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쿤통 법원 앞에는 HKPA를 비롯한 수명의 해외 활동가들이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며 촛불 집회를 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활동가들은 '법적 처리 말도 안 된다. 조속히 석방하라'는 내용의 구호를 끊임 없이 외쳤다.
반면 홍콩 경찰들은 이러한 활동가들이 쿤통 법원에 근접하는 것을 막으며 쇠구조물로 가이드라인을 설치했고, 이어 홍콩 경찰들이 인간띠로 사람들의 접근과 이동을 막았다. 쿤통 법원을 나오는 한국여성 활동가들을 만나기 위해 9시 30분 이전 부터 계속 기다려 온 활동가들은 신속히 빠져나가는 버스를 바라보며 짧은 외침을 나눌 수밖에 없었다.
▲ 카톨릭 홍콩 진 주교가 이날 카톨릭 농민회를 방문했다. |
쏟아지는 사연, "나도 당했다"
홍콩 현시 시각으로 새벽 4시(한국시간 새벽 5시)현재 홍콩민중투쟁단 상황실에서 파악한 방면된 한국 여성의 숫자는 111명이다. 이날 12시 30분 쿤퉁 법원을 출발한 첫차 이후, 2시 30분에 두 번째 버스가 그리고 마지막 버스가 Pok fu lam phab camp 숙소에 도착한 것은 새벽 3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조환복 주 홍콩주재 총영사는 18일 3차례 기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권탄압, 수색과정에서 문제, 폭행 사건 등은 과장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여성농민들이 밝힌 사실 내용은 총영사가 밝힌 내용과 완전히 달랐다. 현재 한국민중투쟁단은 방면된 여성농민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피해 사례들을 취합하고 있고, 이 사건에 대해 홍콩 경찰에 대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또한 현재 홍콩 주재 한국영사관은 이번 연행, 방면과 관련해 많은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나, 미온적 초기 대응이나 인권탄압 사례를 축소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래의 내용은 19일 새벽 쿤통 법원을 나와 Pok fu lam phab camp 숙소에서 만난 여성 12명의 증언을 취합한 것이다.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이름은 가명으로 기술한다.
기본적인 인권 보호 조차 무시된 상황
많은 여성들이 홍콩 구치소의 기본적 조건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먹는 것도 입에 맞지 않는 상황에서, 머물렀던 구치소는 바닥이 더러운 것을 고사하고 시멘트 바닥이었고, 심지어는 담요도 제공하지 않아 추위에 떨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1인 독방만한 크기인 방에 17명, 21명, 20명 등 근소한 차이는 있지만 방이 수용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인원을 한방에 배치했다.
전여농 회원 김은지(가명) 씨는 "제대로 눕기도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구치소 바닥이 시멘트인 조건과 날씨가 추워 경찰에게 '여기가 너무 추우니 담요를 달라'고 요구했으나 수차례의 요구끝에 17명이 겨우 5장의 담요를 얻었다고 하다. 그나마도 덥고 깔기에는 '더럽고 냄새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홍콩 경찰은 여성들에게 특별한 이유없이 시멘트 바닦에 앉을 것을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의 한 여성활동가가 '강제로 앉게 하는 것에 부당함을 제기하며' 쪼그려 앉아 있었다. 이 남성 경찰은 'choice'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그렇다면 선택해라, 독방으로 가 법적 처리 절차를 받던지, 앉던지"라고 위협을 가했고, 이 과정에 그녀는 통역관에게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고 그녀의 생각을 전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통역관은 한술 더떠 "우린 너의 말을 들을 시간이 없다. 법정까지 갈 생각이냐"라며 오히려 협박조의 말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 이 경찰은 쪼그려 앉아 있는 여성의 다리를 강제로 빼내고 어깨를 짓눌러 엉덩이를 땅에 닿도록 완력을 쓰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민주노동당 여성 활동가는 "바닥이 추운것도 그랬지만 이 과정에서 내가 앉고 싶지 않아도 그들의 완력에 의해 당해야만 하는 상황이 너무 답답했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개방된 화장실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그나마 한국 경찰서 구치소의 화장실은 낮은 칸막이가 있지만 홍콩 구치소의 화장실은 오히려 높게 설치 되어 있어 다른사람들이 다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민주노총 여성활동가가 수감됐던 방의 화장실은 시설이 고장 나 물이 내려가지도 앉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 여성은 경찰에게 "경찰의 감독 아래 화장실을 다녀 와도 좋으니 다른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우리도 이런 화장실을 사용한다. 다른 화장실은 없다"라고 답하며 물이 담긴 양동이를 주며 "이것을 이용하라"라고 했다고 한다. 결국 그 방의 여성들은 화장실 조건을 고려해 작은 볼일만을 보고 큰 볼일은 참았다고 한다.
한 홍콩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너희는 범죄자다'라고 말해 강력하게 이의성 항의를 받고 이후 사과 했다고 한다.
강원도연맹에서 온 김미정(가명) 씨는 "홍콩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가방에 기본적인 음식들을 담고 다녔다. 그러다 연행됐는데 경찰이 주는 밥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아침에는 고추장이라도 있어 어떻게든 먹었는데, 중간 수색과정에서 가방을 빼앗기면서 그마나 있던 음식들도 다 뺏겼다. 결국 저녁은 아예 먹지도 못했다"라며 '범죄자 취급을 할 뿐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음'을 지적했다.
수색과정에 발생한 노출 문제에 대해서도 그 수색 방식이 남성들이 한국 여성을 삥 두르고, 홍콩 여성 경찰이 몸 구석구석을 수색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제기되는 부분은 수색을 하는데 왜 남성 경찰들이 그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가의 부분이었다.
▲ 이송 된 버스 안에서 찍은 모습 |
너희는 현행범이다. 수갑을 차고 지문날인 해야 한다
홍콩주재 한국영사관이 '홍콩경찰의 폭행 및 가혹행위'에 관한 내용도 발표와 달랐다. 연행됐다 석방된 여성들은 손목에 번호가 적힌 플라스틱 팔찌(한국에서는 전선묶을 때 쓰는 것)를 끼고 있었다.
홍콩경찰은 연행되자 여성들에게 플라스틱 수갑을 채웠고 경우에 따라 화장실 사용이 허가된 경우에는 '은색 수갑'을 채운뒤 다시 좁은 방으로 돌아오면 플라스틱 수갑을 채웠다. 그리고 강제로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다함께 활동가 1인이 경찰로 부터 뺨을 맞았고 이는 그 상황에 같이 있었던 다수의 여성들이 목격사실을 증언했다.
한 민주노총의 여성활동가는 "경찰 구치소에 있는 동안 왜 우리가 그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고, "적어도 이렇게 많이 한꺼번에 연행할 계획이었다면 기본적인 통역을 배치해 놓던지 제대로 된 것 없이 죄인 취급하며 무조건 완력으로만 해결하려 하는 홍콩경찰의 인권실태가 오히려 참담하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강압적 태도와 협박
사실 경찰이 선임한 통역관들이 오히려 역으로 여성들을 협박해 많은 불만들이 터져나왔다. 이들은 연행 과정과 법절차 수행 과정에서 문화와 언어가 다름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풀기 보다 오히려 경찰보다 더 강압적으로 여성농민들을 협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