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현장에서는 석방을 촉구하는 시민 서명과 모금운동이 같이 진행됐다. 서명중인 홍콩 시민의 모습. |
참가자들은 하나의 바램으로 촛불을 들었고, 집회 곳곳에는 "Rlease Political Prisoners 정치 수감자를 석방하라"는 내용의 석방을 촉구하는 선전물들이 있었다.
또한 비디어파워(홍콩에서 활동하는 미디어 활동가 단위)에서 준비한 한국인들의 투쟁 영상과 홍콩 경찰의 폭력 탄압 장면의 영상 보고도 있었다. 이 영상을 보며 홍콩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감탄을 하기도, 한숨을 쉬기도 하며 홍콩 시민들은 지난 일주일간 한국민중투쟁단이 보여준 홍콩에서의 다양한 실천을 회상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박민웅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현재 구속되어 있는 사람들은 폭도가 아닌 전세계 민중을 탄압하는 WTO에 반대하고 투쟁하러 온 사람들이다"라고 거듭 강조하고, "이렇게 한국인과 홍콩인들이 이렇게 하나된 바램으로 촛불 문화제를 한다는 것이 고무적이다"라며 23일 재판을 앞두고 진행된 이날 촛불문화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촛불 문화제는 홍콩민중동맹(HKPA)가 주최한 것으로 500여명의 홍콩 시민이 참여해 촛불을 들고 기소된 14명의 무죄 석방을 홍콩경찰 당국에 요청했다. 현재 연행되어 있는 일본인 구속자를 위해 연설에 나선 이나가키 이로시(INAGAKI HIROSHI)씨는 "홍콩시민들이 구속자들을 위해 이렇게 거리에 나서 촛불을 들고, 함께 목소리를 내 주어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또다른 대만인 구속자를 위한 지지 연설자로 나선 CALL(Committee for Actions for Labor Legislation)의 활동가인 Wuo Young Ie 씨는 "경찰의 연행은 부당하다"라며 "이들에 대한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다"고 규탄발언을 했다.
이후 홍콩민중동맹(HKPA)의 활동가들이 준비한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이들은 구호를 외치며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구호를 외치자 강압적인 홍콩경찰 분의 사람들이 나타나 랩을 이용해 눈을 가리고 입을 막고 팔을 묶는 등 탄압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후 이들이 서서히 랩을 뜯으며 정치적 자유를 쟁취했다는 의미의 'People, united, will never be defeated!"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의 구호를 외쳤고 이후 'Down Down WTO'를 구호를 문화제 참가자들과 함께 외치며 퍼포먼스는 박수로 마무리 됐다.
또한 이날 촛불 문화제 장소에서는 홍콩 시민 10명이 한국민중투쟁단에게 '한국여성들에게 전해달라'며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4개의 큰 봉다리에 여러 옷가지 및 악세사리 들을 사와 "한국 참가단이 제대로 쇼핑도 못하고 홍콩을 떠났을 것 같아 이 같은 선물을 준비했다"며 꼭 전달해 줄 것을 부탁했다.
한편 이날 촛불 문화제의 주최단체이기도 한 홍콩민중동맹(HKPA) 30여명의 활동가들은 이날 오후 4시경 샤오마오틴 경찰서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샤오마오틴 경찰서에 구속되어 있는 양경규 민주노총 참가단장을 비롯 한국인 1인의 면회를 진행했다. 또한 HKPA는 자체적으로 준비한 한국음식과 과일들을 사식으로 넣어주며 든든한 연대를 표시하기도 했다.
▲ 비디오 파워의 영상을 보고 있는 참가자들. |
▲ 퍼포먼스 장면. 자유로운 구호를 홍콩 경찰 등 강압자들이 강제로 막아서고 있는 모습. |
▲ 홍콩시민들이 전달한 선물 꾸러미 |
촛불문화제에서 낭독된 편지글
사랑하는 부모님께
못난 자식 부모님께 걱정만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무안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이 어느덧 열흘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고향은 일주일이 넘도록 폭설이 내렸다는데 우리 축사는 괜찮은지.
저 없이 나이드신 아버지, 어머니께서 어떻게 하시고 계신지 걱정으로 눈앞이 흐려집니다. 홍콩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의는 아무런 성과없이 끝이 났지만, 저는 홍콩에 갇혀 갈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보니 주름진 아버지와 어머니 얼굴만 아른거립니다.
평소 좋지 않던 몸은 낯선 이국땅에서 더욱 나빠지고 있습니다. 음식도 맞지 않고 낯선 사람들에 둘러싸여 말도 통하지 않다보니 제 건강을 챙겨달라는 것 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 너무 걱정은 마십시오.
간이 좋지 않아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저는 홍콩경찰당국이 왜 저를 가두고 있는지 잘 납득이 되지 않으나 내막을 알게 된다면 별 탈없이 귀국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어머니 품이 이렇게 그리운지, 따뜻한 지를 평소에 몰랐습니다. 제가 아무런 탈없이 그리운 한국땅을 밟게 된다면 그동안 못다한 효도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집니다.
아무쪼록 제가 아버지 어머니 곁으로 하루 빨리 갈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고 또한 진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아무쪼록 제가 도학할 때까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강승규 올림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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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2시 30분 예정된 재판에 맞춰 홍콩 쿤퉁 법원 앞에서는 11시 부터 재판 끝날때 까지 집회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