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지부는 15일부터 천막농성과 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농촌진흥청지부] |
농촌진흥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김인식 농촌진흥청장의 독단적인 기관 운영에 맞서 지난 15일부터 무기한 집단 단식 천막투쟁을 진행 중이다. 투쟁은 김인식 청장이 조합원 대다수(77.4%)가 유보를 요청한 ‘연구·지도직 승진’을 지난 12일 독단적으로 승진시행을 공표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농촌진흥청 노사는 현행 연구·지도직 공무원의 2계급제(연구관/연구사, 지도관/지도사)가 전문기술직에 적합하지 않은 것은 것으로 판단하고 2003년부터 해당직의 ‘단일직급제 도입’을 추진해왔다. 이에 금년에 중앙인사위원회는 단일직급 추진안을 검토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조 농촌진흥청지부는 “현재의 승진제도는 조직에서 필요한 분야의 ‘보직’과는 무관하게 ‘관’을 선발, 배치함으로써 조직발전 및 전문성을 해치고 배치 보직에 대한 충분한 이해 부족으로 다른 연구자와 갈등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며 “이원화된 관/사 제도와 그에 따른 차별로 계급 및 보직이 전문성과 능력에 우선하는 왜곡된 조직문화, 과도한 승진경쟁으로 양적 실적 쌓기 만연, 농촌진흥사업의 본연의 역할보다는 자신만을 위한 연구실적, 학연·지연 등으로 인한 승진의 객관성·합리성 결여 등은 연구자의 의욕상실 및 조직 갈등의 원인이 되어왔다”고 2계급제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출처: 농촌진흥청지부] |
노조와해 의도, 행자부 노조탈퇴 지침도 앞장서는 농촌진흥청
이러한 인사제도의 문제점 때문에 그동안 커다란 갈등을 겪은 결과, ‘단일직급제’ 추진이 농촌진흥청의 공식입장으로 확정된 바 있고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평직원들과 상호 협의해 민주적 결정이 기반이 되게 만들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김인식 청장이 부임하면서 이가 크게 훼손된 상황이다. 인사제도 뿐 아니라 김인식 청장은 지난 9일, ‘농촌진흥기관 혁신방안 대국민선언’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이러한 김인식 농촌진흥청장의 독단적 운영은 결국에는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김인식 청장은 어떤 기관보다 선도적으로 행자부 노조탈퇴지침을 이행하고 있다. 또한 노조의 투쟁이 이어지자 김인식 청장은 행자부에 “노조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역부족”이라며 지원을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석영 농촌진흥청지부 대외협력국장은 “청장의 일방적 연구·지도관 승진 강행은 청장의 독주에 노조가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 설명하고, “승진거부투쟁과 더불어 노조를 사수하는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지부 조합원들은 25일 진행될 승진다면평가를 거부하고 있으며, 이 날에는 농촌진흥청 앞에서 ‘반개혁적 승진강행, 비민주적 기관운영, 노조탄압 분쇄를 위한 전국공무원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사측은 이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불허한다는 방침이여서 갈등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