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결과, 화염병은 아니다
부검 결과, 오른쪽 머리 부분에 함몰 골절이 발견되고 불에 타 숨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기관지 그을음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헬멧까지 쓰고 있던 이씨가 화염병만으로 사망하기 어렵다는 것. 이미 지난달 18일 다산인권센터, 오산자치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로 구성된 오산수청동사건관련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이 최종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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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결과가 나온 이날 오후 2시 ‘오산시수청동철거민투쟁비상대책위원회(오산수청동비대위)’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경기 경찰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경찰이 철거민들을 범죄자로 규정하고 24시간 경찰병력을 상주시키는 등 철거민들을 비인격적으로 대우했다”며 경찰청장 사퇴를 요구했다.
경찰청장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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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동수 전국철거민연합 조직위원은 “단전 단수 해제도 풀어주고 경찰 몇 명 해고했다고 하지만 정작 수청동에 경찰 병력은 그대로 배치되어 있다”며 “앞으로 더욱 가열찬 투쟁을 전개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전철연 소속 한 활동가는 “이번 사건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정작 우리의 정당한 투쟁을 왜곡 오도했다”고 비판하고, 몇몇 언론을 언급하며 사진 찍기를 거부하는 등 언론의 보도행태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그간 폭력집단으로 매도된 철거민들의 억울함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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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찰청 한 관계자는 “경찰청장이 일정이 바빠 면담이 불가능하다”며 “대신 수사과장과 면담하라”고 전했다. 그러나 오산수청동비대위 대표단은 “미리 공문서를 보내 면담을 요청했음에도 경찰청이 이와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은 철거민들을 공개적으로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이에 분노한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청으로 재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과의 충돌 끝에 결국 무산됐다.
장석원 전철연 연사국장은 “앞으로 더욱 공세적이고 가열찬 투쟁을 전개해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켜 나가겠다”고 밝히고 “우리의 결의문을 다시 가지고 갈 수 없다”며 경찰청 앞에서 결의문을 태우는 것으로 집회는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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