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협상, 일괄타결로 가지 않겠나"

[인터뷰](5) 신형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정책국장

그간 암묵적 동의를 표하던 한국제약협회가 24일 조건부 한미FTA협상 반대의 입장을 공식화 했다. 또한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단계적으로 투쟁수위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4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한미FTA협상에서 그 어느 협상보다 말이 많은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제약협회의 이 같은 행보에 관심이 집중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약협회가 한미FTA 협상의 ‘찬성’을 위한 조건으로 내놓은 내용은 △선별등재제도를 관철하기 위해 미국의 요구조건을 대폭 수용하는 협상전략은 포기 할 것 △제네릭의약품에 대한 미국측의 지나친 가격인하 요구는 명백한 내정간섭 행위, 미국의 의도대로 가는 차별적 제네릭의약품 가격인하 방침을 철회 할 것 △의약품의 공공성을 감안하여, WTO 등 국제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미국의 과도한 지적재산권 보호 요구를 거부할 것 등으로 얼핏 한미FTA 협상을 반대했던 보건의료 단체들의 주장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또한 제약업계도 FAT 협상 자체가 별 도움 될 게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처럼 보인다.

  신형근 정책국장 [자료사진]
신형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 정책국장은 “제약협회의 이런 입장 발표는 그간의 제약협회가 보여준 행보 속에서 그 맥락을 이해해야한다”고 설명한다.

조건부 찬성론.. 그 배경은 기업의 이익 유지

제약협회의 입장 발표와 관련해 건약도 논평을 내 협회에 대한 바램을 밝혔다.

건약은 “한미FTA 반대는 당연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국민의 이해와 연관되어 있는 입장이어야지, ‘제너릭 약가 인하 반대’처럼 현재의 약 가격을 고수하기 위한 수단으로의 ‘한미FTA 반대’를 주장하는 제약협회의 입장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신형근 정책국장 “제약협회가 그간 암묵적으로 한미FTA 동의해 왔던 이유는 현재 의약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그 이익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해석했다.

제약협회는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한미FTA에는 오히려 암묵적으로 동의해 오면서 ‘약제비 적정화 방안, 선별등제 방식 도입'에만 적극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 온 그간의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신형근 정책국장은 제약협회가 ‘조건부 반대’의 카드를 꺼내든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한 예로 ‘제네릭 약가 인하 반대’의 조항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보건복지부가 내 놓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실시되면 약제비가 절감되고 보장성을 강화 하는 부분이 있다. 이 제도를 도입하는 이유는 현재 의약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가격을 합리화 하자는 것이다. 이는 또한 현재 약 가격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약협회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나 선별등제 등 에 만 적극적으로 발언을 해 왔던 것이다.

결국 제약협회가 내놓은 내용은 “정부를 향해 제네릭 가격을 인하 하지 않거나, 선별 등제 방식 도입을 철회 해 약 값의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약이 있다면, '한미FTA 찬성할 수 있다'는 맥락이 깔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두 번째는 의약품 선별등제 방식이 현재 원안대로 보건복지부를 통과해 12월 2일 경 발표될 예정이라는 시기적인 판단 때문이다. 신형근 국장은 “발표 될 것을 포석에 깔고 안 받아 주면 액션을 취하겠다는 식으로 한미FTA 협상 카드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24일 기자회견에서도 '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고로 제약협회가 기업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전술로 한미FTA 조건부 찬성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신형근 정책국장은 “제약협회가 진정으로 국민을 이해와 연관해 한미FTA 반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이익만 앞세우고 있고, 제약협회의 이번 행보는 그 특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그동안 선별등재제도, 약가인하정책과 맞물려 한미FTA를 놓고 정부와 업계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으나, 이 거래가 수포로 돌아가 제약협회가 정부 압박용 카드를 들고 나온 게 아니냐는 추측도 일고 있다.

의약품/의료기기 협상의 전망...‘일괄 타결의 가능성’ 높아 보인다

신형근 정책국장에게 의약품/의료기기 협상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신형근 정책국장은 4차 협상 직전에 진행된 화상협상에서 별다른 내용이 없음을 들며 “아마 의약품 분야는 쟁점과 여론적 지형을 고려했을 때 그대로 타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3월 내 타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다른 분야와 일괄 타결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일괄타결론'에 무게를 실었다.

보건복지부가 한미FTA는 잘해도 '손해'라 말했던 사례를 들며, “이 부분은 보건의료단체들과 국회 나 국민 여론등 그 동안 많은 논쟁과 대응이 있었기 때문에 보건복지부도 쉽게 협상을 들어주거나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적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물론 타결의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혹 윗선에서 압박한다면 일괄 타결로 가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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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쵸이노리

    http://www.kpanews.co.kr/web/news/news_read.jsp?seq=89111&pcode=2

    읽어보세요..흐음 이거 뭐..

  • future

    구타유발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