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아세안 지도 (출처-자유무역협정wto반대국민행동) |
외교통상부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 리시엔룽 싱가포르 총리는 2004.11.29~30일간 라오스에서 개최된 ASEAN(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를 계기로 29일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되었음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싱가포르는 칠레에 이어 두 번째 FTA 체결국이 됐다. 싱가포르는 이미 미국, 일본과도 FTA를 체결한 상황이다.
정부는 2004년 1월부터 11월 까지 10차례에 걸쳐 싱가포르와 협상을 진행했고, 상품 및 서비스 무역, 투자, 정부조달, 기술표준 적합성 상호인정(MRA), 지적재산권, 협력 등의 9개 분야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FTA 타결을 목표로 해왔다.
양국 대표가 체결을 공식 선언한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남은 일정은 양국 간사들의 추가적인 실무협의 및 법률적 검토 후 협정문안의 최종안을 확정하고, 협정문에 대한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심사,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정식 서명한 후 국회의 비준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한-싱FTA 발효 시점은 양국간 비준서 교환 뒤 30일 경과 후가 되며, 양국의 상황을 고려해 내년 중반경에 발표될 전망이다.
나아가 외교통상부는 "양국간 FTA 협상이 당초 목표대로 연내 타결됨에 따라, 현재 진행중인 한-일 FTA 협상은 물론, 내년부터 개시되는 ASEAN, EFTA(유럽자유무역연합)와의 FTA 협상 등 우리 나라의 동시다발적인 FTA 추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다음 단계로 예정된 다발적인 FTA의 예고편들을 공개했다.
무관세 싱가포르, 한국 수입 증가할 듯
국민 공론화와 동의 과정 없는 FTA 체결의 전형적 특성 드러나
2002년을 기준으로 싱가포르의 인구는 413만 명, GDP는 870억 달러로 한국의 5분의 1 수준이나, 교역액은 2천414억 달러로 세계 15위 규모다. 국토 면적은 서울보다 좀 더 크지만 1인당 GDP도 2만887달러로 한국의 두 배에 이르고, 1인당 수출액은 3만160 달러로 세계 1위 수준을 자랑한다. 양국간 교역액은 연평균 80억달러 내외로 싱가포르는 우리 나라 7위의 수출국이자 11위의 수입국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뉴욕, 런던, 동경과 함께 세계 4대 금융시장으로 동북아 허브의 원형이 되었던 국가로 FTA 체결로 외국자본의 진출이 더 용이해질 전망이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들여오는 100대 수입품목 중 반도체, 컴퓨터용품, 통신기기 등 42개 품목(금액 기준 71%)에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관세부과 대상 중 저관세(관세율 6.2% 미만) 품목은 전체 수입액의 9.9%, 고관세(6.2∼8.0%)의 품목은 18.6%로 초고관세(8.1% 이상) 품목은 0.8% 정도의 규모이다.
정부의 경우는 한-싱가포르FTA의 자체적인 체결 결과 보다는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과의 FTA 추진을 위한 교두보 확보라는 점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에는 6천 개가 넘는 다국적기업이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실질적 동남아시아의 허브로 국제 금융과, 비즈니스 센터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은 한-싱FTA를 교두보로 동남아시아 시장진출을 강화하겠다는 단계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이미 거의 모든 품목에 걸쳐 무관세화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FTA 체결로 대 싱가포르 수출이 단기간에 급증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주류 6개 품목에 관세를 매기고 있으며, 이들 품목도 2010년까지 관세를 없앨 계획이다. 반면 한국으로서는 무관세화가 실시되면 석유제품, 일부 컴퓨터 부품과 기계류, 전기기기, 국내시장 점유율이 40%인 알칼리망간전지, 보올베어링 등의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 또 싱가포르의 대 한국 수출의 50% 가량은 재수출인 점을 감안할 때 제3국산 제품의 우회 수입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에 근거하면 양국은 대부분의 상품, 서비스 교역의 자유화에 합의했고, 싱가포르는 사실상 모든 상품에 대해 관세를 철폐키로 합의했다. 한국은 민감한 농산물 품목 중 상당부문, 공산품 중에서는 석유화학제품 등 일부 민감 품목은 관세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히 양국간 FTA에서는 개성공단 등 북한경제특구 생산 제품에 대해서도 남한에서 생산된 제품에 부여하는 것과 동일한 특혜관세를 부여키로 해, 북한 제품의 해외판로 개척에도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싱가포르가 중계 무역국인 점을 감안, 제3국산 제품의 한국 우회수출 방지 차원에서 양국은 원산지 규정을 엄격히 적용키로 했으며, 급격한 수입 증대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에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권을 부여키로 했다. 아울러 서비스 분야의 자유화를 촉진하기 위해 관련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로 했으며 상호 공산품 수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MRA 협정을 체결키로 했다.
2005년은 전면적인 FTA의 해
노동 사회단체들의 전략적 대응이 절실하다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오후 아세안 정상들과 정상회의를 갖고 한-아세안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 등 분야별 협력 방향을 담은 `한-아세안 포괄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관련 내용으로 한-아세안 FTA 협상은 2005년 초에 시작해 2년 안에 완료키로 하고 2009년까지 최소 80%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되 아세안 신규회원국에는 특별한 우대 조치와 추가적인 유연성을 적용한다고 내용을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다.
2005년은 자유무역협정(FTA)이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 정부는 다국적으로 FTA 체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11월 현재 정부는 일본과 FTA 협상을 진행중이고,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멕시코, 캐나다, 인도 등과 공동연구 추진중이며, 미국· EU· 중국· 한중일 등을 대상으로 FTA 협상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인도, 베트남 국빈 방문과 남미 순회 그리고 지금 진행중인 아세안+3 회의 까지 다방면적인 '세일즈 외교'로 지반다지기 작업에 한창이다.
2005년 5월에는 WTO DDA 2차 양허안을 제출하는 기한이고, WTO 홍콩 각료회의가 12월에 예정되어 있다. 또한 11월에는 APEC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물론 이미 시작한 한-일FTA와 물망에 오른 한-아세안, 한-미 FTA 그리고 공동연구모임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칠레FTA의 경우 국회 비준동의안과 관련한 농민들의 투쟁이 극에 달했으나 결국 강행 처리 됐다. 그에 비해 한-싱FTA의 경우는 어떠한 국민적 여론이나 동의 과정, 심지어는 관련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유야무야 체결이 공식화 된 상황이다. 지난 26일 민주노동당의 대안적 통상정책을 위한 보고대회등을 비롯해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는 반세계화 공동기획단 등이 동경원정투쟁과 하반기 반세계화 공동투쟁 사업들은 배치하며 반세계화 전선들을 하나씩 세우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이 전면화 될 2005년에 대한 다각적인 대응 준비가 필요한 상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