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인 무차별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합동단속이 급기야 한 이주노동자의 발목뼈를 두동강 내는 결과를 빚어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오후 3시경 경찰과 출입국관리소 단속반원들은 서울 왕십리 근교 공장들을 대상으로 집중 단속을 벌였다. 공장 문까지 걸어 잠그고 진행된 이 날 단속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 로크만(방글라데시) 씨는 단속반원에 연행, 단속반 차량에 수갑이 채워진 채 감금됐다. 이후 단속반원들이 재차 단속에 나서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로크만 씨는 열려진 창문으로 탈출을 시도했고, 이를 발견한 단속반원들이 로크만 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던져 로크만 씨의 발뒤꿈치뼈를 두동강내는 사고를 저질렀다.
부상 이후에도 로크만 씨와 단속반원의 추격극은 계속됐고, 로크만 씨는 트럭 밑에 숨어 단속을 피하고 밤 늦게 집으로 돌아가 하루를 버틴 후 통증을 참지 못해 병원을 찾았다 병증을 알게 됐다.
로크만 씨는 현재 서울시내 모 병원에 입원 중이며 담당 의사에 따르면 긴급한 수술이 필요한 상태로, 수술 시기를 놓칠 경우 불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로크만 씨가 신변에 대한 불안 등으로 언론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다, 병원 입원 이후 사건 공개 의지를 보여 뒤늦게 밝혀졌다.
정원경 이주노조 사무처장은 "긴박한 추격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 로크만 씨에게 던져진 물건이 무엇인지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단속반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상천외한 물건 중 하나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고 "그간에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이 줄기차게 문제로 제기됐지만, 이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드물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주노조는 이미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인권위 진정을 준비중이었으며, 로크만 씨의 사례도 이 같은 사례와 함께 묶어 공론화할 것이라는 것이 정원경 사무처장의 전언이다. 이후 이주노조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현재 벌어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폭력의 심각성을 알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