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직공장의 여성노동자 1만 5천 여명이 1908년 3월 8일, ‘노조결성의 자유 보장’과 ‘임금인상’, ‘여성의 선거권 보장’, ‘10시간 노동 보장 및 작업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무장한 군대와 맞선 던 것을 기념, 3.8세계여성의 날은 올해로 98년째를 맞고 있다.

가라 빈곤차별, 퍼져라 풀뿌리 여성정치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은 물론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 총 7개 여성노동단체로 구성된 여성노동연대회의는 2일 ‘2006년 여성노동 5대 요구 선포 기자회견’을 갖는 것과 더불어 공식적인 ‘2006 여성의 날 공식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3일 역삼동 아세아타워 앞에서 열린 기륭영상문화제를 첫 시작으로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3자가 처음으로 공동개최하여 열린 ‘3.8세계여성의 날 98주년 기념 여성대회’가 용산구민회관에서 4일 개최되었다.

이날의 행사는 ‘가라! 빈곤 차별, 퍼져라! 풀뿌리 여성정치’라는 슬로건 아래 일하는 여성의 힘으로 풀뿌리 지방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었다. ‘풀뿌리 지방정치는 여성의 힘으로’라는 핵심 슬로건에서 보여지듯이 이번 5.31 지방선거에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민주노총에서 배출한 여성후보자만도 약 15명가량이다. 이중 성남 및 부천, 전주 등 시장후보는 3명. 김미희 성남시장 후보는 “여성의 힘으로 생활 정치를 실현하겠다”며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함께 연대하여 이번 지방 선거 기필코 승리로 이끌자”고 밝혔다.


“남성중심의 보수지방정치를 여성의 힘으로 판갈이”

문성현 민주노동당 당대표는 이날 대회사에서 “기층 민중이 함께 여성의 날 행사를 진행하게 되어 더욱 뜻깊다”며 “비정규직, 빈곤, 차별의 문제는 여성노동자의 힘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윤금순 전여농 회장은 “현재 한미FTA로 여성노동자와 여성농민은 숨이 끊어질 듯 겨우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며 “식당, 공장노동자, 농민 등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여성들은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겠다”며 한미FTA 관련 투쟁의 결의를 밝혔다.


이날 여성대회 참가자들은 ‘2006년 빈곤, 차별 철폐 및 지방선거승리 여성 선언문’에서 △비정규양산법 철폐 및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쟁취와 보육 및 교육의 공공성 실현 투쟁 △농업의 근본적 회생 및 남성중심 편견 타파 투쟁 △군국주의반대, 한반도 평화와 통일 투쟁 △남성중심 보수지방정치를 갈아엎는 풀뿌리 판갈이 실현 등을 결의했다.

빈곤 차별을 깨는 당당한 여성


기념식 및 문화공연, 상징의식, 행진 등 총 4부로 진행된 이날의 행사에서 사회보험노조와 LG카드노조가 평등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빈곤 차별을 깨는 당당한 여성’ 2부 행사에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여성당원의 몸짓공연, 여성연맹의 개사곡 노래공연, 보육노조의 ‘보육노동자의 현실 및 요구’를 담은 촌극, 르네상스호텔 조합원으로 구성된 서비스연맹의 퍼포먼스, 전여농의 활동영상, 청보리사랑의 노래공연, 보건의료노조의 무상의료실현을 주제로 한 극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진행되었다.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에 앞장 선 여성연맹의 이덕순 부위원장은 “도시철도 7, 8호선에서 청소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주 40시간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제도가 44시간 노동하던 때보다 임금이 열악하여 악법이 되고 있다”며 “거기다 요즘 재계약 시즌으로 스트레스는 날로 더해가고 있는데, 청소용역노동자인 우리만이 아니라 여기 모인 모든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여 40시간 임금보전과 고용승계, 입찰제도개선 등 반드시 쟁취했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