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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사기극](2)뼈를 발라낸 살코기에 광우병 위험물질이 없다?

지난 9일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CBS 라디오〈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하여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라도 살코기에서는 광우병 병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뼈를 발라낸 살코기는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얘기다.



심지어 박현출 농림부 축산국장은 9월 4일자 경향신문 기고문에서 “OIE나 WHO 등 국제기구는 현재까지 광우병에 감염된 소의 것이라도 골격근(살코기)에서는 광우병의 원인체가 확인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현출 국장은 “과학적·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주장은 매우 위험하다. 특정 개인 또는 단체가 스스로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광우병을 의도적으로 활용한다면, 그것은 국민의 안전을 한낱 도구로 사용하는 매우 비도덕적인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며 시민단체를 비열하게 매도했다.

  일본 정부가 국제수역사무국에 제출한 공식 문서. 일본 정부는“ BSE감염 소의 근육을 접종한 마우스 10마리의 중 1마리에서 BSE병원체의 축적이 확인되었다고 하는 보고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이러한 주장은 살코기에도 광우병 병원체가 존재한다는 세계적인 광우병 학자들의 연구성과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더군다나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국제수역사무국에 제출한 공식 문서에서 “골격근(살코기)에도 광우병 프리온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문서에서 “일본의 경우, 살아있는 상태에서 광우병의 임상증상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변형프리온단백질이 몇몇 말초신경조직으로부터 검출된 사례가 2건이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 정부는 “광우병 감염 소의 근육을 접종한 10마리의 쥐 중에서 1마리에서 광우병 병원체의 축적이 확인되었다고 하는 보고(Buschmann, A & Groschup(2005),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192,934-942)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둘 중의 하나는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진실을 가리기 위해서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통하여 대국민 사기극의 주범을 가려보도록 하자.

스위스의 과학자 아드리아노 아구치(Adriano Aguzzi)는 지난 2003년《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산발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sCJD)에 걸린 사람 32명 중 8명의 근육에서 위험한 프리온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프리온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프루시너 박사도 살코기를 통해 프리온이 전파될 수 있으며, 저농도의 프리온이 상당량 축적됨으로써 광우병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쥐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스크립스 연구소도 최근 《사이언스(Science)》에 “쥐 실험을 통해서 프리온이 원인이 되는 새로운 유형의 심장병을 규명했으며, 프리온은 혈액순환을 통해서 심장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왼쪽) 2006년 7월 7일자 《사이언스(Science)》표지 (오른쪽) 프리온이 쥐의 심장근육에 침착되어 심장병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스크립스 연구소의 올드스톤 교수.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전염병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올드스톤(Michael Oldstone) 박사는 “지금까지 프리온은 만성적인 신경질환의 원인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 연구팀은 프리온이 새로운 유형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따라서 프리온이 원인이 되는 질환 연구를 더욱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쯤되면 대국민 사기극의 주범이 누구인지 확실히 가려졌다. 노무현 정부가 신봉하는 ‘국제기준과 과학’은 사이비 종교에 가까운 것 같다. 살코기에 광우병 감염물질이 들어 있다는 ‘진정한 과학적 연구 성과‘는 노무현 정부가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이비 종교 과학‘ 앞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10년 전의 영국 정부를 떠올리게 만든다. 당시 영국에서는 인간광우병으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지만, 영국의 정부 과학위원회는 “인간이 BSE에 걸릴 위험은 거의 없다”고 국민들을 속였다. 영국 정부의 수의학 담당 부국장 케빈 테일러와 농업장관 존 굼머는 “BSE가 동물에서 인간에게로 전파된다는 증거는 세계 어디에도 없으며, 참조할 수 있는 모든 과학적 증거들에 비춰볼 때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영국 국민들을 기만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박홍수 농림부 장관, 그리고 농림부 실무 관료들에게 경고한다.

“객관적으로 드러난 과학적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여 광우병 위험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는 비열하고 비도덕적인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팔아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은 없다”
덧붙이는 말

이 글은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편집국장의 글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