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1인시위마저 봉쇄...피켓 부수고 몸싸움

도민운동본부, “도대체 어느 나라에 이런 집시법이 있나”

경찰이 한미FTA를 반대하는 1인 시위마저 저지하기 위해 공항 근처 거리에서 집회참가자들을 봉쇄하면서 약 1시간 동안 무력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이 피켓을 부순 뒤, 종이 선전물을 들어 보이는 참가자들.

  몸싸움 중인 경찰과 참가자들

  한 대표자가 부숴진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경찰들에 의해 산산히 부서진 피켓의 잔해

오후 1시 50분경 한미FTA저지제주도민운동본부(제주도민운동본부) 대표단 9명이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차량을 타고 제주공항 앞 인도에서 내리던 중 그 자리에서 경찰에 의해 감금됐다.

경찰측은 시위단원들이 서로 피켓을 나눠갖던 중 한명이 피켓을 들어 보였다는 이유로 1인 시위가 아닌 불법집회로 간주된다고 주장했다. 진압 과정 중 경찰이 피켓을 부수고 항의하는 참가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1인 시위도 막는 것은 대체 어느 나라 집시법이냐”고 항의하는 제주도민운동본부 대표단에게 경찰은 “제주시에서 하라고 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몸싸움이 격렬해 지고, 항의가 계속되자 경찰들이 이에 응수, 1인 시위 공간을 확보해 주며, 분산 배치 했다.

이후 대표단의 항의가 이어지자 “여러 명이 모여 있으니 항의집회를 하는 것”이라며 다시 참가자들을 밀치며 몰아세웠다. 경찰들은 “불법집회로 체포, 감금하겠다”며 시위대를 협박하기도 했다. 상황은 제주경찰서 정보계장이 현장에 찾아와 대표단에게 사과하면서 경찰들을 해산시키는 걸로 마무리됐다.

고대언 제주도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표현의 자유가 법으로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FTA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1인 시위도 신고해야 한다는 억지 논리를 펴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를 막아서라도 FTA를 관철시키려 하는 것이 노무현 정부의 의지가 아니겠냐”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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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kgjd

    세상에... 제주도가 계엄상태라더니 맞네요.
    지금 제주도 내려 가있는 친구한테 연락해보니
    중문단지 들어가는 족족 검문을 하고 버스도 중지시키고 검사한답니다. 참 내.
    시위가 그리 무서우면 협상은 왜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