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5일 새 개헌 내용을 의회에 밝혔다. 개헌의 내용에는 대통령 연임제한 폐지 및 대통령 임기를 6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차베스, 종신집권 의도 비난 일축
의회에 참석한 차베스 대통령은 현재 6년으로 되어 있는 대통령임기를 7년으로 늘릴 것을 제안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만약 누군가가 이것을 두고 장기집권이라고 한다면, 그건 아니다”라고 비난을 일축했다.“그건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고, 많은 다양한 변수에 달려있는 가능성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는“지구상의 그 어느나라 보다도 더 민주적”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차베스는 1998년 대통령에 당선 되었다. 2000년 새 헌법 속에서 치러진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 되었고, 2006년 12월 재선에 성공해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현행 헌법 아래서 차베스는 2012년이 되면 임기에서 물러나야 한다.
외환보유고 직접통제 등 경제, 사회변혁 내용 담아
이 외에도 하루 최대 노동시간을 6시간으로 축소할 것과 외환보유고에 대한 통제권한을 대통령에게 주는 등의 내용도 헌법 개정안의 내용에 들어 있다. 중앙은행에 있던 자율권보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21세기 사회주의’를 향한 경제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차베스 대통령의 의지로 읽힌다. 법원에서 기업 자산에 대한 수용명령을 내리기 전에 정부가 사적 기업의 자산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진다.
협동조합이 관리하는 새로운 자산의 형태도 개정헌법에서는 도입된다. 천연가스와 석탄 산업 국유화, 군대의 일부분으로 구성되는 '인민민병대'의 창설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내용의 헌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차베스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민중들의 21세기를 위한 혁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협동조합 등 새로운 자산형태를 도입하고, 외환 및 사적 기업에 대한 통제를 높이는 것을 통해 사회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더욱 큰 힘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번 개헌의 과정에서 반대파들이 “큰 싸움”을 걸어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전직 의원이자, 차베스 반대 세력의 선두에 서있는 한 인사는 이번 개헌 제안내용에 대해 “차베스가 야당의 입지를 좁히려고 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의회 연설에 앞서 진행된 한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차베스 대통령은 “수많은 다수”가 자신의 계획을 지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차베스가 15일 개헌내용을 공개하자 의회 밖에서 베네수엘라 민중들은 붉은 셔츠를 입고 ‘국민투표 찬성, 21세기 사회주의로 가는 길’이라며 차베스를 응원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도를 감안한다면, 차베스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의회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 이 안은 국민투표에 붙여진다. 차베스 대통령은 처음 대통령에 집권한 후 의회를 해산하고, 1999년 제헌의회를 통해 볼리바르주의 헌법을 제정한 바 있다.