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골 구조물과 콘크리트가 널려 있는 공장 바닥에 매트리스 등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진압이 자행됐다. [출처: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
당시 살인적인 폭력 진압을 규탄하기 위해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실상을 폭로한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와 '현대하이스코 문제 해결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농성 진압 당시 경찰이 테러 진압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물대포에 전자총, 얼굴 조준해 고무총 발사... 노동자가 테러범?
경찰이 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테러범에게 쓰는 일만 볼트의 전자총, 고무총을 발사해 이미 물대포에 의해 온 몸이 젖어있던 노동자들이 감전되어 경련을 일으켰으며 이에 의해 크레인 밑으로 추락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고무총을 발사하며 얼굴을 정조준해 코뼈가 함몰되고, 특공대가 투입되어 정체 불명의 가스를 살포하는 등 대테러 작전을 방불케 하는 진압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노동자들이 농성 중이던 크레인은 11미터 높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진압하며 매트리스 등의 어떤 안전 장치도 설치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진압했으며, 큰 사고를 막기 위해 순순히 진압에 응하는 노동자들에 대해선 사측의 용역들까지 가세해 폭행을 가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당시 연행됐던 조합원들은 "구사대가 소방호스로 물대포를 쏘고 쇠뭉치를 던졌다", "경찰특공대가 테이져건과 전자총을 쏘면서 진압했고, 저항을 포기하고 엎드렸는데도 군화발로 짓밟았다", "구사대가 철사로 손목과 발목을 묶었다"는 등의 증언을 하고 있다.
▲ 구사대로 변장하여 진압에 참여한 형사들 [출처: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
▲ 경찰 특공대가 진압 당시 사용한 '테이져건' 총알. 끝이 낚시바늘처럼 되어 있으며 근육을 굳게 만든다. [출처: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
민주노총 광전본부와 범시민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들의 농성 책임을 물으려면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정몽구와 현대하이스코 자본에게 묻는 것이 상식"이라며 "현대차 자본의 앞잡이로 전락해 살인적인 진압을 한 책임자와 지휘관을 살인미수와 폭력으로 구속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27일, 현대하이스코 공장 앞 일만 명 집결
현대하이스코 문제 해결을 위한 27일 지역연대 총파업을 이틀 앞둔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는 25일 '최후통첩 기자회견'을 열어 정몽구 회장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광주전남본부는 "약속을 지킬 것인가, 분노의 파국을 맛볼 것인가"라는 성명서에서 "4월 27일 12시까지 모든 대화의 창구를 활짝 열어 놓을 것이지만, 12시 이후로는 오로지 노동자들의 거대한 폭발음만이 천지를 진동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지난해 11월 3일 노사정이 합의한 확약서를 이행하는 것만이 문제 해결"이라고 촉구했다.
광주전남지역본부의 27일 지역연대 총파업에는 기아자동차, 캐리어, 삼호중공업, 여수건설, 전남동부 경남서부건설노조 등 4만여 명이 합류하며, 현대하이스코 공장 앞에는 1만여 명이 집결할 예정이다.
한편,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박정훈 지회장과 순천교도소에 구금되어 있는 우범석 조직부장은 정몽구 회장과 현대하이스코의 확약서 이행을 요구하며 24일부터 옥중 단식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