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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삼성전자다. 작년 하반기 사망자 명의의 휴대폰 ‘친구찾기’ 서비스를 통한 위치추적 혐의로 고소당했고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특별조사를 받은 삼성 SDI, 최근 노조 설립 노동자들에 대한 온갖 인권탄압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신세계 E-Mart 에 이어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노조 가입 직원에게 거액의 뒷돈을 제공하고 노조 탈퇴 및 사직을 강요한 사실이 구체적 증거와 함께 드러났다.
11일 오전 국회기자실에서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과 삼성전자 전 직원 홍두하 씨,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삼성 일반노조 조합원들은 “성준석 삼성전자 가전총괄본부 인사그룹 차장이 노조 탈퇴와 퇴사를 강요하며 1억3,500만 원을 지급했다”고 폭로하며 성준석 차장의 자필확인서, 삼성전자 측으로부터 입금된 통장 사본등을 증거물로 함께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회유와 강압 그리고 거액으로 노조 설립을 방해한 사실이 직접 증거와 함께 드러난 것은 지난 12월 7일 전 삼성전자 직원 김규태 씨의 폭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폭로된 지급확인서의 작성자인 성준석 차장은 당시 김규태 씨에 대한 2,900만 원 지급확인서의 작성자이기도 하다.
"노조에 가입했던 사람은 더 이상 삼성에 다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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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노조파괴공작을 폭로한 홍두하씨 |
이날 폭로된 삼성전자 노조탄압 사태의 당사자인 홍두하 씨는 삼성그룹 내에 단위노조 건설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에 지난 해 8월 삼성전자, 삼성SDI의 다른 6명과 함께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당사자인 홍두하 씨는 노조 가입 후 한달이 지난 2004년 9월 인사그룹 성준석 차장이 노조 탈퇴를 강요했고 견디다 못해 탈퇴서를 쓰고 나니 이번에는 퇴직원을 작성할 것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당시 노조에 가입했던 7명 가운데 6명은 회유와 강압에 의해 노조에서 탈퇴했고 그 중 2명은 강제 사직, 1명은 중국으로 전보조치 됐다고 한다. 노조에서 탈퇴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1명이 강재민 삼성SDI 사원이다. 현재 강재민 씨는 ‘친구찾기’서비스를 통한 위치추적을 고소했다는 이유로 전보조치를 비롯한 여러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홍두하 씨는 이어 “회의실에 감금된 상황에서 5시간이나 버텼으나 결국 명퇴금에 일정액(1억3천5백만 원)을 더 얹어주겠다는 조건을 승낙해 퇴직원을 제출했다”며 “구두 약속은 믿지 못 하겠다고 하자 성준석 차장은 자신의 친필 서명이 기재된 지급확인서를 써줬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노조 탈퇴는 할 수 있어도 퇴직원은 작성할 수 없다고 버티자 성준석 차장이 “삼성의 경영이념에 배치되는 사고로 노조에 가입했던 사람은 더 이상 삼성에 다닐 수 없다”고 폭언을 퍼붓었다고 홍두하 씨는 주장했다.
기자회견 당일에 "이력서 갖고 회사로 오라"는 문자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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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간부가 기자회견을 막기 위해 보낸 문자메시지 |
삼성전자의 노동탄압 폭로 기자회견이 계획된 이후 사측의 회유나 방해는 없었냐는 미디어참세상의 질문에 대해 홍두하 씨는 “어제(10일) 오후 다섯시부터 함께 근무했던 장 모 부장의 번호로 수차례 전화가 왔으나 일체 받지 않았고 가족들에게 유선전화는 절대 받지 마라고 말했다”며 “어제 밤 10시경에는 ‘내일(기자회견이 벌어진 11일) 오전 9시 30분 까지 이력서를 가지고 오라’는 문자메시지가 왔고 지금 현재도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 번호, 회사 인사부서 번호로 계속 전화가 오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기자회견 도중에 홍두하 씨는 “노조를 탈퇴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강재민 동지에 대한 미안함, 허무하게 굴복한 나 자신에 대한 모멸감으로 이런 사실을 폭로하기로 결심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삼성전자와 SDI 등에서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으나 잘 알려지고 있지 않고 그 와중에 2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탄압받고 있다”며 “이번 E-Mart 사태에서 보여지듯 친족회사 및 하청노동자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까지 ‘무노조경영유지’를 위한 악랄한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 "내 눈에 흙 들어가기 전에도 삼성의 무노조 정책 용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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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단병호 의원은 △지급확인서와 통장사본에 찍힌 2억5천만 원이라는 금액이 정상적인 퇴직금 및 명예퇴직금을 합한 금액(1억1,500만 원)보다 훨씬 많다 △정상적인 퇴직자에게 인사그룹 차장이 굳이 위와 같은 확인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다 △지급 확인서가 작성된 날 위 홍두하의 노조 탈퇴서가 작성됐다 △성준석 차장이 회사의 다른 노동자(김규태)에게도 위와 같은 용도의 돈을 지급하기로 하고 확인서를 작성해 준 적이 있다 △정상적인 퇴직금을 3개월에 걸쳐 지급할 이유가 없다 고 조목조목 이유를 짚어가며 삼성의 노조가입 조합원 탈퇴 강요 및 금품 제공 사실은 명확하다고 밝혔다.
단병호 의원은 “삼성그룹의 고 이병철 회장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노조가 설립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지만 나도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삼성의 무노조 정책을 용납할 수 없다는 각오와 심정”이라고 분개했다. 또한 “노동부는 이런 증거와 피해 당사자의 진술을 토대로 즉각 삼성의 부당노동행위 실태에 대한 전면적 수사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삼성이 보여 온 무소불위적 행태는 노동부의 무사안일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노동부를 성토했다.
그러나 “명확한 증거가 드러난 삼성SDI의 근로기준법 위반과 노조가입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불법사찰을 비롯한 삼성그룹 내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노동부가 조사를 실시한 것도 수차례인데 아무런 소식이 없지 않냐”는 미디어참세상의 질문에 대해 단병호 의원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물론 그렇다”며 “노동부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여러 방법으로 촉구해나가고 경우에 따라선 직무유기로 고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고 이병철 회장 눈에 흙 들어간지 벌써 18년
지난 96년 삼성그룹 계열사 이천전기의 무더기 해고로 삼성그룹의 노무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특히 작년부터는 사망자 명의 휴대폰에 의한 위치추적, 노조가입자 탄압 등 갖가지 문제가 심심찮게 터져 나오고 있다.
물론 주류 언론과 노동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일류 삼성을 칭찬하기에 침이 마른다. 이 날 기자회견이 잘 말해주듯 노조의 ‘노’자만 나와도 삼성에서는 발을 붙이기가 힘든 현실이다. 그러나 달라지고 있는 점은,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문제들이 폭로도 되지 못하고 묻히기 일쑤였으나 삼성의 노무관리 문제가 공중파 방송에서도 지적되는 등 미약하나마 점점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노조가 설립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던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눈에는 이미 지난 1987년에 흙이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노조파괴공작을 폭로한 홍두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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