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인천공항, 환영과 기쁨의 현장에서

동지들 고생 많으셨소,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소

비행기는 벌써 도착했다는데 도대체 언제 나오나. GATE 입구 정면에 선 사람들은 까치발을 세우고, 고개를 쭉 빼고 안을 들여다 보기에 여념이 없다. 나올 때가 됐는데...

플랭카드가 곳곳에 걸렸다. 공항 청경이 플랭카드 걸 장소를 지정해 준다. 한국민중투쟁단과 일반 공항 이용자들을 구분지어 출구 방향을 정해주기도 한다. 그래도 상관 없다. 플랭카드가 더 많고, 사람들이 더 많아 지정한 장소를 벗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느 덧 입구 전자 시계는 2시 30분을 넘기고 있다. 한손에는 피켓을 들고, 플랑을 들고, 꽃다발을 들고 눈이 빠지게 GATE만 바라본다. 언제 나오려나. 어떤 모습일라나.

  공항입구. 기다리는 사람들

  이들은 다양한 피켓을 준비해왔다.



  박민웅 전농 사무총장과 양경규 참가단장이 같이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을 들어 올리며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GATE 뒤에서 서로 모여서 나온다. 정면에 있던 사람들이 소리친다

"나온다!!"

하나 둘 씩 짐을 실은 카터를 밀면서 나오는 사람들. 제일 앞장선 양경규 참가단장과 박민웅 전농 사무총장이 들어온다. 이어 하얀 모자를 쓰고 카터를 밀고 나오는 참가단원들. 단식으로 인해 수척해진 모습, 거리 농성에 검게 그을린 모습. 그래도 표정만은 밝다. 말도 알아듣고, 쓸수 있고, 말도 통하는 동지들 곁으로 돌아온 것이 이렇게 좋을 수 있으랴.

곳곳에서 껴안고, 악수하고, 어깨 두드리고, 인사하고 난리가 났다. 수고했다. 고생했다. 짜식 몇 kg이 빠진거야. 홍콩 구경은 눈에 짓물나게 했겄다. 말들이 쏟아지고 커다란 인천공항이 갑자기 환영인사로 가득찬다. 그래, 모두가 즐겁다. 3명의 기소는 아쉽지만 모두 다 같이 귀국한게 어디냐.

이어진 기자회견. 기자들도 열심히 셔터를 누른다. 그간 홍콩 투쟁을 폄하하고 억지 비난하던 언론들도 있다.

  기자회견을 하며 입장을 밝힌 양경규 참가단장. '홍콩시민들, 그리고 귀국을 위해 애써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기자들도, 환영단들도 모두가 둘러서 있다.

  모자에 빼곡히 적히 연대의 메세지

  각 단체 활동가들이 귀국하자 준비해온 플랑을 들고 사진들을 찍었다.

자신있는 표정. "우린 당당하게 승리하고 돌아온 것입니다" 11명 중 8명의 공소 취하. 3명은 불법 집회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나 카메라 담당, 집회 책임자, 농민 1인은 그들의 기소 내용처럼 각목을 든 적도, 진흙은 만지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 재판은 100% 이길 수밖에 없다. 1000여명을 연행해 14명을 기소하더니 그중 11명은 또 무죄다. 투쟁의 정당함이 홍콩 경찰의 폭력 투쟁 억지 주장과 철옹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또한 이들이 홍콩에서 뿌린 투쟁의 씨앗은 홍콩 민중운동의 기틀이 될 것이다.

아직 남은 3인에 대한 본재판. 함께 연대하고 지지해준 홍콩 시민들이 있기에 이들 또한 무죄 판결을 받을 것임을 확신한다. 아니 원천적으로 이들은 죄가 없다. 너무 당연한 주장과 실천을 '죄'라는 법의 올가미를 씌우는 그들이 있을 뿐이다.

  단체사진을 찍는 표정이 더 없이 밝다.

  고생많으셨습니다. 포옹이 이어진다.

  살이 언제 이리 많이 빠졌냐. 임대혁 금속노조 만도지부 조합원이 다른 동료들로 부터 헝가레를 받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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