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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경찰 인권탄압 비판, 11명 기소자 조속한 석방 촉구

홍콩경찰의 인권침해 규탄 및 `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한국민중투쟁단` 활동 보고를 위한 기자회견이 20일 오후 2시 shum oi church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홍콩경찰에 의해 자행된 인권탄압 사례 보고와 양경규 위원장을 비롯한 10인의 기소자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또한 한국민중투쟁단은 현 사태와 관련해 "WTO에 반대의 의사를 표현한 것이지 홍콩과 싸우기위함이 아니었다"라는 부분을 재차 확인하고, '홍콩 경찰이 행진을 방해하며 폭력 상황을 유도했던 것' 과 '연행 과정과 이후 발생한 인권탄압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물어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허인 민주노총 부단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엘리자베스탕 홍콩노총 사무총장은 "HKPA는 한국 투쟁단의 대규모 투쟁과 적극적인 투쟁에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라며 "기소되어 있는 11명의 한국사람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도록 당국에 호소한다"고 밝혔다. 또한 어제 저녁 보석 신청이 기각 된 이후 "어제 10시 부터 30여 통도 넘는 전화를 받았다. 그들은 남아 있는 한국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겠냐는 문의전화를 수도 없이 해 왔다"며 "홍콩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에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박민웅 전국농민회 사무총장은 "세계민중들과 함께한 이번 투쟁은 의미가 있었다. 특히 17일의 싸움은 민중들의 절박한 심정을 전하기 위해 최대한 컨벤션 근처에 근접해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행진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은 절박함에 기인한 우발적 사건이지 지도부 의도가 사건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민웅 사무총장은 "한국민중투쟁단에게 보여준 홍콩시민들의 성금, 집회 물품 지원, 박수와 호응 등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연행 이후에도 항의하며 같이 밤셈 농성을 해준 홍콩 시민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연행과정의 인권탄압과 홍콩 경찰의 탄압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덧붙였다.

허인 민주노총 부단은 "곤봉에 인한 부상자, 치료 받고 나온 이들을 연행 수갑을 채우고 빅토리아 공원에서 5-6시간 방치한 상황, 컨벤션 센터 앞에서 난사된 고무총, 약 300명 정도가 연행된 쿤통로 로드에서는 약 4시간 동안 마당에서 조사를 받아야 했고, 모두 수갑이 채워진 채로 지문날인을 하는 과정에서 왜 지문을 찍어야 하냐는 질문을 던진 여성에게 강제로 지문을 찍게 하며 그 과정에서 폭행도 있었다"며 전반적으로 진행된 인권탄압 사례를 개괄 설명했다.

또한 허인 부단장은 "현재 양경규 민주노총 단장과 민주노총 한 조합원이 특별한 사유 없이 수감되어 있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이런 사실을 용인할 수 없고 귀국자들은 한국에 있는 홍콩 영사관에 대한 항의와 양경규 위원장의 수감이 길어진다면 대규모 원정투쟁을 통해 이에 대한 분명한 항의의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여성농민이 연행 이후 찍어 온 구치소 상황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상영하며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이호중 강기갑 의원 보좌관과 통역하다 잡혀간 김현숙씨, 수갑을 거부하다 얼굴을 맞은 김덕엽 다함께 회원, 방치된 농민들의 인권탄압 사례 등 당사자가 직접 나서 사례 발표를 했다.

그 중 20살 대학생의 경우는 17일 밤 지나가던 과정에서 홍콩 경찰들이 검문검사를 하던 중 상의와 하의 심지어 팬티 속옷까지 벗으라 요구를 받았고, 수치심을 느꼈으나 강압적 분위기에 의해 불신검문을 받았던 사례도 경찰의 과잉대응의 한 사례로 지적됐다.

한편 이날 한국민중투쟁단의 홍콩 사무실에 한국 동포가 50인분에 해당하는 밥과 김치, 불고기의 도시락을 보내왔다. 그는 "한국인들이 홍콩에서 보여준 모습에 감동했다"라며 특별히 주문한 도식락을 전달했다.

기자회견문, 인권침해 규탄과 석방촉구, 활동 보고 내용

1. '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한국민중투쟁단(한국민중투쟁단)'은 지난 8일 동안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WTO 반대! 도하개발의제 중단!’, ‘열사정신 계승!’을 위해 이 곳 홍콩에 모인 전 세계의 민중들과 함께 투쟁했다. 해상시위, 삼보일배, 촛불시위 등 평화적이면서도 강력한 투쟁으로 홍콩 민중들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 한국민중투쟁단의 투쟁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빈곤과 불평등, 전쟁과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 내고, 전 세계 민중의 삶과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이었다. 개도국과 최빈국에 자유무역의 혜택을 확산한다는 도하개발의제 협상은 여전히도 개도국, 최빈국의 반발을 사며 난항을 거듭하고 있으며, 결국 별다른 진전 없이 폐막했다. 이렇듯 WTO가 스스로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는 동안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세계 민중의 분노는 날로 커지고 있으며, 이에 맞선 민중들의 연대와 단결은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2. 전 세계 민중의 삶과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우리의 투쟁에 대해 WTO와 홍콩 정부의 과잉 대응은 이곳에 모인 세계의 민중, 홍콩 시민, 그리고 전 세계 모든 이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행동 주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홍콩의 언론은 한국의 노동자, 농민을 폭도로 매도해댔다. 각료회의가 열리는 컨벤션센터 주변을 시위 금지구역으로 선포하는가 하면, 인적이 드문 곳에서만 집회를 허용하는 등 민중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권리를 침해하였다. 심지어 페퍼스프레이, 최루탄, 전기곤봉, 고무탄, 물대포를 동원하여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가 하면 각료회의 폐막 전날인 12월 17일 집회 및 행진 참가자를 전원 연행하였고, 그 중 한국민중투쟁단 11명 등 총 14명을 구속기소하였다. 우리는 홍콩 정부와 경찰이 아닌 WTO를 상대로 한 우리의 투쟁을, 전 세계 민중의 삶과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우리의 투쟁을 이렇듯 폭력적으로 가로막은 홍콩 정부당국과 경찰에 분노한다.

3. 뿐만 아니라 18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12시간에 걸친 연행 과정에서, 그리고 우리가 여러 경찰서에 구금되어있는 동안 홍콩 경찰은 우리를 범죄인으로 취급하며 부당하게 대우했고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했다. 저항하지 않고 연행에 응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블 타이(Cable tie)를 강제로 채우고 이를 거부할 경우 뺨을 때리거나 구타했고, 전화를 통해 연행사실을 알리거나, 음식을 공급받거나 치료를 받을 권리 등 연행되었을 경우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충분히 공지하지 않았음은 물론, 이를 요구할 시 위압적인 자세로 협박하며 거부했다. 우리는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사기에 충분한 홍콩경찰의 인권탄압에 대해 사례를 낱낱이 조사하고, 고소고발 등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민중투쟁단 11명을 비롯한 14명의 구속자를 조건 없이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세계 민중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한다.

4. 아울러 우리는 홍콩정부의 과잉대응, 그리고 뒤이은 인권침해 등 <WTO 홍콩각료회의 저지 행동주간> 기간 동안 빚어진 일련의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 데에 대한 책임이 한국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한국 정부는 천 명이 넘는 한국투쟁단이 연행되는 과정에서도 수수방관 했으며, 연행과정과 유치장에서 벌어진 인권침해에 대해서도 ‘홍콩의 실정’이라며 애써 무시했고, 심지어 11명의 기소자에 대해 도주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원보증을 거부하여 구속되도록 했다. 우리는 한국 정부의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5. 홍콩 WTO 각료회의의 별다른 진척 없는 폐막, 한국민중투쟁단을 비롯하여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이들에 대한 폭력 진압과 인권탄압은 WTO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모순과 폭력성을 여실히 드러내며 전 세계 민중의 분노를 촉발했다. 이번 홍콩에서의 투쟁을 계기로 하여, 빈곤과 폭력을 확산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우리의 투쟁, 전 세계 민중의 투쟁은 더욱 굳건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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