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협상, 국민 기만하는 ‘정치적 쇼’일 뿐”

범국본, 미국 측 협상단 입국 규탄 기자회견 열어



오는 15~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FTA 6차 협상을 앞두고, 14일 오후 5시경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를 비롯한 미국 측 협상단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같은 시각 미국 협상단이 통과할 것으로 예정된 입국 관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 협상이 ‘묻지마 타결’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미국 협상 대표단은 즉각 한국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이번 6차 협상에서 무역구제, 의약품, 자동차, 위생검역(SPS) 등 핵심 쟁점이 됐던 분과들은 전부 협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범국본은 “6차 협상은 쟁점이 덜 되는 사항을 이른바 ‘가지치기’하고, 농산물 등 정작 중요한 문제는 별도의 공간에서 밀실협상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위험한 기도가 노골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범국본은 이어 “양국 협상단이 정작 중요한 사항은 밀실에서 협상하면서 사소한 사항을 두고 밀고 당기는 분위기를 연출하려 한다”며 “결국 한미 양 국민을 기만하기 위한 정치 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정현 한의계공동대책위원회 전국한의과대학학생회연합 의장은 “FTA의 본질은 공공성 침해이기 때문에 FTA에 반대한다”며 “상호자격 인증 논란을 시작으로 FTA 반대 투쟁을 시작했지만 6차 협상에서 상호자격이 논의되지 않더라도 한미FTA 반대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측 협상단은 범국본을 피해 당초 알려진 관문과는 다른 곳을 통해 공항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범국본은 14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협상 기간 동안 본격적인 한미FTA 저지 투쟁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협상 첫 날인 15일에는 서울 신라호텔 앞에서 협상 규탄 기자회견을 연 뒤 오후 6시 촛불 집회를 개최한다. 16일에는 오후 2시 대학로에서 ‘한미 FTA 저지 민주노동당 결의대회'와 4대 종단 기도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범국본은 17일 오전 11시 협상 저지 기자회견과 함께 15일부터 한미FTA저지 단식 농성에 들어가는 민주노동당 의원단들과 함께 동조단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18일에는 서울 시내 곳곳에서 선전전과 서명전을 벌이고 오후 6시 촛불집회를 진행한다. 19일에는 6차 협상에 대한 범국본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12일 “폭력 시위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며 지난 협상에 이어 6차 협상에서도 범국본이 주최하는 모든 집회를 불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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