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설관리노조 동우공영지부와 동우에스엠지부는 직접고용을 쟁취하기 위해 ‘대우건설 시설관리노동자 직접교섭 · 직접고용 쟁취 투쟁위원회’(대우건설 시설관리노동자 투쟁위)를 건설하고 23일 오전 300여 명의 시설관리 노동자들이 모여 ‘파업 투쟁 출정식’을 진행했다. 동우공영지부와 동우에스엠지부는 서울역 앞에 위치한 대우건설 빌딩에서 일하는 시설관리 노동자들로 구성되어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 6일, 3억 원을 출자해 우리자산관리회사(주)를 설립해 자회사로 등록했다. 이후 대우건설은 동우공영에게 계약해지공문을 보내고, 새로 설립한 자회사를 포함해 공개 입찰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이 반발하자 대우건설은 동우공영에게 “너희도 입찰하고 싶으면 30%를 삭감해 입찰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대우건설은 미화, 보안, 시설을 각각 분리해 입찰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노동자들 직접고용 요구에 사측, “우리는 그럴 의무 없다”고 일축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대우건설 사장의 일방적 용역회사 설립에 따라 하루아침에 해고되어 쫓겨나게 되었다”며 “계약해지는 대우건설 사장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하며 지난 9일부터 대우건설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알려내기 위해 투쟁조끼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10일, 대우건설 사장은 투쟁조끼 착용에 대해 품위를 훼손한 위법행위라며 계약해지를 경고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홍보실 관계자는 “동우공영과 계약기간이 끝나서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노조 측이 요구하고 있는 고용승계에 대해서는 “용역이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고용승계 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용역해지 이유에 대해서는 “가격이 좀 비싸다. 우리가 그 업체랑 계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건물을 더 싼 가격에 관리할 수 있는데 이걸 안하면 오히려 직무유기다”며 일축했다.
노조 측, “대우건설은 이중하청 용역계약 강요하며, 노동자들 저임금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반발
사측의 일방적인 행보에 노조 측은 “대우건설 사장은 상식과 원칙마저 무시하고 이중하청 용역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며 “대우건설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와 권리를 외면하고 저임금화와 노동기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사태를 진단하고 23일 파업투쟁에 돌입했다. 대우건설 시설관리노동자 투쟁위는 지난 16일에서 19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84%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의한 바 있다.
23일 오전 열린 파업투쟁 출정식에서 조정기 대우건설 시설관리노동자 투쟁위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매년 계약 시기만 오면 고용불안에 떨지 않을 수 있는 직접고용이다”고 밝히고, 대우건설에서 미화, 보안, 시설 노동자들을 분리해 입찰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는 노동자들을 갈라놓고 노조를 파괴하겠다는 행위이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총파업 투쟁으로 노조를 사수하고, 직접고용을 쟁취하자”고 목소리 높였다.
▲ 노동자들은 결국 사장을 만나지 못했다. |
"20~30년 일한 우리도 한 식구다. 한번만 만나 달라“
이후 노조를 대표한 대표들은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을 면담하기 위해 24층에 위치한 사장실로 갔다. 노조 측 대표들은 △대우건설 사장과 원청교섭, 원청고용 △비정규직 확산과 이중 착취 강화하는 자회사 용역 강력 규탄 △노동자의 단결권 무력화 시키는 분할 용역관리 즉각 중단 △시설관리노동자의 원청사용자성 인정과 완전고용보장위한 직접교섭, 직접고용 등의 요구를 담은 항의 서안을 대우건설 사장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대우건설 직원들은 사장실을 가로막아 섰다.
대표단은 “20~30년 씩 일해 왔는데 어떻게 한 번도 만나주지 않느냐”며 “우리도 한 식구로 인정하고 한번만 만나 달라”며 호소했다. 그리고 대표단은 그 자리에서 항의 농성을 진행했다. 그러나 결국 대우건설 사장을 만나지 못했으며 사장 비서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
대우건설 시설관리노동자 투쟁위는 오늘 파업투쟁 출정식을 시작으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며 이 모든 책임은 대우건설 사장에게 있음”을 확인하며 집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