하고 있으며, 직접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폭력에 가담한 직원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표창장 수여 대상자로 선정했다가 취소하는 등 이번 정립회관 민주화투쟁의 대한 무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사회복지시설의 이용자들이 직접적으로 투쟁에 나선 적이 없었다. 오히려 재단이나 사측에 이용당해 투쟁을 억압하는데 앞장서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립회관의 민주화 투쟁은 다르다. 사회복지 노동자들과 시설이용자인 중증장애인,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투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동지들은 지금 '끝까지 투쟁해서 정립민주화를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정립회관 투쟁 경과

2004. 2. 3 팀장회의에서 관장이 '정년 뒤 10년은 더 하겠다'는 의사를 밝힘.
3. 8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회 개최. 회의장 입구에서 조합원 11명이 대안마련촉구를 위한 피켓팅.
4. 16 피켓팅과 조합원 설문조사 건으로 열렸던 징계위 결과 통보-조합원 3명 정직1개월, 8명 견책
4. 22 규정개정을 위한 직원회의 실시. 노동조합대표 2명 참석.
사측의 개정안 : 정년제를 없애고, 임기제로 하되 연임이 가능하고 현관장 적용가능.
노조측 요구 : 임기제로 개정한다면 중임제에 현관장 적용제외.
5. 3 사용자측 불법 촬영에 대해 항의하자 사용자측 사무국장이 노조측 사무국장을 폭행.
5. 19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회 개최. 이사회의실 앞 노동조합 피켓시위. 광진구장애인연합회 조직부장은 노조사무실로 직접 찾아와 자신의 의족을 벗어 노동조합 지부장의 얼굴에 폭력 가함.
5. 21 지부장 정직 1개월 징계시작. 광진구장애인연합회 부회장, 조직부장이 조합원을 강금한 상태에서 폭력과 폭언을 행사.
6. 7-9 장애인인권단체(17개), 정립회관이용자모임(7개) 정립회관 민주적 관장 선임에 대한 성명서 발표.
6. 10 '정립회관 민주적 운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15개 단체) 출범.
6. 17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회 개최 - 현관장의 2년 연임 결정.
6. 22 공대위 20여개 단체 점검농성 돌입.
6. 23 정립지부 간부파업으로 점거농성 결합.
6. 24 정립지부 전면파업 돌입과 점거농성 결합.
7. 5 한국소아마비협회 법인사무국 점거
7. 6 송영욱 이사장 항의방문 및 선전전 진행 노동부 동부노동사무소 항의방문.
7. 8 '이완수관장연임철회 및 민주운영쟁취'투쟁결의대회 진행.
7.12 공대위 사측대표 3인과 공식테이블 구성(사측-채종걸, 최용화, 이완수)
7. 15 공공연맹 주최 '현안문제 사업장, 장기투쟁 사업장, 정부부처 타격투쟁' 집중집회. 정립회관 지부장 삭발식.
7. 21 관장-사회복지노동조합위원장 1:1 교섭 공대위의 최종요구안 사측의 거부로 결렬.
7. 22 사측 폭력만행
7. 27 지부장, 사무국장, 부위원장 징계해임 공고 발표(8월 27일부)
7. 28 조합원 징계결과 공고(1명 징계해임, 나머지 4명 정직 3개월)
8. 3 광진구청 주재로 사측과 간담회 진행
8. 5 이완수관장 퇴진 결의대회
8.10 체력단련실 회원 및 비조합원 폭력사태 유발. 쇠빠루, 오함마, 쇠지팡이 등으로 양쪽 농성장 유리창 및 법인사무실 폭력 침탈. 사무국장, 교선부장, 장애인(노금호, 이경호)부상. 사무국장 입원
8. 11 곰두리 봉사회 180여명 폭력침탈. 김밥 배달 아주머니 폭행. 자동차노조 조합원 4명, 기자 집단 구타. 이광원 김재익 소장 신체적 언어적 폭력사용.
8. 26 연맹주최 '폭력만행 규탄/부당징계 철회/이완수관장 퇴진 결의대회'. 구청장 주재 면담진행.
9. 2 윤세영 이사 sbs앞 집회-'폭력만행/파행운영/수수방관/책임회피 무책임한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회 규탄 결의대회', 김재원 지부장 강제연행
9. 4 김재원 지부장 석방
9. 8 새벽 3시경 용역깡패 20-30명, 곰두리봉사회와 광진구장애인 연합회 15여명 농성장 침탈. 오전 7시 재탈환
9. 10 용역깡패 새벽 침탈 목격자 나타남. 목격자 진술 받음. 곰두리봉사회에 오전 아침식사 제공한 근거자료 확보
9. 14 용역깡패 동원 책임자 구속수사 촉구 관련 기자회견
덧붙이는 말

박원종 님은 노동자의힘 기관지 편집위원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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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 복지 , 정립회관 , 박원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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