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를 마친 대오는 개별적으로 열린우리당으로 이동했다. 미처 이 동선을 파악하지 못한 경찰들은 열린우리당 주변에 농민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급기야 3시 50분 경 농민들이 탑승한 차량 한 대가 당사 안으로 들어갔으나 미처 차량을 막지 않았던 경찰들이 농민 탑승 차량임을 판단하고 허둥지둥 차량을 막아 세웠고, 주차장 진입로까지 들어갔던 차량이 다시 당사 밖으로 돌아 나오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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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사 앞에서 연좌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농민들 |
4시 현재 50여명의 농민은 당사 앞에서 입구를 막고 경찰과 대치하며 '열린우리당의 책임있는 당직자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속속 농민들은 당사 앞으로 집결했다. 당사 앞에 연좌시위를 시작한 농민들은 "국정 조사 촉구! 쌀협상 무효화 선언! 당직자 면담!"을 요구하며 "답변 없인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초기 열린우리당 입구를 전경차로 막으려 했던 전경들을 농민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전경차를 뒤로 배치하고 집회를 해산할 때 까지 평화 집회를 보장했다.
5시 경 대표자 3인이 당직자 면담에 들어갔으나 430재보선 관계로 핵심당직자가 없어 입장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농민들은 각 지역구 의원 압박 투쟁과 620 전국 농민 총파업을 결의하며 이날 집회를 마무리했다.
2신] 농민"쌀협상 무효다! 국정 조사로 의구심 없도록 검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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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사를 한 문경식 전농 의장도 격앙된 목소리로 "경찰의 폭거를 용서할 수 없다. 경찰 서장은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문 의장은 "몸을 네쪽으로 쪼개 일을 해도 부족한 농번기에 이렇게 여의도에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후속대책 세우겠다더니 이면 합의나 하고, 국정조사를 통해 이면합의 과정을 철저히 진상조사 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또한 국회 앞에서 비정규직 개악 저지를 위해 단식농성 6일차에 이른 양대 노총 위원장도 농민투쟁에 연대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강기갑 의원도 "정부는 8일 12일 15일 18일 등 순차적으로 원문은 공개도 안하고 하나씩 양파껍질 벗기들 드러냈다. 정부는 철저히 축소 은폐로 일관해 오고 있는데 옛날 마늘협상, 어업협상, 급식법 문제 등 그 태도가 변함이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 의원은 "적당히 구슬러 시간 때워 무마하려 하는 정부의 행태에 농민들이 더 크게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정부는 알아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각 지역에서 참석한 도연맹 의장들은 '열린우리당이 추곡수매제 폐지에 앞장서더니 이번에는 쌀협상 이면합의마저도 불가피한 부가합의였다며 두둔하고 나서 농민의 가슴에 못을 박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을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쌀협상문에 대해 전문 공개를 요구하고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히 검증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6월 20일 전국적인 농산물 출하거부 등 위력적인 농민총파업에 대한 결의를 밝혔다.
집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상징의식으로 '이면합의'라고 적힌 옷을 입은 허수아비를 세워 화형식을 진행했고, 초기 경찰 침탈의 원인이 됐던 과수에 '근조 한국농업'이라는 플랭카드를 걸어 과수농업 화형식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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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민들이 과일 화형식을 진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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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면합의' 허수아비 화형식 |
집회는 서정길 전농 부의장이 외교통상부에 '행정정보 공개 청구서'를 전달하기로 하고, 3시 50분 경 별다른 사태 없이 여의도 국회 앞에서의 집회를 마무리했다.
1신] 2시 경찰, 농민대표자대회 집회 시작 전 경찰 폭력침탈
4월 27일 1시, 전국농민대표자들이 여의도로 상경, 바쁜 농촌 일정을 뒤로하고 "쌀협상 이면합의 규탄! 국정조사 촉구! 쌀협상 무효!"를 요구하는 전국농민대표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500여 농민들은 여의도 국회 앞에서 외교통상부 앞 사전집회 후 이동하고 있던 전남지역 농민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1시 45분 경 대회를 시작하려 자리를 정비하려던 중 갑자기 무대 뒤에 배치되어 있던 전경들이 무대 앞으로 이동, 갑자기 농민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이에 영문을 모르던 농민들은 "왜 집회는 시작도 않했는데 침탈을 하냐?"며 거세게 저항을 했으나 전경들을 본대오가 앉아 있는 자리 중간까지 밀고 들어와 농민들을 밀치기 시작했다. 놀란 농민들은 어이없게 폭력 경찰들에게 밀렸고, 뒤에서 상황을 보던 농민들은 먹고 있던 과일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어 실어왔던 과일들을 던지며 몸싸움이 거칠게 진행됐고, 모래와 과일이 던지고 던져지며 뒤범벅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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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농민들이 가져온 사과박스를 압수한다며 집회장안으로 경찰이 난입하자 농민들이 사과와 배를 던지며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 |
농민들은 "왜 신고된 집회에 경찰을 투입시켜 농민들을 자극하냐?"며 항의가 이어지고 부상자가 속출하자, 정보과 형사들이 분주하게 주변을 뛰어다니며 전경들을 통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던져진 과일을 다시 쥐어 던지면 전경들이 흥분한 상태에 이르렀고 급기야 농민들 속에 있던 강기갑 의원에게 방패를 휘두르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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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여 진행된 경찰들을 진입 난동과 농민들의 저항이 이어지던 끝에 농민들의 저항에 밀린 전경들이 뒤로 물러났고, 막바지까지 강한 저항을 보인 몇몇 전경들에게 모래 세례가 이어지기도 했다.
농민회 주최측에서는 "영등포 경찰서장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며 상황을 진정시켰고, 2시가 훨씬 넘어서 본대회를 시작할 수 있었다.
본대회 시작에 앞서 대오 정비를 하며 주변 정리하는 하는 상황에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영등포 경찰서 정보과의 한 사복 형사에게 강한 항의를 했고, 10여분 남짓 후 조만기 영등포 경찰서장이 와 강기갑 의원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했다. 조만기 서장은 농민대회 침탈 이유에 대해 "경찰 정보에 따르면 농민들이 200여개가 넘는 사과와 과일을 실어 왔고, 경찰에게 던져질을 것을 예방하기 위해 수거하려다 몸싸움으로 번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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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등포 경찰서장이 나서 강기갑 의원에게 상황 이해를 부탁하고 있다 |
그러나 강기갑 의원은 "서로간 협의가 가능한 사안을 공권력 침탈을 통해 해결한 것은 폭력을 통한 예방"이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강기갑 의원의 옷에는 발자국과 핏물이 선명하게 튀어 있었는데 강 의원은 그 옷을 보이며 "당시 현장에 있었고, 전경들이 너무 과하게 공격해와 상급자들이 제지 명령을 했는데도 무시하고 폭력을 행사했다. 질서유지 운운하더니 명령도 안듣는 전경들을 투입한 책임을 지라"고 강하게 서장의 사과를 촉구했고 조 서장은 "교육잘시키겠다. 이후 평화적인 시위를 보장하겠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대오 주변에 배치된 전경들과 전경차 위에서 물대포의 물을 빼는 등 집회를 둘러싼 주변의 긴장은 계속됐다. 오후 2시 현재 조만기 서장은 '평화집회 보장'을 약속한 후 돌아갔고, 농민들은 자리를 정돈하고 본집회를 시작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경북 여주의 석자균씨가 코뼈 함몰외 중상을 입어 정밀검진을 위해 근처 병원으로 후송됐고, 그 외 3명의 농민들이 더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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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탈 후 바닦에 흩어진 과일과 선전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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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성자 나주 농민회 회원
어디서 왔나?
나주에서 왔다. 배농사반 5,000평 짓고 있다. 뭐 규모면에서 큰편은 아니지만 요번 정부 협상과 관련해서 화가 나서 올라왔다.
나주면, 사전 집회 분위기는 어땠나?
나주농민회는 국회 앞에 오기 전에 외교통상부 앞에서 약식 집회를 했다. WTO협상 내용에도 없는 사과, 배 다 내주고 이면합의 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를 했다. 미대사관이 있어 약식으로 진행한 거 같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다면
할말이야 많지만, 노 대통령 본인도 김해 출신 아닌가. 농촌 출신이라면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기본 정도는 알아야 하는데 오히려 그에 반한 행동을 하고 있다. 따끔하게 "그러지 마라"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정책좀 잘 하라"라고 덧붙이겠다.
정부 쌀협상과 이면합의 논란에 대해
정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면합의 맞다. 과일 쇠고기 수입 등 정부가 농민 쌀 팔아 먹으려 작정하고 맞바꿔 치기한 거다. 자급자족해야 할 농업을 공산품에 팔어 넘기면서 외국에서 농약, 약물 범벅인 농산물을 들여온다니 농민의 입장에서는 어이도 없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인다면
쌀 협상은 단순히 식량 먹거리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 오염이나 홍수등의 환경 문제도 연결해 피해가 많다. 좀더 친환경적으로 포괄적으로 이 농업의 문제를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