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검사로 삼성 사건 담당하다 삼성 입사, 문제없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삼성 다시 도마에 올라

인사청문회 시작도 전부터 불거진 삼성 문제

  김종빈 대검총장 후보자
사진출처: 서울고검
김종빈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삼성’이 또 도마에 올랐다. 30일 오전 인사청문회 질의가 시작되기 직전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법사위 전원 명의로 불법 위치 추적등과 관련된 삼성 SDI수사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지가 한참이나 됐는데 무소식”이라고 따져 물었다. 최연희 법사위원장은 실무자를 통해 확인한 이후 “기소중지 이후 항소가 들어와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이라 제출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법무부에서 전해왔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노회찬 의원은 “어제 관계자와 통화 할 때는 자료 준비가 다 됐고 결제만 받으면 된다고 했는데 참 이상한 일”이라고 법무부 측을 비꼬았다.

삼성 사건 담당하다 옷벗고 일주일 만에 삼성 입사한 전직 특수부 검사

청문회 시작 전에 삼성이 이런 식으로 언급됐지만 이는 전초전에 불과했다. 오후 질의에서 노회찬 의원은 “2001년 11월 초 수원지검 특수부에서 삼성관련 사건의 수사를 담당했던 이 모 검사가 그 사건을 기소한 후 퇴직하고 바로 삼성에 변호사로 취업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 윤리법 제 17조 1항에 따르면 퇴직공직자는 퇴직일로부터 2년간 퇴직 전 3년 이내에 소속하였던 부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관사기업체에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 전 검사는 공직자윤리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 직격탄을 날렸다.

노회찬 의원은 계속해서 “공직자윤리법 제19조는 취업제한대상자가 속해 있는 사기업체에 대하여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해임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삼성에 대해 이 검사의 해임을 요구할 의향이 있느냐”라고 질의하며 “본 의원은 유사 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자료제출을 요구하였으나, 검찰은 해당 자료를 파악,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했다”고 꼬집었다.

“이는 소속 기관장과 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이 취업제한대상자가 퇴직 후 취업제한을 위반하였는지를 2년간 확인하도록 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5조를 위반한 것이다”라는 주장을 끝으로 삼성과 관련된 질의를 마무리 지으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만큼 국민의 검찰과 사법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까지 관련됐던 복잡한 사건

  이건희 삼성회장
사진출처 : 삼성홈페이지
노회찬 의원의 질의에 등장하는 이모 전 검사는 2001년 11월 삼성전자로부터 업무상 배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당한 정모씨의 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이 모 전 검사는 이 사건을 맡아 2001년 12월 피고소인 정모씨를 기소해 수사하던 중 2002년 11월 25일 퇴직하고 약 일주일 후 삼성 구조본 상무보로 입사했다. 삼성전자로부터 고소당한 정모씨는 2003년 6월 수원지법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또한 정모씨는 삼성전자로부터 고소당한 직후인 2001년 12월 긴급체포되어 한달 간 구치소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등으로부터 고소당한 정모씨는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이건희 회장이 자신의 전속 미용사들의 남편이 경영하는 회사를 잘 봐주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에서 촉발된 이 사건은 법정 증언문에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 컵 던짐, 이건희 회장, 전속 여자 미용사”등 의 단어가 등장하는 삼성 측으로서는 치부에 해당할 수도 있는 상당히 복잡한 사건이었다.

사건의 장본인은 미디어참세상이 보도했던 삼성구조본 이기옥 상무

노회찬 의원의 질의에 등장하는 이모 전 검사에 대해 미디어참세상은 지난 1일 “삼성, 변호사 110명으로 검찰과 법원 쥐락펴락”이라는 기사를 통해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삼성그룹 구조본 상무를 맡고 있는 이기옥 변호사가 바로 이모 전 검사와 동일인물이다. 사법시험 34회로 린다 김 무기 로비 사건등 굵직굵직한 특수사건을 수사했던 이기옥 변호사는 삼성그룹 입사 직전에는 수원지검 특수부 검사를 지내며 정모씨 사건을 담당했다.

이기옥 변호사 처럼 삼성 관련 사건을 수사하다 검찰 옷을 벗자마자 삼성에 입사한 사람은 드물지만 삼성 그룹 내 110여명의 변호사 가운데 검찰, 그 중에서도 재벌 기업 사건을 전담하디시피 하는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하나 둘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이자 동기 친목조직인 이른바 ‘7인회’멤버로 알려져 있고 한 때 국정원장 물망에도 오르내렸고 탄핵 당시 노무현 대통령 변호인으로 활동했던 이종왕 삼성 구조본 법무실장(사장급) 부터가 검찰에서 특수통으로 활약했던 대검수사기획관 출신이다.

이 밖에 지난 해 삼성이 부사장급으로 영입한 서우정 변호사 역시 삼성 입사 직전에 서울지검 특수1부장을 지냈고 서우정 변호사와 함께 영입된 엄대현 변호사 역시 서울지검 특수 1부 검사로 서우정 당시 특수1부장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 밖에 서울중앙지검 출신인 유승엽 변호사도 삼성 법무실에 소속되어 있다.

또한 이 날 김종빈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에서는 이 밖에도 공수처, 국가보안법 등이 질의주제로 떠올랐다. 김종빈 검찰총장 후보는 11년째 끌고 있는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곧 불기소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는 소식과 관련, 자신은 태백산맥을 읽은 적이 있지만 “수사 목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이적표현물 소지와는) 다른 문제일 것”이라며 “(조정래씨가) 아직 무혐의 결정이 난 것은 아니”라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의 옥중단식 소식 전해져 대조

한편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무소불위한 삼성의 위력이 언급되기 이틀 전인 지난 28일,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의 옥중단식 소식이 전해져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04년 10월 삼성으로부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당한 김성환 위원장에 대해 울산지법은 지난 2005년 2월 “도주의 우려가 있어 법정 구속한다”며 1년의 실형을 선고, 김성환 위원장은 즉각 울산구치소에 수감됐다.

고혈압 증상까지 보여 0.93평으로 병사 독방에 수감되어 있는 김성환 위원장은삼성일반노조 위원장 김성환은 삼성재벌의 불법비리 의혹사건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안 통과를 위해옥중 단식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김성환 위원장은 이 밖에 △삼성전자 부당노동행위사건 관련 양심선언 건 △삼성전자 하청 애니스노조 부당노동행위 사건 △삼성 SDI 강재민, 박보영, 김영구 등 현장노동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사건 △신세계이마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에 대한 미행, 감시, 감금등의 부당노동행위와 인권유린사건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함께 촉구했다.

김성환 위원장은 2003년 삼성으로부터 업무방해로 고소당해 받은 집행유예 잔여기간을 포함해 총 3년10개월의 옥살이를 해야 한다. 김성환 위원장은 항소를 제기, 오는 4월 6일 재판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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