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차 협상서 방송시장 전면 개방 요구할 것”

언론노조, “정부 부처 방송시장 현행유보 전환 기도” 폭로

오는 15일부터 열릴 한미FTA 6차 협상에서 미국이 방송 규제 현행유보 전환 등 방송 · 문화 시장에 대한 전면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방송 위원들에게 개방 목록을 작성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11일 오전 10시경 외교통상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며 “외교통상부와 재정경제부는 마구잡이 방송 · 문화 시장 개방 기도를 당장 멈추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6차 협상에서 미국이 방송 · 문화 시장에 대해 요구할 사항은 △방송 관련 규제의 미래유보에서 현행유보로의 전환 △스크린쿼터를 미래유보에서 현행유보로 전환 △시청각 서비스 시장의 개방이다.

개방 사항이 현행유보로 지정되면 장래에 개방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규제 조치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현재의 개방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방송 · 문화 시장 에 대해 필요에 따라 추가 규제가 가능한 ‘미래유보’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외교통상부와 재정경제부에서 미국의 요구대로 방송시장의 현행 유보 전환을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노조의 주장이다. 방송위원들을 상대로 개방 목록을 만들라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일부 방송위원이 정부에 동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

언론노조가 밝힌 국내 방송 시장 개방 내용은 △미국 방송 재송신 시 더빙 허용 △국산 프로그램 방송 쿼터 완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소유제한 철폐 △디지털 전송 영화 등에 대한 규제 불가 등이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련) 사무처장은 “미국 방송 더빙을 허용할 경우 YTN, MBN뿐만 아니라 지상파 보도라인 모두가 허물어질 것이며, 방송 쿼터를 완화하면 방송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전파할 기회는 없어진다”이라고 경고했다. 또 “외국인 소유제한을 철폐하면 외국 방송이 1~2년 내 지상파 방송까지 진출해 한국 방송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협상 능력이라고는 없는 재정경제부와 외교통상부의 관료 세력들이 마구잡이로 방송시장을 개방하는 폭거이자 만행을 부리고 있다”며 “주제넘은 짓은 그만하고 협상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노조는 정부 관계자를 통해 이번 6차 협상에서 논의될 미국의 핵심 쟁점 7가지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가 공개한 미국의 핵심 쟁점은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 국내 자동차 세제의 개편 △스크린쿼터를 미래유보에서 현행유보로 전환 △방송 관련 규제의 미래유보에서 현행유보로의 전환 △국내 의약품 약값 결정 과정에 대한 미국 업계의 참여 및 미국산 신약에 대한 높은 약가 보장 △일정한 크기 이상의 뼛조각이 검출된 상자만 반송하는 방식으로 쇠고기 검역기준 완화 △시청각 서비스 시장 개방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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