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직복직을 요구하며 3년 6개월여 힘겨운 투쟁을 끌어오던 대성산업가스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대표이사 면담을 요구하며 본사점거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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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2시 안우헌 화학섬유연맹 사무처장 등 화학섬유연맹 산하 노조 대표자 15명과 , 곽민형 대성산업가스비정규직 지회장 및 조합원 2명 등 총 17명은 ‘원직복직 문제 해결을 위해 대표이사가 면담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기습적으로 서울 관훈동 대성산업가스 본사에 진입했다.
구속도 불사, 대표이사 면담 성사까지 농성할 것
당초 이들은 이날 4시로 예정된 대성산업가스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에 앞서 공문을 통해 이사장 면담을 두 차례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는 별다른 답변이 없었으며 이들이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한 시점에 이사장은 자리를 피하고 없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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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산업가스 본사 3층 임원실에 진입하려던 이들은 회사 직원들에 의해 출입이 통제되자 2층 계단에서 농성태세로 전환했다. 잠시 뒤인 2시 10분 경 종로서 정보과 형사의 중재로 총무부장과 노조 대표 2인이 면담을 진행하자는 회사 측 제안이 있었으나, 이들은 “결정권한과 책임 있는 대표이사가 면담에 응하지 않는다면 농성을 풀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미 지난해 6월 14일에도 어렵사리 회사와의 면담을 진행했고, 당일 면담에 나왔던 전무이사 가 다음 날 안산 모 호텔에서 정식 교섭에 응할 것을 약속했으나 회사가 일방적으로 이를 어겼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결정권과 책임이 없는 임원과의 면담은 의미가 없다는 이유였다.
농성에 돌입하며 정기진 연맹 경기본부 조직국장은 “우리는 정당한 교섭요청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하등의 불법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경찰이 우리를 구속하겠다면 감수하더라도 요구안을 관철시킬 생각”일라고 밝히고 “이후 모든 책임은 교섭에 불성실로 일관한 회사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21일 1시 현재까지도 이들은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대성산업가스 시발로 화섬 장기투쟁사업장 해결 본격화
대표단들이 농성을 진행하는 동안 대성산업가스 본사 앞에서는 오후 4시경부터 화학섬유연맹 간부들과 장기투쟁사업장 조합원 300여명이 대성산업가스 문제 해결을 촉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성산업가스 본사 앞과 후문에는 상시적으로 회사 측의 집회신고가 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집회가 아닌 기자회견 형식의 항의방문을 진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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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연맹은 오전 10시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소속 장기투쟁사업장인 대성산업가스 비정규직지회, 금강화섬지회, GS칼텍스(구, LG칼텍스), 코오롱 노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전간부 상경 집중투쟁을 벌였다.
배강욱 화학섬유노조 위원장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점거농성 투쟁과 보다 강도 높은
투쟁으로 대성그룹과 대성산업가스를 상대를 조직의 명운을 걸고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밝히고 ”대성산업가스 투쟁을 시발로 연맹 내 장기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해 5월 말까지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후에도 참가자들은 투쟁은 밤 10시 넘어 까지 대표단이 강제로 끌려나오게 되는 등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본사 앞을 지켰다. 이들은 다음날 투쟁을 조직하기로 하고 일단 해산, 오늘 오전 10시부터 확대간부 전원까지 대성 본사 앞에 집결한 상태다.
“불법파견 확신한다. 정규직 원직복직 보장하라”
명목뿐이 소사장제를 내세워 정규직과 똑같은 업무를 용역으로 사용하던 본사가 비정규직노동자 8명이 노조를 결성하자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해 졸지에 해고자가 된지 벌써 3년 6개월여. 본사는 일관되게 용역업체 직원들에 대해 부당해고니 교섭이니가 애초에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만을 반복했다.
2003년 행정법원에서 불법파견과 부당해고 사실을 인정하고 원직복직 판결을 내렸지만, 대성측은 이에 불복 고등법원에 항소했다. 지난 해 말 서울고등법원은 ‘1심 취소, 청구기각' 판결을 내렸다. “현재 대법원에 사건이 계류 중이지만 노동자들에게 유리하면 언제까지 재판을 끌지 알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 농성에 돌입한 대성산업가스 윤효한 씨의 허탈한 심경이다.
곽민형 대성산업가스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5년 동안 회사가 말한 거라고는 우리는 교섭대상이 아니라는 모르쇠뿐”이었다고 분노했다. “비정규 비정규하는데, 가장 오래된 비정규 투쟁 중 하나가 대성산업가스 투쟁이다. 2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복직시키라는 요구를 이렇게까지 벼랑으로 모는 대성은 시대를 얼마나 거꾸로 가려는 거냐”는 분통도 터트렸다.
이들의 궁국적 요구사항은 부당해고를 즉각 철회하고 원직복직 시킬 것, 정규직화를 약속할 것 두 가지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노조결성이 해고의 이유가, 아니 회사가 말하는 계약만료의 사유가 된 어이없는 세월이 3년 반을 넘는 동안 파탄난 이들의 삶은 다시 더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정상화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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