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누구를 위한 NEW 농협인가?

금융지주회사 목표로 신용사업 독식, 농민사업 방기 비난 여론 높아

농협노동자들이 7월 1일 신사옥 재출범을 알리는 농협중앙회에 대한 투쟁을 선포했다. 농협이 진정 농민을 위한 조합이라면 쌀 협상 이면합의에 대한 진실의 말문을 열고, 수익사업이나 수혜적인 복지사업이 아닌 농민이 살수 갈 수 있는 사업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참세상은 지난 7일 농협노조 사무실에서 선재식 농협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언제나 반복되고 재탕되는 투쟁이 아니라 이번에는 단위 농협 노동자들과 농협 중앙회와의 질긴 관계를 정리하는 ‘갈 때까지 가는 투쟁을 전개할 것’의 각오를 세운다. 지역 단위농협과 중앙회의 갈등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곪아 왔다. 그리고 지난해 중앙회가 지역 농협 구조조정 방안인 ‘새 농촌 새 농협’ 운동을 들고 나오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갖은 은행, 국내 가장 큰 유통 체인은 갖은 곳 ‘농협’. 서울 중앙에서부터 시골 외지에 까지 없는 곳이 없다. 그리고 어느 순간 외국계 은행의 틈바구니에서 농협은 국내 최대의 토종은행의 상징이 됐다. 이 농협을 둘러싼 노동자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농협의 3대 사업, 신용사업, 경제사업, 농민 교육사업

도시에서 보는 농협은 보통 은행이거나 농산물을 믿고 살수있는 하나로 마트이다. 포괄적으로 보면 농협의 사업 행태는 은행이나 공제사업 등을 담당하는 농협신용사업과 농,축산물의 유통과 판매 등 농업인을 직접 지원하는 농업경제, 그리고 농업인의 복지 향상과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 지원 사업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신용보증사업, 신용카드업, 공제(보험) 등이 모두 농협신용 부문이고, 홈쇼핑, 하나로 마트 유통망이 농협 경제 사업의 대표적인 예이다. 현재 농협은 전국 11개 농산물종합유통센터와 2천2백개의 하나로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육 지원사업은 지역 복지사업이나 농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다. 이 3가지 사업 부문 중 신용사업을 제외한 두 부문은 이득보다 지출이 더 많은 속된 말로 손해 보는 사업들이다. 일반적으로 간단히 농협 이라 부르지만 실제는 전국단위 연합체인 농협중앙회에는 현재 350만 농가 인구 중 240만 명이 농협 조합원이 가입되어 있고,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있는 지역 농협조합은 1326개에 이르러 국내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이런 농협중앙회가 지난해 9월 부터 ‘방만한 경영과 잦은 금융사고로 얼룩진 이미지’를 벗기 위한 방안으로 ‘새 농촌 새 농협’ 선언을 필두로 운동을 시작했다.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포부와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농협법을 기반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한 구조조정 단행 한다는 것이다.

중앙회가 말하는 새 농촌 새 농협 운동

농협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새 농촌 새 농협 운동은 33개 핵심과제와 보관과제를 담고 있다. 농축산물 유통혁신을 위해 △농축산물 도매전담 마케팅 조직 설립 △도시농협의 판매사업 대폭 확충 △조합 유통사업 지원기능 강화 등 유통 전문연수원을 활용한 체계적인 유통 전문 인력도 집중 양성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보완과제로 △시장 교섭력을 갖춘 산지유통 조직 확대 △소비지 유통시설 확충 △공판장 판매기능 대폭 강화 △학교급식 적극 참여 △농산물 품질경영 시스템 정착을 위해 ‘생산이력추적시스템’도 도입한다는 내용도 있다.

또 다른 핵심 과제로 농협중앙회가 ‘농업·농촌 활력화’를 통해 ‘농업인의 소득증대와 삶의 질 향상’. 이를 위해 지역조합을 지역경제와 사회·문화를 주도하는 지역 문화 복지센터로 육성 한다. 지역 조합을 지역 문화복지를 선도하는 종합센터로 육성하고, 이를 위해 2007년까지 농촌문화·복지와 관련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할 지역문화센터 300곳을 육성할 계획리하고 한다. 그리고 ‘1사1촌 자매결연’을 올해 2,000건에서 2007년까지 1만건으로 늘려 도·농간 협력사업을 강화하기로 하는 내용도 있다.

또한 ‘조합 완전 자립기반 구축’을 위해 조합을 대상으로 한 경영 컨설팅을 강화하고 전문·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며 임직원에 대한 인사·급여제도도 성과급제 형식으로 고쳐나간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고, 연봉제를 도입하고, 중앙회의 종합경영평가를 반영해 차등 지급한다는 내용도 있다.


1,326개 지역 농협을 500여개로, 구조조정 개혁방안

농협중앙회의 새로운 사업 구상은 보기엔 정말 좋다. 도시와 농촌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농업시장 개방에 따른 수입농산물 보다 유통구조 개혁을 통한 신토불이 토종 농축산물을 유통시키겠다는 전략. 그러나 문제는 이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농협중앙회가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고,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는가 이다. 그리고 이런 사업이 공염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의 실천 내용이 더욱 중요하고 과연 이것을 통해 전원 농가를 위한 농촌의 복지적 차원을 넘어 농민에게 돌아올 혜택이 무엇인가를 따져 봐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내용이나 재원 마련 계획은 ‘New 농협’의 운동 내용에는 포괄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 경영평가의 경우 노동자들에 대한 퇴출 결정과 지역 농협에 대한 경영평가가 오직 중앙회의 잣대에만 걸려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1326개의 지역 농협을 500여개로 축소한다는 내용은 가히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지역의 경우 지역농협 노동자들의 생존권 포기 각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속된말로 일반 기업의 경우 지점 통폐합을 통한 정리해고를 하겠다는 것이다. 농촌의 수가 주는 것이 아닌데 지점을 이렇게 대폭 축소해도 농협중앙회의 ‘New 농협’ 운동이 제대로 될것인가에 대한 당연한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선재식 농협노조 위원장은 “현재 중앙회는 12개 농협 합병 권고 대상으로 해 놨다. 그들 농협을 보면 농민 실익 사업 외면했냐 하면 그렇지 않은 시골 생산지 농협이다. 이것을 보면 농협중앙회에 수익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농협은 없애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단위노조가 처한 상황을 설명한다.

중앙회는 오직 경제적 논리의 잣대로만 지역 농협들을 평가하고, 새 농협과 혁신이라는 이름하에 지역 농협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역 농협, 중앙회의 하청업체다

“현재 단위농협과 농협중앙회를 표현하자면 지역농협이 중앙회의 하청업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농민이 협동조합을 만들고 협동조합이 농협중앙회를 만들었다. 지역 조합장이 중앙회의 출자 형식이니까 농민들이 조합원인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는 역으로 중앙회에 의해 지역단위농협이나 농민들이 영향을 받는 실정이다”

앞에서 살펴본바처럼 농협의 사업영역은 굉장히 넓다. 비료 농기계 대여, 판매 사업뿐만 아니라 지역에 따라 주유소나 공영버스터미널을 운영하거나, 낙도의 경우 수송 수단으로의 선박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농협 중앙회가 농민과 지역 농민을 안고 가야 하는데 이미 버린 자식처럼 외면하고 살길 찾겠다고 기업으로만 나서고 있다. 시군금고의 유치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각종 수수료 수익을 독식하면서 지역으로 환원되어야 할 자금을 전부 서울로 집결 시키고 있다. 또한 계속적인 신용점포 확대로 지역농협과 중복 사업 경쟁 사업을 심화시킴으로 지역 농협의 수익 구조 자체를 뒤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장개방에 농민들의 생활 자체가 피폐해 지고 있다. 농협은 농민들의 조직인 만큼 수익이 덜 나더라도 농민에게 이익을 주는 사업을 하자는 방향성이 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이런 사업들을 포기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농협의 경우 개통 사업은 중앙회가 관장한다. 그리고 2002년 중앙회와 지역 농협의 전산이 통합 되 모든 통제와 관리가 중앙에서 가능한 상황이다. 껌 하나라를 팔더라도 중앙회를 통해서 하게 되고 중앙회 전산을 통해 입력된다. 사실 지역 농협에서 돈이 되는 사업들의 경우 중앙회가 개통권을 쥐고 통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정이다. 심지어는 중앙회를 통해 한 사업이 비용이 더 비싼 경우가 있다. 이번에 인상되는 비료값 문제를 예로 든다. 정부의 보조금이 끊겼다는 이유로 그 부분을 농민에게 부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회는 15%/ 장려금도 챙기고, 대량 규매를 통한 남는 부분들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가격과 비슷하다는 것은 중앙회에서 부당하게 많이 챙기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중앙회의 경우 이런 비료들을 지역농협에 내려주는 과정에 수수료 4%를 챙기는데, 중앙회의 경우 비료에 대한 재고 부담도 없고, 돈은 지역 농협에서 대주고, 수수료도 챙기고, 전국적으로 보면 야물차게 챙기는 것이다” 참고로 작년 한 해 동안 중앙회의 자회사로 비료를 생산하는 남해화학은 6천800억 원의 수익을 냈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 제주에는 대정농협이 있는데, 새롭게 감귤농협이 설립됐다. 근거리에 설립제한 규정에 따라 감귤농협은 설립 당시 ‘감귤 원예 경제 사업만 하고 신용사업은 하지 않겠다’는 지역 농협과의 각서를 쓰고 설립됐다. 그런데 올해 중앙회사 신용사업을 승인해 줬다. 지역의 합의를 무시하고 중앙회가 경쟁을 부추기며 허가를 해 줬던 것이다. 또한 이는 정부가 지역 농협을 통폐합하고 있는 방향에는 역행하는 행태이기도 하다.

지역 농협과 농협중앙회는 별도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농협의 임단협에 중앙회가 공인노무사를 구성해 협상에도 개입하기도 한다. 지난 5월 22일 중앙회는 전국 104개 농협을 합병 조치한다고 밝혔다. 현재 새 농촌 새 농협 운동으로 1300여개의 농협을 500여개로 줄인다고 한다. 또한 남은 노동자들에게도 연봉제, 성과급제의 임금 유연화를 도입하고, 전국적으로 5년제, 7년제의 계약직을 확대하겠다고 나서고 있고 현재도 30%를 육박하는 상황이다. 농협노조가 ‘농협중앙회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선봉장이다’라는 주장이 무리도 아닌 상황이다.

금융지주회사로 나아가는 농협중앙회

“다들 New 농협의 이미지에만 쌓여 있을 뿐 그 과정에서 중앙회의 속내와 농협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잘 모른다”고 선 위원장은 안타까운 심정을 밝힌다.

이미 은행이, 기업이 되어버린 농협중앙회는 남해화학, 하나로 클럽, 목우촌, 카드사 등 자회사를 통한 수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브릿지 증권 인수 의사를 밝히거나 카드사를 인수하려 하는 등 금융지주회사로 나가려는 움직임을 구체화 하고 있다.

또한 지역 농협노동자들의 경우도 일방적인 중앙회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대중적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이 투쟁의 본격적인 시작은 7월 1일 농협중앙회가 새로운 건물로 이사하는 기념식이 있는 날이면서, 축협을 흡수 합병한 기념일이 될 예정이다.

“새농촌 새농협 운동 전면 폐기하라” , “농민을 보호한다는 조직으로 자임하면 이면합의에 대해 무대응하지 말고, 국회비준 저지 투쟁에 힘을 보태라” 그리고 “농협 중앙회 전면 개정과 신경분리”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농협노동자들의 투쟁은 6.20, 6.28 농민 총파업, 상경 총투쟁 일정에 동맹파업으로 연대하며 함께 전개할 계획이다. 그런 의미로 13일 기자회견에 문경식 전농 의장이 참여하기도 했다. 분리되고, 통제하는 은행으로의 중앙회가 아닌 농촌에, 농민에 뿌리를 내리는 농협중앙회로 거듭나게 하고, 농협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덧붙이는 말

신경분리는 농협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분리하라는 요구로 중앙회는 본연의 지도, 감독, 정책 개발 사업, 중앙의 금융사업에 주력하고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지역 시군부에 이관하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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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 새농촌 새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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