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6개월 동안 굳게 닫혔던 ‘대성의 문’이 뚫렸다

화섬연맹, 대성 본관 진입 성공해 단식 농성자들과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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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된 힘이 닫힌 문을 열어젖히다

  집회참가자들이 차단장치를 뜯고 대성본사에 진입하고 있다

  불법파견부당해고대성그룹규탄대회

3년 6개월 동안 굳게 닫혀 있던 대성산업가스의 문을 단결된 연대투쟁의 힘이 깨부쉈다. 27일 오후 관훈동 대성그룹 본사 앞에서 진행된 ‘불법파견부당해고 대성그룹 규탄대회’ 참가자들은 경찰과 용역의 저지를 뚫고 대성 본사 진입에 성공했다. 현재(오후 7시 40분) 경찰은 강제 해산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고 119 구급대가 충돌해 본관 앞에 메트리스를 깔아 놓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화섬연맹과 민주노총 경기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주축이 된 200여명의 대오 중 일부는 본관으로 진입해 농성자들과 합류했고 일부는 회사 앞마당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진입과정에서 집회대오를 막아선 경찰들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지만 다행히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저들은 도저히 사람이 아니다“

대성산업 본사 진입에 앞서 회사 앞에서 벌어진 집회에서 역시 장기투쟁을 벌이고 있는 사업장의 조합원들이 나와 저마다의 사연을 전했고 LG정유 해복투 가족들도 연대발언에 참여했다. 배강욱 위원장은 “현재 6명의 노동자들이 저 안(대성본사 2층)에서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다”며 “대성자본과 오늘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는 우리는 결코 우회해 가지 않을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표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성에다 대고 지난 3년 6개월 동안 교섭도 아니고 면담을 요구해왔는데 묵묵부답하고 있다”며 “저들은 도저히 사람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여러분은 불법집회를 벌이고 있다”고 엄포를 놓으며 집회 해산을 종용했지만 적극적으로 집회를 막아 나서지는 않았다. 현재 대성가스산업은 회사 앞과 뒤에 모두 집회신고를 해놓아 노동자들의 집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형편이다.

휴대전화를 통해 대성본사에서 농성중인 곽민형 대성가스산업 비정규직 지회장의 연대발언이 전해졌다. 곽민형 지회장은 “도저히 이대로는 살수 업다”며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싶다고 하는데 저들은 우리를 전부 길바닥으로 몰아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햇수로 5년동안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늘 노동자의 깡다구로 대성자본을 처리해달라”고 연대 투쟁을 당부했다. 또한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내고 비정규직을 없애고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순간까지 투쟁하자”고 덧붙였다.

실천투쟁 앞에 힘없이 뚫린 경찰, 닫힌 문 부수고 본관 진입한 조합원들


  대성산업 본관 앞마당에서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있다

곽민형 지회장의 발언이 끝난 오후 4시경 집회 참가자들을 대열을 정비하고 대성본사 진입을 시도했다. 스테인레스로 된 가림장치는 힘없이 뜯겨져 나갔고 백 여명의 경찰이 막아나섰지만 성난 집회대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회사 안마당으로 들어간 집회대오는 거칠 것 없이 대성산업 본관으로 들어갔다. 저지에 나선 경찰과 용역경비들은 어이없이 옆으로 내몰렸고 잠겨있던 대형 유리문은 박살이 났다. 5본관으로 진입한 60여명의 노동자들은 2층 복도 한켠에서 6일째 단식 농성중인 곽민형 지회장, 박엄선 풀무원 춘천공장 위원장등 8명과 합류했다. 복도 한 켠에 차려진 농성장에는 침낭 몇 개만이 널려져 힘겨운 농성상황을 웅변했다. 대성산업은 이들 농성자들을 무단침입및 업무방해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해 놓은 상황이다.

사측은 여전히 묵묵부답, 119 출동해 긴장 고조 되는 상황

  곽민형 지부장을 비롯한 6인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2층복도

  대성본관에 진입해 펼침막을 내걸고 있는 조합원들

본관 진입 직후 경찰은 본관 출입문을 봉쇄해 추가 진입을 막았다. 이후 대성 본관 앞마당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과 2층 농성에 합류해 국기게양대 쪽으로 나온 참가자들은 서로 마주보며 집회를 진행했다. 함성과 노래가 이어졌고 연대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곽민형 지회장과 윤효한 부지회장을 비롯한 기존 농성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연대의 인사를 전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경찰이 중재를 자청해 대성 사측과 면담을 주선했으나 사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

조합원들이 회사에 진입하고 집회를 진행하는 동안 대성산업의 임직원 다수가 층계와 창쪽으로 나와 멀거니 진행상황을 구경했다. 진입 초기, 몇몇 직원들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어 양측에서 설전이 진행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후 상황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고 경찰은 회사 입구를 봉쇄, 회사 안마당으로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지만 나가는 사람들을 막지는 않았다.

그러나 날이 어두워지면서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을 전원 연행하는 방침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119 구급대가 출동해 농성이 진행 중인 대성 본관 앞에 메트리스를 깔아놓으며 긴장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상황을 전해들은 노동자 학생 수십여명이 대성산업 회사 앞으로 집결해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 사람들

곽민형 화섬노조 대성가스산업비정규직 지회장

미디어참세상은 3년 6개월동안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곽민형 대성가스산업지회장을 농성장에서 만났다. 본사 진입 이후 6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곽민형 지회장은 다행히 몸에 특별한 이상은 없다며 결연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곽민형 대성가스산업비정규직 지회장
20일부터 회사에 들어와 농성을 하고 있는데 사측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 대화 의지는 보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자기들하고 관계 없는 사람이라며, 자기들은 책임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용역들을 동원해 빨리 나가라고 압박만 하고 있을 뿐이지 전혀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3년 6개월째 투쟁 하고 있는데
복직 투쟁이 3년 6개월이고 햇수로 5년 동안 대성과 싸우고 있다. 그 동안 1인 시위, 매주 수요 집회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죽음을 각오하고 여기 들어와서 단식농성을 진행 중이다.

행정법원에서는 이미 복직 판결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소용이 없다. 일관되게 자기들은 사용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악질적인 사업장들이 많지만 대성이야 말로 가장 악질저인 사업장이다.

오늘 화섬연맹을 비롯해서 연대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이 저지선을 뚫고 들어왔다. 힘이 실리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대성이 갑자기 태도를 바꿀 것 같지는 않은데
동감한다. 쉽지 않은 싸움은 분명하다. 쉽게 바뀔 것 같으면 3년6개월을 끌었겠나? 내 투쟁도 중요하지만 대성 전체를 위해서도 이대로 갈 수는 없다. 현재 이 건물 일하는 사무직 노동자들 중에도 비정규직이 대단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대성 전체에서 가스산업비정규직 투쟁이 상징적 위치를 가진다는 말인가
그렇다. 대성 입장에서 보면 우리한테 밀리기 시작하면 다 밀릴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농성하고 있는 동안에 간간히 찾아와 공감의 뜻을 전하고 가는 사무직 비정규 노동자들도 적지 않다. 끝까지 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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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화섬연맹 , 대성가스 , 곽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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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힘내세요~

    오늘 비록 함께 하진 못했습니만, 담에는 꼭 가겠습니다!
    투쟁!

  • 안산에서

    밀어부치니까 그나마 꿈쩍이라도 하네요. 투쟁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의장님과 동지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