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 통외통위 회의실 앞, '그래도 쌀 만은'
임채정 통외통위 위원장은 이미 전날 오후 2부터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민주노동당의 회의장 점거를 사전에 차단했다. 날을 넘겨 27일 오전 8시 40분부터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의원단 대표, 권영길 의원(통외통위 소속), 강기갑 의원(농림해양수산위 소속) 등 민주노동당 의원단 전원과 보좌진 등 40여명은 본청 4층 상임위 회의실 앞 복도에 모였다. 그러나 발동된 '질서유지권'으로 인해 국회 경위들이 회의장과 위원장실 앞을 완전히 차단했고, 임채정 위원장과 여당과 한나라당 소속 위원들은 개별적으로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결국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소속 위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격 상정했고, 상정 10분 만에 '만장일치'로 통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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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통외통위 회의실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처: 민주노동당 '판갈이'] |
회의장 진입을 저지 당한 민주노동당의 다른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구호를 외치고, 경위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결국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대치하며 연좌농성에 진행했다. 또한 이 비슷한 시간에 전농 소속 농민 3명은 이해찬 국무총리 의원 사무실에서 쌀협상 국회비준 통위통위 의결 저지를 외치며 10여분간 점거농성을 벌이다 전원 연행됐다. 이들은 현재(27일 오후 4시) 영등포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민주노동당, "국회가 농민을 또 배신했다"
의결 직후 오전 10시 경 심상성 민주노동당 원내 수석 부대표는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회가 농민들을 또 다시 배신했다"며 "비록 9석 의석으로 쌀비준동의안의 상임위 통과를 막지 못했지만 3백50만 농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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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4 여산면 적재투쟁 사진 [출처: 전국농민회총연맹] |
또한 심상정 의원은 △민주노동당은 쌀 협상 부속 합의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청구와 집행 가처분 신청을 낼 것 △부속합의가 공개되지 않으면 국회 본회의 처리를 결사적으로 막을 것 등의 민주노동당의 행보와 관련한 내용을 밝혔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은 △농가 부채 해결과 쌀값 폭락에 대한 대책, 직접지불제 전면 확대, 식량 자급율 법제화, 학교급식법 개정 등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 촉구 △정부와 여당은 쌀 협상 채결과 함께 채결한 양자 합의서를 본회의에 제출할 것 △정부, 국회, 농민단체 3주체 협의를 통해 농가대책 쌀 비준 관련 문제들을 해결할 것 촉구 △12월 WTO 각료회의의 진행상황을 보고 쌀 비준안 처리를 결정해야 할 것 등을 거듭 주장했다.
쌀협상 비준안은 △쌀 관세화 유예기간을 오는 2014년까지 10년을 더 연장하되 이 기간에 최소시장접근(MMA) 물량을 현행 20만5228톤에서 2014년 40만8700톤이 되도록 매년 균등히 증가시키고 △밥쌀용으로 판매되는 수입쌀의 물량을 2010년까지 최소시장접근 물량의 30% 이상이 되도록 단계적으로 균등 증가시키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