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의원단이 단식 노숙농성을 하는 뒤로 전경들이 신라호텔 시설보호를 하고있다./이정원기자 |
이날 오후 3시, 투쟁 보고대회를 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선 9명의 의원들은 다소 여윈 모습에 5일 내내 겨울바람을 맞아 얼굴 살갗이 벌겋게 텄다. 의원단 주위를 에워싼 당원들의 박수에서 격려와 안쓰러움이 반반씩 섞여 나왔다.
대회사를 한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국회의원의 기자회견마저 가로막는 노무현식 유신 방식으로 한미FTA를 체결하려 하고 있다”며 “한미FTA 저지의 현장에 민주노동당이 기록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광훈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있지 않고 노숙 농성장에 나와 있는 것은 불법”이라며 “국민의 통제를 벗어난 대통령, 외교부가 한미FTA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데 오죽하면 국회의원들이 나와 농성하고 있겠냐”고 말했다.
정광훈 공동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앞으로는 야전 투쟁하지 말고 꼭 국회 안에서 민중을 위해 나서달라”며 당부 아닌 당부를 전했다.
“민주노동당 단식농성, 국민대항쟁의 계기로 만들자”
▲ 한미FTA6차 협상 중단 단식 노숙농성을 마치며 권영길의원이 소회를 밝히고 있다./이정원기자 |
심상정 의원은 “협상단이 말하는 ‘가지치기’는 밀실로 가기 위한 명분 축적용 협상을 뜻하며, 6차 협상에서 투자, 서비스 등 분과에서 한국의 완전한 양보와 후퇴가 기정 사실화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심상정 의원은 “농성 투쟁은 협상이 끝나는 오늘 5시 30분에 마무리되지만, 앞으로 국회와 현장에서 국민대항쟁으로 보다 큰 투쟁을 만들어가기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있음을 국민에게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회의원이 기자회견을 취소당하고 길거리에 나앉아 노숙농성하고 있는 것 자체가 한국 사회의 비극”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권영길 의원은 “농성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각본대로 짜여져 진행되는 한미FTA가 이대로 타결되면 한국 사회와 노동자, 농민, 서민들은 어떻게 하나에 대한 근심과 불안이었다”고 전했다.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대통령에게 ‘한미FTA 협상 중단을 결단하라’는 서한을 발표하며 이날 보고대회를 마쳤다.
▲ 한상렬 목사가 단식 노숙농성을 마친 민주노동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이정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