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오래된 민영TV인 RCTV가 5월 27일로 계약만료가 되어 더 이상 방송을 할 수 없게 된다.
차베스 대통령은 RCTV의 계약 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대법원에서도 17일 적법한 초지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RCTV를 비롯한 국제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검열’이라며 차베스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RCTV, 2002년 반동 쿠데타 지지
“아무것도 방송하지 말라”...만화, 영화 방영해
1953년에 설립된 RCTV는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오래된 민영TV로, 1999년 차베스 집권 당시부터 적대감을 공공연하게 표시해왔다.
심지어 2002년 반동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 민주적으로 선출된 차베스 정부를 뒤엎는 반동 쿠데타를 지지하기도 했다.
당시 RCTV에 근무했던 안드레트 이자라는 의회에서 회장인 마르셀 그레이너가 “차베스와 추종자, 각료들 그리고 그 외 관련된 사람에 대한 어떤 정보도 방송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RCTV는 2002년 반동 쿠데타뿐만 아니라 차베스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시도였던 국민소환투표를 비롯한 12번의 국민투표과정에서 RCTV의 역할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RCTV는 차베스가 반동 쿠데타가 벌어진 당시 대통령을 복귀했던 2002년 4월 14일에는 영화와 만화를 방영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해 비난을 받기 도 했다.
'검열'인가, '적법한 조치'인가?
차베스,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것은 RCTV"
RCTV가 반발하고 나선 것에 대해 윌리엄 라라 정보통신부 장관은 “2002년 쿠데타 당시 RCTV가 했던 결정적인 역할을 기억해야 한다”며 “무책임한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말에는 차베스 반대파 수천 명이 RCTV의 계약해지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마르셀 그레이너는 RCTV의 계약 해지가 “불법적이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차베스 대통령을 비난했다.
RCTV의 회장인 마르셀 그레이너는 미디어 재벌로 40개의 라디오 및 TV 채널을 소유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네 개의 주요 민간 텔레비전 채널(Globovisión, Televen, Venevisión and RCTV)이 90퍼센트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독점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 민간 미디어들은 미디어의 힘을 이용해 21세기 사회주의를 위한 혁명을 교란하는 “심리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오히려 “훌륭한 저널리즘과 언론의 자유는 RCTV가 침해했다”며 RCTV를 비난했다.
전파는 모두의 것
베네수엘라 정부는 RCTV가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계약을 해지한다는 입장을 지난 2월부터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그 동안 RCTV는 2002년 반동 쿠데타를 지지해 왔을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과 라디오에 관한 책임 법률을 650여개 위반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그 동안 RCTV에서 사용해왔던 전파가 전국 곳곳까지 가장 강력한 전파가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 전파를 “미디어 독점 재벌”이 아닌 전체 민중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14일 발표에 따르면 TEVES가 RCTV를 대체하게 된다.
사회적 방송을 표방하는 TEVES를 통해서는 독립 생산자들이 만든 프로그램이 방송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베네수엘라에는 정부 방송채널은 있었지만, 공공적 채널은 없었다. 따라서 TEVES가 첫 공영방송이 된다. 초기에 TEVES는 정부 재정이 지원될 예정이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독립재정 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통신부 관계자는 밝혔다.
베네수엘라 법은 '전파는 국가의 소유이며, 국가는 이를 양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