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농업 협상 분과 관련 농업 고위급 회담이 양국 협상단의 입장차 만을 확인한 후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동석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차관보)과 리처드 크라우더 미 무역대표부(USTR) 농업협상 대표는 쌀 등 그동안 한미FTA 협상에서 이견을 드러냈던 핵심 농산물의 양허(개방) 방향에 대해 협상을 진행했다. 이어 '쇠고기 뼛조각'을 포함해 검역조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협상이 진행했으나 ‘순탄치 않았다’는 분위기다.
한국 측이 ‘민감품목에 대한 관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측이 ‘예외없는 관세 철폐’를 여전히 주장하고 있기 때문.
관련해 6일 국회에서 열린 농업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고위급 협상이 끝이 났지만 현 상황에서 농업부분은 힘든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하며, ‘현재 관세 유지 품목 수, 계절 관세 문제, 저율관세할당(TRQ) 적용 등에 있어 양국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팽팽한 평행성’에서 8차 한미FTA 협상을 위한 디딤돌로 마련됐던 고위급 회담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실질적인 내용 공개가 없는 상황에서 분위기 만으로 확언하기는 어렵다.
심지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서는 미국 측이 미국산 소의 뼈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에 뼈 전체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억측 주장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협상단의 경우는 '뼈에 대한 안전성이나 이에 따른 수입 위생조건 변경은 국제수역사무국(OIE) 평가 결과가 나온 뒤에야 논의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만 반송 또는 폐기하는 '부분 반송'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후퇴안도 미국 측이 수용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보도되는 농림부의 입장은 미국 정부가 부분 반송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도 일단 이 방식을 통해 교역 재개를 시도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미국 수출업체들의 요구가 높기 때문에 설령 정부 협상단의 입장이 다르다 할 지라도 충분히 부분 반송 원칙에 따라 다시 대 한국 수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해석이다.
또한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양국 협상단이 ‘국제 기준’을 운운하는 이유는 오는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 후 기준이 수정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정부가 검역을 완화하는 조건에서 시기를 맞춰 수입 재개를 하고, 5월 국제수역사무국 총회 후 전면 개방하는 수순을 밟게 되는 그림인 셈이다.
이미 지난 7차 협상 이후 한국 정부는 농업 부문 민감품목을 235개에서 100여개로 축소하고, 쌀에 관련된 일부 품목(HS 10단위 총 18개 품목 중 8개)의 수입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가 된 바 있다. 또한 지난 달 개최 된 한미 통상장관회의에서 이미 ‘쌀 개방 요구가 협상 결렬 요인이라는 점을 양국이 상호 인정하고 양해키로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아울러 쌀은 지난 2004년 한미 간 쌀 협상을 통해 2014년까지 관세화유예를 합의한 바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미 쌀 제외 관련, 정부는 쌀은 미국으로부터 양보 받았으니 다른 모든 것들 내어주겠다는 입장을 더욱 확실하게 만들어주는 구실로 이용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 협상단이, 쌀 제외를 성과로 포장하고, 그것을 이유로 다른 부분 양보를 정당화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후의 시나리오가 너무 분명하지만, 한미FTA 8차 협상에서 합의 돼야 할 농업분과의 실질적인 내용들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위급 회담의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민동석 차관보가 8일 오전 1시(한국시각) 워싱턴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보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