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군사기지가 아닌 평화를 원한다

평화염원.해군기지 철회를 위한 평화행동

“우리는 군사기지가 아닌 평화를 원합니다.”

평화종교인협의회와 제주도군사기지반대도민대책위원회는 16일 오후 6시 제주도청 인근 신제주로터리에서 ‘평화염원, 해군기지 철회를 위한 평화행동’의 일환으로 ‘평화의 백배실천’을 전개했다.

참가자들은 종교와 소속은 다르지만 평화의 어린 새싹을 가슴으로 키우는 하나의 마음으로 손을 모으고 일배, 이배.... 백배실천 행동을 진행했다.


이날 백배실천 행동에는 천주교제주교구 임문철 신부 등 신부 3명과 수녀 8명, 원명사 대효스님, 늘푸른교회 이정훈목사, 성공회제주교구 박동신신부, 구세군 제현우사관 등 종교인과 대책위 소속 회원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7시까지 진행되었다.

한편, 평화행동은 군사기지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같은 장소에서 날씨와 요일에 상관없이 매일 지속할 계획이다. 17일에는 민족예술인총연합 김수열 제주도지회장의 평화시 낭송과 18일에는 강요백화백의 평화발언 후 백배실천 행동이 진행된다.


평화행동을 시작하며

평화는 평화에 의해서 지켜진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지금 온 섬은 노란 유채와 푸른 보리밭이 어우러져 한 폭의 평화로운 풍경을 자아냅니다. 그러나 제주는 아직 평화의 들녘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제주의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켜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주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사그라지지 않는 도민사회의 갈등과 대립으로 인해 제주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그 쟁점에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논란이 상존합니다.

평화의 섬,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군사안보의 단순논리를 넘어 제주도의 미래와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의 안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평화는 경제놀음으로 사고 팔 수도 없으며, 힘으로 얻어지는 것 또한 더더욱 아닙니다. 평화, 그 자체로 상생의 길을 도모하는 진리의 가치를 갖습니다.

제주도 해군기지의 건설강행은 평화를 위협하는 패권주의의 추종에 불과합니다. 더욱 우려스럽기는 천년의 삶을 살아 온 민초들의 터전을 이들의 동의도 없이 짓밟는 만행입니다. 맑은 공기가 없는 곳에 꽃이 피지 못하듯이 사회의 정의와 민주주의가 사라진 곳에 평화는 유지될 수가 없습니다.

평화는 평화에 의해서 지켜진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척박한 환경과 잦은 수탈, 국가폭력의 위협에서도 제주도는 모진 질곡의 삶을 이겨왔습니다. 이제 그 고단했던 삶을 위로하고, 평화와 생명이 깃든 삶을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가 공유해야 합니다.

제주를 아끼는 도민들과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들께 호소합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대한민국 정부에게 진정어린 마음으로 촉구합니다. 제주의 미래와 국가의 평화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깊이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계 평화의 섬, 제주가 세계 평화의 확산에 일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갓 틔운 평화의 어린 새싹을 가슴으로 키우는 마음으로 평화행동을 시작합니다.

2007.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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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헐

    평화가 평화에 의해 지켜진다고? 역사적 실례를 들어보라. 충분한 힘이 없으면 당하는건 세상 순리다. 그렇잖아도 일본,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될수도 있는 이 땅이다. 중국의 속국노릇을 신라,고려,조선.. 내내 당해온 이 땅이다. 제주도 해군기지는 당연히 건설해야 하며, 군비 확충도 더욱 충실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