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채널', KBS청원경찰 물리력에 출입 저지돼

기자회견 후 KBS 측 면담 요청 과정에서 경비 등 20여 명과 충돌

14일 오후 3시, KBS 본관 앞에서 한바탕 난투극이 벌어졌다. KBS 열린채널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자발적 시민제작자들의 모임 ‘닫힌채널’ 회원들이 KBS 사장 혹은 KBS 열린채널 담당자와의 면담을 위해 KBS 본관 1층에 마련된 시청자광장에 진입하려던 것을 KBS 경비와 청원경찰 등 20여 명이 저지하면서 벌어진 소동이었다.

내내 침묵으로 일관하던 KBS 측 관계자는 “피켓 등 단체행동에 대하여는 안전을 위해 이를 얼마든지 촬영할 수 있으며,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답변을 이어가며 이날의 충돌을 정당화했다.

  /안창영 기자

이에 대해 김이찬 ‘닫힌채널’ 대표는 “답답하다”며 “물리력으로밖에 지킬 수 없는 것이 공영방송 KBS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진필 ‘닫힌채널’의 시민제작자는 “지난 시청자광장 방문 때도 물리력으로 출입을 저지당했다”며 “당시에는 불과 4명이었고, 오늘도 그렇지만 피켓을 들고 있었을 뿐 폭력을 행사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청원경찰은 국가기관 또는 공공단체 등에 배치된 경찰을 의미하며, 청원주의 구역을 관할하는 경찰서장의 감독을 받아 경비구역 내에 한하여 ‘경찰관직무집행법’에 의한 경찰관의 직무를 행한다. 은행에 배치되어 있는 경찰도 이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경찰청 관할 경찰과의 충돌이었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KBS 측의 해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광장은 방송기술 관련 전시장과 카페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공휴일이나 토, 일 오후 6시까지 누구나 이용가능 하도록 개방되어 있다. 그러나 KBS 측은 ‘우루루 들어가는 것을 보고 막았다’거나 ‘피켓’을 들고 있었다는 점에서 단체행동이었다는 이유로 출입을 막았을 뿐더러 이 과정에서 무기도 소지하지 않은 이들을 물리력으로 저지했다.

주봉희 KBS노조 비정규직지부 위원장은 “국민 방송 KBS가 지난 50여 년 동안 권력의 종 노릇을 해왔다”며 “지금의 KBS는 국가권력, 방송권력이며 공영방송으로서의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KBS 본관 앞에서 김이찬 대표와 박채은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정책실 활동가로 구성된 대표단과 권순우 KBS 서비스팀장과의 조촐한 면담이 이루어졌다. 이 자리에서 권순우 팀장은 이번 ‘꿈이 자라는 땅’과 관련하여 “영상이 어그러져서 삭제될 이유는 명백하나 이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하지 않은 점에 대해 담당 피디가 사과를 했다”고 밝혔으며, 나머지 요구사항과 관련하여 “열린채널 운영소위원회 창구를 활용해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밝혔다.

대표단은 △이중심의 철폐 △편성시간 확대 등 요구사항과 열린채널 정상화를 요구하며 온라인서명을 벌인 163명의 시민제작자의 서명 등을 권순우 팀장에게 전달했다.

한편 이들은 2시부터 전국 5개 도시의 KBS 총국 앞에서 열린채널 정상화를 요구하는 ‘온기충전’ 기자회견 및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12월 14일 ‘우리 모두가 구본주’의 열린채널 불방사태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가 KBS 앞에서 열렸던 것에 이어 딱 일 년이 지난 이날, 이들은 지난 9월 기술적인 이유로 뒷부분 3초가 삭제된 채 방영된 ‘꿈이 자라는 땅’에 대한 KBS 측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하고 시민제작자 소위원회 위원 동수로 구성된 특별위원회 구성을 KBS 측에 촉구했다.

  닫힌채널 기자회견 모습/안창영 기자

이 기자회견에서 김이찬 대표는 “KBS는 이마리오 시민제작자의 ‘주민등록증을 찢어라’는 제목이 너무 강하다며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고,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의 경우, 10번의 심의를 거쳐야 했다”며 “외부 목소리를 차단하고 문화다양성을 파괴하며 공공성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 망령과 KBS의 탐욕이 느껴진다. 양보할 수 없는 시민의 목소리 역시 전파를 통해 전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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