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20일.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래 군사 점령은 계속되고 있다. 점령 3년을 맞는 전세계는 ‘모든 군대의 이라크 철군’을 요구하며 ‘부시의 침략 전쟁’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점령 3년차를 맞는 지금까지 10만명이 넘는 이라크인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상-하수도 시설의 파괴, 의료체제의 붕괴, 급등하는 석유 가격, 실업률의 폭발적 상승 등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말하는 ‘민주주의의 승리’를 말하기엔 비탄에 빠진 이라크 민중의 삶은 처참하기 이를데 없다.
노무현 정부도 3200여명의 자이툰 부대를 이라크에 주둔시키고 있다. 대다수 파병 국가들이 이라크 철군 계획을 내 놓거나 실제 철군을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5월 지상자위대를 철군하기로 했고, 영국 언론들은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주둔 자국군을 내년 봄까지 모두 철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네번째 파병국인 이탈리아는 올해 모든 병력을 철군할 계획이다.
아마 부시 미 대통령의 유일한 버팀목은 전략적 유연성도 합의해 주고, 자이툰 부대를 유엔청사 경비와 유엔 요원 경호 업무 등 더욱 위험한 임무를 할 수 있게 하겠다며 장기 주둔을 언급하는 현 노무현 정부가 아닐까.
지지율의 하락 갱신기록, ‘무능하다’ 설문 조사 1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미 대통령은 침공 3주기 라디오 연설에서 “승리를 달성하는데 더 많은 싸움과 희생이 요구 될 것”이라고 말하며 “미국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이라크를 넘겨주지 않고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며 “어려웠지만, 올바른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칭찬해 마지 않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3주년을 앞둔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재임 기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지난 16일 부터 17일 까지 1020명의 미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여론조사기관인 프린스턴 서베이 리서치(PSRAI)가 전화 설문 조사를 실시 한 결과, 부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36%로 나타났다. 뉴스위크지는 '이는 부시 대통령의 재임기간 동안 조사한 지지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하며 '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의 반영'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인터넷 조사 기관은 '조지 W 부시, 그는 솔직한 것인가 무능한 것인가'라는 단답 질문을 던져 '무능하다'는 응답이 1위를 차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7년 동안의 조사 결과 '솔직하다'는 응답이 1위 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무능하다'는 답이 1위를 차지 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은 이를 인용해 "대통령이 여론조사도 엉망이더니 이젠 언어연상 테스트에서도 실패했다”라며 민심의 변향을 읽지 못하는 부시대통령의 무능함을 꼬집었다.
이라크 다음이 이란인가?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부시 대통령이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미국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대상에 대해 언제라도 선제 공격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들며 '이란에 대한 공격 반대' 의 요구를 공식화 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년 동안 핵무기를 개발해온 '이란'이 미국의 최대 위협국이 될 수 있다고 거명하며 핵 협상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진척이 없으면 대치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3.19 국제반전공동행동 참가자들은 “연일 계속되는 미국 행정부의 이란에 대한 강경 발언은 이라크 전쟁 직전을 떠올리게 한다”라며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다면 더욱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또 다른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전평화 세력의 행동은 매우 중요하다”며 반전 평화 활동가들의 막중한 책임을 물었다.
국제적인 철군 분위기와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도 죽을 쑤고 있는 부시 미 대통령이 '이란'이란 '강수'를 놓을지 여부는 알 수없으나 부시 대통령의 궁색한 지형은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