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가 없다면 산,바다 건너 협상단 만나러 가겠다

[인터뷰](3)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전국의 농민들이 바쁜 일손을 놓고 제주도에 도착했다. 22일 농민단체 대표자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되기 직전,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이 기자회견에 참석하려 하자 경찰들이 의장을 막아세웠다. 농민들의 동향과 움직임에 경찰들은 예의 주시하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 모습이지만, 폭력적으로 막아세우기 보다 농민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임을 잊고 있는 것 같다.

기자회견장에서 문경식 전농 의장을 만났다. 농민의 생존권과 생명 산업이라는 농업의 미래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의장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공항에서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계적으로 강력한 투쟁력을 자랑한다는 전농, 그 싸움의 절실함을 전농 의장을 통해 들어보자.

이하는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문경식 의장
어제 제주에 왔고, 온 김에 중문단지에 가 봤다. 경찰이 차량 검문 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미 길 곳곳에 컨테이너를 설치해서 놓은 상황을 확인했다. 농민단체들을 과도한 '싸움꾼'으로 묘사하지만 현재 농민단체들은 정부 협상단과 대화를 하자고 제안해 놓은 상황이다.

협상이 진행되는 한국 협상단 그리고 이해 당사자인 농민들, 그리고 정책의 주체인 농림부가 협상 기간동안 4차 협상에서 논의될 내용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양보할 것, 주장할 것, 정부의 농업 대책 등을 함께 논의할 자리를 만들고 논의 협의하자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화하자고 손 내밀었는데 이 요구조차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농민들은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협상단을 만나기 위해 협상장으로 갈 것이다. 대화하자는 데 공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협상단을 만나기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하지 않겠나.

4차 협상에 쟁점이라 할 것도 없을 만큼 모든 영역들이 쟁점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협상을 중단하는 것이다. 협의하고, 합의하고, 대책을 세운 뒤 국민들과 이해당사자들과 충분히 논의해 따져보고 협상하자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최소한 국민적 동의는 얻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바쁜 추수기, 농민들이 일손을 놓고 한미FTA 협상 저지를 위해 제주도에 왔다. 지금 당장 FTA를 막지 못한다면 이후에 누릴 수확의 기쁨 조차, 그 기회 마저도 박탈 당하게 될 것이 뻔하다. 전국의 농민들은 올해 수확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의지를 갖고 협상을 중단시키자고 결의를 모았다. 오늘, 내일 2 천여 명의 농민 원정투쟁단이 제주에 도착할 예정이다.

농민들이 이 바쁜 시기 절박한 마음으로 제주에 왔다. 한미FTA협상을 중단하는 것은 농민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요구하는 바이다. 우리의 주장이 관철될 수 있도록 제주에서 열심히 항의를 하고, 만약 협상을 저지시키지 못 한다면, 오는 11월 22일 농민, 노동자, 청년, 양심있는 지식인들이 함께 전면적으로 거리에 나서는, 민중항쟁을 진행할 것이다. 정부가 아니라면 민중행동으로 한미FTA를 중단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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