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즈한라 우진산업 노동자들은 지난 3월 노동조합을 만들자 회사가 교섭은커녕 일방적으로 폐업을 하였다. 우진산업이 라파즈한라에서 하던 일은 고스란히 다른 업체에서 하고 있다.
우진산업에서 로우더를 운전하던 김진국 씨는 “회사가 어려워서 문을 닫았다면 이해를 하겠다. 폐업을 한 이유는 단지 노조를 만들었다는 것 밖에 없다. 우진산업 노동자들이 쓰던 장비가 고스란히 다른 하청업체로 넘어가 작업을 한다. 또한 조합을 탈퇴하면 선별하여 근무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라파즈한라가 회사 안에 노동조합을 설립하지 못하게 하려는 술책이다”라며 우진산업의 폐업이 라파즈한라의 노조탄압의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우진 폐업 책임은 라파즈한라
“도저히 먹고 살 수 없어 노동조합을 통해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최저임금을 겨우 넘어서는 시급으로는 한 달에 잔업 특근 야간을 밥 먹듯이 해도 가정을 꾸려나가기가 힘들었다”며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고발한다. 한 달에 한 번 쉬기도 힘들고, 아침에 출근하면 다음날 오후에 퇴근해서 받는 돈이 겨우 100만원을 넘는다.
김진국 씨는 주머니에서 자격증을 꺼내 보여준다. 로우더, 불도우저, 기중기, 굴삭기, 레커 운전까지 먹고 살기 위해 취득한 자격증은 라파즈한라에서는 대접을 받지 못했다. “시멘트업계에서 세계적인 기업인 라파즈한라에서 장비를 운전한다고 하니 남들이 부러워합니다. 기업만 세계적이면 뭐 합니까? 거기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생계에 허덕이고,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거리로 쫓겨나야 하는데.”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다
지난 19일부터는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라파즈가 한국 들어와서는 노동착취뿐만 아니라 노조탄압을 하는 것은 자유를 숭상하는 프랑스의 수치 아닙니까. 프랑스에 모체를 둔 라파즈의 횡포를 프랑스 대사관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할 때입니다.”
세계적 기업인 라파즈한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국제노사관계에 관한 협약’을 국제산별연맹과 체결하였다. 위 협약에는 라파즈에 소속된 공장 및 회사와 함께 연관되어 영업을 하는 업체의 노조결성과 단체협약을 보장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근로시간과 노동조건을 특정한 수준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있다.
ICEM(국제화학에너지광산일반노련) 관계자는 “우진산업 노동자는 정규직을 대신하는 노동과 동일한 노동을 하고 있으며, 우진산업은 라파즈와 관련된 영업활동에 개입하고 있어 당연히 국제협약의 규정을 받는다”며, “폐업 자체가 국제노동기준위반이며, 3천원대 시급과 연 2,400시간에 이르는 초과근로도 국제협약에 위반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국제협약을 지켜야
또한, “노사관계 최고선진국이라는 프랑스를 모국으로 하는 라파즈그룹의 계열사 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대하여 크나큰 실망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라파즈가 국제노동단체와 맺은 국제협약을 준수하라”고 주장한다.
▲ 천막을 철거하려고 온 철거요원들의 차가 대기하고 있다 |
오후 3시 아셈타워 앞에 천막을 펼치자 강남구청 공무원과 철거용역업체에서 동원한 인력들이 천막을 철거하려고 달려들었지만, 화학섬유연맹 소속 노동자 등이 저지를 하였고, 화섬연맹은 그 자리에서 라파즈한라 규탄집회를 시작하였다.
우진산업 노동자들은 강남구청이 천막을 철거하더라도 아셈타워 앞에서 노숙농성을 전개하겠다고 하며, 화섬연맹은 오는 28일 아셈타워 앞에서 화섬노조 임단투 전진대회를 시작으로 라파즈한라가 교섭에 나올 수 있도록 투쟁의 강도를 높이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