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민주노총은 암적 존재”

민주노총, “의견서 작성의 기본도 모르는... 용서치 않을 것”

국제노동계조사단, “한국 정부 노동탄압 깊은 우려”... 노동부, “반박할 가치도 없어”

국제노동계조사단이 지난 8월 방한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보고서에 대해 노동부가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를 만들어 OECD에 제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자료에서 노동부는 “국제노동계조사단의 보고서가 한국 노동조합, 특히 민주노총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편향된 입장을 제출하고 있음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라며 민주노총을 “암적인 사항”이라 격하게 표현하며 비난해 민주노총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동부는 제출한 자료에 노동자가 경찰을 때리는 장면을 담은 사진만을 골라 담기도 했다.

국제자유노련(ICFTU), OECD노조자문위원회, 국제산별연맹(GUFs)은 지난 8월 24~28일 방한해 한국정부의 노동탄압 상황에 대해 조사한 후 “노동자의 권리와 노조권이 심각히 침해당하고 있는 한국의 노동 상황 악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ILO결사의자유위원회와 OECD고용노동사회분과위원회에 제출하고 조사단 파견을 요청한 바 있다.

이러한 국제노동계조사단이 제출한 보고서에 대해 노동부는 “일일이 반박할 가치도 없는 부정확한 세부사항을 담고 있다”라며 신뢰성까지 의심했다.

노동부, “민주노총 암적 존재” 표현에 폭력장면만 모아 OECD에 제출

노동부는 “일부 노동계는 죽음에 이른 파업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노사관계의 전반적인 긍정적인 상황에 있어 하나의 ‘암적인 사항’이 민주노총과 같은 일부 노동조직이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과도한 노동운동”이라고 민주노총을 비난했다.

이어 국제노동계조사단이 한국정부의 “전투경찰의 잦은 동원”에 대해 지적하고 “전경 병력의 위협적 존재 자체가 야기하는 위협과 대결의 분위기는 현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한국정부의 폭력적 노동자 탄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해 “비록 주장이 합법적이라도 하더라도 조합원이 행사한 폭력과 파괴는 어떤 나라에서도 허용될 수 없으며, 형법에 의해 다스려져야만 한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노동부는 이에 대한 근거로 노동자가 경찰을 때리는 장면의 사진만 골라 자료에 첨부했으며, 작년 12월에 있었던 홍콩에서의 WTO반대 투쟁과 작년 사회적 합의주의를 둘러싸고 민주노총 내부에서 있었던 폭력까지 언급하며 조합원들간의 갈등과 폭력은 물론이며 해외에서까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민주노총의 투쟁을 매도했다.

노동부, 공무원노조 투쟁에 “특히 악랄한 사례” 비난

국제노동계조사단의 보고서는 “가장 경악스러운 사례 중 하나가 행자부의 지침”이라며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압력은 엄청난 것이었다”라며 한국정부의 전국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공무원노조 조합원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의무를 자주 위배하며, 불법적 정치행동에 몰두하고 있다”라며 “특히 악랄한 사례”로 전국공무원노조가 평택미군기지 이전 반대 투쟁에 결합한 것을 꼽기도 했다.

노동부는 결론으로 “국제 노동조합운동이 다른 의도 없이 진실로 한국 노사관계의 조화와 발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면, 폭력 투쟁과 사회적 대화 거부에 몰두하고 있는 노동단체들의 주장을 공허하게 방어하기 보다는 합리적 조언을 제공하고 필요한 이들에게 지원을 제공하는 경우에 연대의 정신이 가장 잘 구현될 것”이라며 “사회진보는 ‘참여와 대화, 합의’를 통해 이룩되는 것”이라고 국제노동단체들에게 훈수까지 두었다.

  16일 열린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환노위 소속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확대한 한국정부 입장문을 들어보이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최인희 기자

이상수 “표현이 과도한 것 인정해” ... 민주노총 “국제사회 신뢰 깡그리 상실”

16일 진행된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노동부가 사용한 ‘암적인 사항(scourge)' 등의 격한 단어에 대해 지적하며 문제제기 하자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표현이 좀 과도한 점은 인정한다”라며 사태를 무마시키려 노력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내고 “정부가 국제기구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반성과 개선책은 내놓지 않고 정부의 노동탄압을 은폐하기 위해 공정하고 진실하지 못한 의견서를 보낸 데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한다”라고 비판하고, 노동부가 “현 노동운동목표가 노동자의 사회경제적 이해와 노동조건 개선이 아니라 이라크 파병군 철수, 신자유주의 분쇄 등 정치 이데올로기 문제들까지 포함하고 있다”라고 민주노총의 투쟁을 비난한 것에 대해 “이는 노동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과 노동조건개선이 정부의 정책과 정치권의 다양한 정치활동에 의해 규정받고 있다는 것을 정부만 모른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이번 자료 제출은 의견서 작성의 기본도 모르는 행위로서 우리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깡그리 상실시키는 것”이라며 “정부가 우리를 암적 부분으로 비유하며 우리의 권위와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며 하반기 총파업 투쟁으로 정부의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을 분쇄하고 노동자의 생존권을 사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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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 국제노동계조사단 ,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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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가슴이 다 후련하네
    노동부 홧팅!! 이상수 장과 홧팅!!1

  • 전문가

    국제노동조사단에 민주노총이 직원 노조 하나 만들어주면 평가가 싹 바뀔걸요
    안 당해보면 함부로 말할 수 있죠
    하지만 당해보면 평가가 달라지죠
    민주노총이 노동운동한다고 보는 사람있나요. 정치운동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제도, 어떤 지원을 만족을 시킬수가 있나요
    하나를 주면 2개를, 2개를 주면 4개를 ... 끝도 없어요
    싸우는 수 밖에 노동자는 보호하되, 민주노총과는 싸워야 한다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