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업현장 |
이랜드일반노조 김학근 울산분회장은 "조합원들이 이메일 한통에 밤새 잠을 못잤다"며 회사가 보낸 메일을 읽어내렸다.
전직원과 함께 기도해주길 당부한 이메일 내용은 "불법파업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노동조합원들이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현장으로 복귀하여 다시는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길, 점포를 점거하는 노조간부들이 체포되는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날 수 있기를, 자신의 달란트(임금)에 대한 불만을 갖지 않는 성실한 종의 소임을 다 할 것" 등의 기도내용이었다.
김학근 분회장은 "저들이 우리를 언제부터 식구라고 여겼었나? 참 어이 없는 글이지만 이 글에서 보면 우린 종이다. 이랜드 자본은 지금까지 우리를 종으로 생각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태해결 보다는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몰아가려는 이랜드 자본과 보수언론들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우리가 언제 정치라는 걸 알았냐? 정치적이 아니라 단지 단협을 지키라는, 고용승계하겠다던 약속을 지키라는 소박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하부영 본부장은 연대사를 통해 "오는 21일 총력투쟁을 통해 홈에버 전매장 매출 0투쟁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홈에버노동자들이 외롭게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가 전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 합동연설회를 위해 울산을 방문한 심상정 대선예비후보가 "이랜드 자본을 향한 이 싸움은 너무나 정당하고 옳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노무현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해서 해결하려 한다면 아주 쓰디 쓴 임기말을 맞이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애초 원천봉쇄를 하겠다던 경찰의 방침과는 달리 아무 마찰 없이 진행된 이번 파업은 오후 7시 업무복귀하는 것으로 하고 마무리됐다.
▲ 파업결의대회 모습 |
한편 이날 오후 8시 30분경 경인지방노동청 안양지청에서 재개된 교섭은 별다른 진척 없이 끝났다.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교섭 전 오후 2시 기자브리핑을 통해 "오늘 교섭결과에 따라 공권력 투입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홈에버울산분회는 지난 9일부터 이랜드제품 불매운동을 울산시 전역에서 전개하고 있으며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북구 홈에버 매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김수희 기자)
[박성수 회장에게 고함] "당신에겐 없는 단결, 투쟁... 우리에게 있습니다"
숨박꼭질의 귀재, 박성수 회장님...
▲ 박성수 회장에게 직접 쓴 편지를 낭독하고 있는 홈에버울산분회 박혜욱 조합원
어디 숨으셨나요?
미국으로 가셨나요?
차가운 바닥을 요 삼고, 박스 조각을 이불삼아 벌써 20여일째 당신의 마음을 두드리는 이 사회의 어머니이자, 아내이며, 누이이고, 딸인 직원의 소리가... 왜 그들이 집에 사랑하는 자식과 남편을 두고 지금 이러고 있는지 당신은 모르십니까?
다리가 퉁퉁 붓도록 일하고 직장의 부름에 크리스마스도 연말연시도 모두 직장에 바치며 서울, 대전, 부산 멀다하지 않고 찜질방에서 작은 모텔방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열심히 다녔습니다.
돌아와서 몸살과 급성갑상선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까지 일했습니다.
여기가 우리의 영원한 일터라 믿으며, 물론 매각 때 약속도 했지요? 고용승계 다 하겠다고...
그런데 돌아온 결과는 해고에 아웃소싱에 이젠 당신 배불리기에 바빠서 우리의 소중한 일자리를 빼앗으며 서울이다, 대구다, 마구잡이식 인사발령으로 한달겨우 80만원 받는 직원들 발령내며 연고지도, 사유도 없이 갈 수 있으면 가고 없으면 조용히 나가라는 식의 발령....
그것 또한 양에 차지 않는지 눈가림식으로 내놓은 것이 영원한 비정규직 직무급제로 우리를 또 한번 울리며 교묘히 법망 피해갈 방법만 연구하는 당신이 정말로 전 직원의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돈 없고 빽없고 정치모르는 우리는 열심히 당하고만 있어야 합니까?
당신들의 이러한 추태가 점점 더 우리를 분노케 하고 단결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가고 있음을 알았으면 합니다.
우린 큰 것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한 월급을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정당한 권리, 내 일터에서 열심히 내 직장을 사랑하며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 것입니다.
계약이 만료됐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보호법망을 피하겠다는 이유로 마구잡이 해고에 인사발령 횡포,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130억 내는 당신만 힘 있는 것 아닙니다.
80만원에 열심히 일하는 우리도 힘 있습니다.
단결의 힘.
투쟁의 힘.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의는 언제나 승리하고 참은 언젠가는 진실과 함께 꽃 피운다는 걸...
비 바람 뒤에는 무지개도 핀다는 걸...
빨리 회개하시고 십일조 더 많이 낼 수 있는 방법이 노동자 탄압이외에 무엇이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직원들을 조금만 더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모든 것은 얻어지리라 생각됩니다.
하나된 모습으로 단결투쟁 승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