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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의 비리척결을 요구하며 종로구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공동투쟁단)이 3일 오전 종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월 26일과 28일에 양일에 걸쳐 종로구청와 용역철거업체 직원 및 경찰에 의해 폭행, 감금 및 성추행을 당했다”며 종로구청과 경찰의 폭력 사례를 수집해 이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출했다.
공동투쟁단, “종로구청 직원들, 장애인 폭행 및 성폭력 자행해”
공동투쟁단은 지난 달 26일 △성람재단 비리척결 △비리이사진 전원해임 △민주이사진 구성 등을 요구하며, 종로구청 앞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바 있다.
공동투쟁단에 따르면 농성 첫날인 지난 달 26일 종로구청 소속 직원들은 2차례에 걸쳐 농성장에 난입해 집기 등을 부수고, 공동투쟁단 회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특히 26일 밤10시 경 종로구청 직원 70여 명은 휠체어 장애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구청 직원들의 불법 철거와 폭력행위에 항의하는 여성들의 가슴을 뒤에서 만지는 등의 성추행까지 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민 ‘사회복지시설민주화와공공성쟁취를위한전국연대회의’ 활동가는 “종로구청 직원들은 휠체어 장애인들에게 덤벼들어 빼앗은 플래카드로 농성 참가자의 목을 휘감고, 전동휠체어를 2-3명이 잡고 흔드는 등의 폭행을 자행했다”며 “당시 종로구청 직원들은 ‘공무집행중’이라고 말했으나, 이들 중 일부는 만취상태로 새벽까지 남아 농성참가자들에게 욕설을 내뱉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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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한 농성참가자가 종로구청 직원들에 의해 사지가 들린 채로 농성장밖으로 옮겨지고 있다 [출처: 장애인문화공간] |
“종로구청, 재단비리 척결 목소리 억누르려는 것”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을 가리지 않고 자행된 종로구청 직원들의 폭력은 이틀 뒤인 28일에도 이어졌다. 공동투쟁단은 “28일 오전 10시 30분 경, 종로구청 직원과 용역철거업체 직원 200여 명은 다시 농성장에 난입해 농성장에 머물고 있던 10여 명의 농성참가자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고 밝혔다.
공동투쟁단에 따르면 종로구청과 용역철거업체 직원들은 당시 휠체어에 앉아있는 장애인들을 길바닥으로 밀어내고, 농성참가자들의 얼굴과 몸을 마구 때렸다. 또 공동투쟁단은 “구청 과 용역직원들은 농성차량 밑에서 저항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구청 직원들은 여성 활동가의 옷을 잡아당겨 상의가 다 벗겨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공동투쟁단은 또한 이틀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농성참가자들에 대한 종로구청 직원들의 폭력이 자행되는 동안 경찰이 구청 직원들의 폭력을 제재하지 않고, 오히려 비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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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구청 직원들이 한 휠체어 장애인을 바닥으로 끌어내린 뒤 농성장 밖으로 끌고가고 있다 [출처: 장애인문화공간] |
공동투쟁단은 종로구청 측의 폭력 행위에 대해 “종로구청의 만행은 재단비리 척결이라는 정당한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것이며, 성람재단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지고서도 직무를 유기하고 오히려 비리법인을 비호하는 작태”라고 지적하며 종로구청에 사과 및 책임자 처벌과 성람재단 비리 척결을 촉구했다.
한편, 종로구청은 공동투쟁단의 검찰 고발 조치에 대해 “오히려 공무원들이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27일 공동투쟁단 소속 단체들을 공무집행방해 및 집시법 위반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고발한 상태다.
이사장과 이사진의 비리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성람재단은 13개 장애인 및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법인으로 정부로부터 매년 총 100억 원 이상을 지원받고 있다. 성람재단 전 이사장 조 모 씨는 1개 시설에서 27억 원의 국고보조금 횡령으로 구속된 상태다. 그러나 조 모 씨는 구속 직전 친구에게 이사장 자리를 물려주고, 자신의 아들을 이사로 선임하는 등 현재까지 재단 비리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