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승무원들은 철도공사가 정한 KTX관광레저로의 이적 시한인 5월 19일까지 이적하지 않아 260여 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정리해고된 상태다.
서울부산KTX열차승무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화조차 거부하는 철도공사와, 말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면서 실제론 아무 책임과 권한도 없다고 변명하는 정부를 상대로 끈질기게 투쟁해 왔다"고 밝히고 "우리의 힘이 바위에 부딪혀 깨지는 계란과 같이 미약한 것이라 하더라도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염원하는 우리의 투쟁을 결단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 5월 24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KTX승무원 지도부 단식투쟁 선포 기자회견/이꽃맘 기자 |
이에 KTX지부는 24일부터 서울역 대합실 철도노조 농성장에서 정혜인 부산KTX지부장과 정지선 대변인의 단식 농성에 들어갔으며 '일방적 정리해고 조치 즉각 철회'와 철도공사의 성실한 대화를 요구했다. 철도공사가 26일 낮 12시까지 대화 요구에 응답하지 않을 시에는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의 강도를 더욱 높여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겠다는 한명숙 총리에게 호소합니다"
아울러 KTX승무원 10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 한명숙 국무총리 면담을 호소하며 과천 정부청사를 방문했다. KTX승무원들은 지난 4월 10일과 21일, 24일, 5월 3일과 4일 등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총리실을 방문하여 정리해고 철회 및 철도공사 직접고용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면담을 호소한 바 있다.
KTX승무원들은 한명숙 국무총리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경찰의 강제해산과 연행, 사법처리, 정리해고 등 시련에도 불구하고 KTX관광레저로 가지 않은 이유는 승무원으로서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며 "철도공사에 직접 고용되지 않고 승무원을 자회사에 위탁할 경우 열차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한명숙 총리께서는 오랫동안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해왔고, 국무총리 취임 이후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많은 기대를 갖게 됐다"면서 "외면하지 마시고 정리해고와 탄압에 고통받고 있는 KTX승무원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전했다.
▲ 이꽃맘 기자 |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당한 KTX승무원들 개인정보 공개 물의
한편 철도공사가 법원에 낸 'KTX승무원의 철도공사 사업장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서울역 대합실에 위치한 농성장 앞에 고시문이 게시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게시한 이 고시문은 KTX승무원들이 철도공사의 역사와 사업장에 진입하거나 확성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해당 고시를 손상할 때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울지법은 이 고시문에 피신청인인 KTX승무원 260여 명의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까지 기재된 명단을 함께 첨부했다. 파업중인 KTX승무원들의 개인 신상정보가 공공 장소에 적나라하게 노출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권두섭 변호사는 "피고나 피신청인 당사자에게 통보를 할 경우 주민번호를 기재할 수 있으나, 그것을 집행관이 공공장소에 게시할 때 일부를 삭제하거나 가리지 않고 그대로 게시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2001년에도 민주노총 서울본부 소속 간부들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으면서 경찰에 의해 주소와 주민등록번호가 공개돼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음란물 이용 등에 도용된 사례가 있어, 이번 철도공사와 법원의 조치가 다시 한번 논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